* 수직 기동에 대한 대응 *

 이번 페이지에서는 앞 페이지에서 다룬 공격기의 수직 기동 공격에 대한 방어 기동을 다룹니다. 방어 기동-공격기동을 다루는 순서에는 맞지 않지만 내용상 앞 페이지 내용의 대응이므로 연결해서 조금 추가하겠습니다. 이전의 장들에서 수직 기동에 대한 방어에 관해 조금씩 얘기를 했었습니다만, 여기서는 여러 가지 가능한 방법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봅니다. 모든 전술 기동은 동일한 상황에서 동일한 행동이 항상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기동 타이밍이나 조건들이 서로 미세하게 다를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서 결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어진 조건에서 가능한 선택방안들을 좀 더 많이 알고 있다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융통성 있게 전투를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에너지 우위를 가지고 공격을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유리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대응이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습니다. 에너지 우위를 가지고 전투를 하는 것은 가급적 추구해야 할 목표가 되어야 하지만 항상 그러한 조건에서만 싸울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불리한 상황에서의 경우의 수를 알아두면 그러한 상황에 빠졌을 때 그만큼 폭넓은 선택권을 가지고 융통성 있게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1. 사전 대비
역사상 공중전에서 격추된 항공기들의 80% 이상이 적에게 공격받는다는 것도 모른 채 격추되었습니다. 기습 방지는 에너지가 우위인 적기에 대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며 임무 비행을 할 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 이 부분을 소흘히 한다면 죽는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죽을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적기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더라도 에너지나 각도에서 불리성을 안고 싸울 수밖에 없게 됩니다. 공격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될수록 그 불리성은 더 커질 것입니다.
순항을 할 때 높은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혹시 기습을 받게 되더라도 느린 속도로 순항을 할 때에 비해서 불리성이 상대적으로 적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순항할 때의 에너지가 높다면 적기가 나를 기습하기 위해서 접근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공격해오는 적기를 발견할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기습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따라서 임무 비행을 할 때, 특히 적의 영공이나 적이 출몰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가급적 높은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비행을 하도록 계획을 짜야 합니다. 그러나 임무에 필요한 변수들이 있으므로 무조건 높은 고도와 속도를 유지하도록 계획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1만 피트 고도에서 150마일로 비행하는 폭격기를 호위하는 임무인데 2만 피트 고도에서 300마일로 비행해서는 안되겠죠. 또 장거리 임무 비행에서는 연료 소모량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 최대 속도로만 비행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임무 조건이 허락하는 이내에서는 가급적 높은 에너지로 순항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테면 위의 폭격기 엄호 임무의 예를 다시 들어 본다면, 엄호 임무를 맡은 전투기가 2만 피트 고도에서 300마일로 직선 비행을 할 수는 없겠지만 1만 3천 피트에서 200마일 이상의 속도로 갈짓자 비행을 해서 폭격기와 대형을 맞추는 정도의 조치는 가능할 것입니다.

 2. 수평 회피
적기가 급강하 공격을 해올 때 그냥 일반적인 수평 브렉턴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수평 전투에서와 마찬가지로 순간 선회력을 이용하여 적기가 나를 정조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적기가 나의 기동평면밖에 있으므로 수평 브렉턴을 하더라도 적기에게는 3차원적인 방어기동을 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만약 적기가 나의 방어 선회를 쫓아 들어오려고 한다면 좁은 선회반경을 만들기 위해서 에너지 우위를 빠르게 잃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적기를 나의 3-9라인에 놓는다면 적기가 그만큼 많은 각을 돌아야 하므로 가장 많은 에너지 소모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비행기의 기수가 적기 쪽으로 더 돌 수 있다면 적기의 아래쪽으로 파고들 수 있으므로 더 안전합니다. 공격기 입장에서는 기수 아래 옆으로 돌아나가는 표적을 사격하려고 한다면 아주 깊은 각도로 하강해야 하기 때문에 사격각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수평 회피

적기가 스냅샷-이탈-재공격을 반복한다면 브렉턴을 수동적으로 계속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재공격과 방어가 반복될 때 누구에게 유리한지는 이 과정에서 누가 에너지를 더 잘 보존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공격기 입장에서는 재공격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고 무리하게 기동할수록 에너지 손실이 커지고, 무리하지 않고 재공격 타이밍을 천천히 가져가면 에너지 우위를 더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 기지와 가깝다거나 기타 이유로 시간을 끌수록 더 불리해지는 경우라면 무한정 에너지 유지만 생각하고 싸울 수는 없으므로 그와같은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해서 기동을 해야 합니다. 방어기 입장에서는, 공격기의 기수가 나에게서 벗어나 당장 죽을 위험은 없어지는 타이밍에는 급기동을 줄이고 증속을 해서 에너지를 회복하고 적기가 재공격을 할 때 그 에너지로 다시 방어 기동을 반복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방어 BFM 기본 원리의 체크 앤 익스텐드법 참조) 이것을 잘 해내고 적기가 재공격 과정에 에너지 손실이 크다면 에너지 열세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무작정 급선회만 계속 하고 있으면 선회반경은 좁겠지만 속도가 느려지므로 전반적으로 기동이 둔해지고 적기에게 예측 가능한 사격표적이 될 것입니다. 물론 수평 기하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적기가 나의 비행경로를 오버슛했을 때 선회방향을 반전하여 nose-to-nose로 만들 여지가 존재합니다.

단 공격기나 방어기 모두 이렇게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기수를 놨다 당겼다 하는 체크앤 익스텐드법은 무기를 앞으로만 발사할 수 있어서 상대방의 기수 방향을 보고 적의 무기가 날아올 상황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적기가 Archer나 AIM-9X와 같은 기축선 밖 공격능력이 있는 무장을 달고 있다면 적기의 기수가 표적에서 벗어나더라도 여전히 무장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적기의 기수가 나를 향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방어기는 급선회를 계속해야만 할 것입니다. 공격기 역시 각도상 유리하다고 하더라도 방어기가 기수를 순간적으로 돌려서 반격을 가해올 수 있으므로 느슨하게 돌면서 에너지를 유지하기보다는 순간 선회율을 이용하여 미사일을 일단 적보다 먼저 발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3. 급강하
급강하는 적에게 많은 고도 손실을 강요해서 적의 선택권을 빼앗는 방법입니다. 하강을 할 때는 적의 조준점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강하선회를 하게 됩니다. 공격기는 방어기를 쫓아오든지 아니면 고도를 유지하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만약 공격기가 방어기를 쫓아 내려온다면 에너지를 급격하게 소모하면서 상황인식을 상실해서 스스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멀지 않은 곳에 방어기의 아군이 있다면 방어 위치를 당장 벗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전반적으로는 상황이 좀 더 유리해집니다. 안전을 중요시하는 공격기라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을 것이므로 강하하는 방어기를 추격하지 않고 고도와 상황인식을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방어기와 공격기의 거리가 벌어지게 되므로 이를 이용해서 교전에서 이탈할 기회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공격기가 에너지 우위를 여전히 가지고 있으므로 다시 재공격을 해올 수도 있지만, 그때는 벌려놓은 거리를 이용해서 공격기에게 정면으로 맞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에너지는 여전히 불리하겠지만 각도는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단 한번의 강하 기동으로 상황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고 같은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대개는 두 비행기 모두 에너지를 점점 더 많이 소비하게 됩니다. 방어기 측 세력권에서 싸우고 있다면 방어 시간이 길어지고 공격기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만으로도 방어기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반대로 공격기의 세력권에서 싸우고 있다면 당장은 공격기의 무기를 피할 수 있을지라도 점점 더 위험해집니다. 그러므로 급강하 회피법은 전투 장소나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급강하 회피

5. 상승반격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가 적기가 내려오는 타이밍에 적기 쪽으로 상승해서 사격 기회를 노리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 방법입니다. 적기와 나의 무기 성능이 같다고 가정한다면, 적기가 나를 쏘러 온다는 것은 곧 내 무기의 사거리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의 수직 기동 부분에서 논의했다시피, 적기의 고도 우세가 크다면 적기는 나의 턴서클밖에 있습니다. 따라서 고도 우위에 있는 적기가 멀리서 공격을 하러 내려올 때 적절한 타이밍에 이상적으로 대응 기동을 한다면 대개 적기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고 따라서 사격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헤드온 사격은 원칙적으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확실하게 불리하고 다른 더 나은 상황대처 방법이 없을 때는 헤드온 사격도 하나의 선택방안으로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복불복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반반의 확률을 노리게 되는 것이니까요.

상승 반격

불리한 상황에서는 가급적 교전을 피하고 이탈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불리하면서 이탈도 불가능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 비행기가 속도 느린 제로기이고 속도 빠른 P-51 무스탕이 더 높은 고도에서 공격을 해왔다고 해보죠. 만약 이 적기가 나와 끝까지 승부를 내겠다고 결심했다면 정면 BFM서 소개한 바 있는 기하학적인 이탈 요령을 아무리 잘 쓰더라도 이 교전을 그저 피하기만 해서는 적기에게서 이탈할 수 없습니다. 적기가 더 빨라서 결국은 쫓아오니까요. 이런 경우 살아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적기를 격추하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위의 수평 회피법이나 급강하법에서는 적기에게 반격을 할 기회가 없고 일방적으로 피하기만을 반복해야 합니다. 따라서 적기를 반드시 격추해야만 내가 살아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는 위의 두 가지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상승반격법입니다. 90%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때 50%의 운명에 목숨을 맡기는건 잘못된 행동이지만,다른 어떠한 방법으로도 100% 죽을 운명에서라면 50%의 확률에 운을 걸어보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너무 일찍 상승 대응에 들어가면 적기가 사거리에 채 들어오기도 전에 속도가 떨어져서 기수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상승 대응을 한다는 것을 적기가 일찍 알면 더 이상 내려오지 않고 고도를 유지하면서 내 비행기 속도가 떨어지도록 기다렸다가 내려올 것입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상승 대응에 들어간다면 적기와 정면으로 향할 각도를 얻지 못하거나 정조준을 할 시간 여유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상적인 기동을 할 타이밍의 여유 폭이 그리 많지는 않은 셈입니다.

이러한 헤드온 사격에서 두명 다 격추를 못하고 상-하로 정면으로 지나쳤다면 방어기는 이를 이탈 타이밍으로 이용해서 적기 반대로 거리를 벌리기를 시도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적기를 향한 전투기동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방어기의 속도가 적기보다 느리고 또 위에서 아래로 선회를 하는 입장이므로 공격기에 비해 선회반경의 이점을 갖습니다. 따라서 적기가 근접 전투로 같이 따라들어온다면 방어기에게 유리하게 전투가 진행됩니다. 그렇다는 것을 적기가 알고 있다면 속도를 이용해서 거리를 벌리고 고도를 높인 다음 재공격을 하려고 하겠지요. 그러면 적기가 붐앤줌 공격을 반복하는 상황이 됩니다.

6. 리드 턴
5번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릅니다. 속도를 유지하다가 적기가 공격하러 내려올 때 적기 방향으로 상승하는 것은 같습니다. 그러나 이때 헤드온 사격을 시도하는 대신, 정면 BFM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리드턴을 시도합니다. 두 비행기의 속도가 다르고 자세가 불안정하므로 수평면에서 리드턴을 할 때보다 타이밍과 터닝룸을 맞추는데 더 주의해야 합니다.
적기는 내려오고 나는 올라가는 이러한 형태의 정면 교차에서는 적기의 상대속도가 매우 크므로 적기의 뒤쪽 공간을 보고 들어간다면 적기가 너무 빠르게 지나가 버릴 것입니다. 따라서 적기의 허리 쪽으로 사격을 하기를 시도하거나 혹은 적기보다 한템포 빠르게 기수를 돌릴 정도로 이른 리드 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상대속도에서는 적기의 앞에서 도는 이른 리드턴은 매우 큰 실수에 해당하지만 적기의 상대 속도가 높을 때는 내가 잠시 적기의 앞쪽에 놓이더라도 적기가 순간적으로 지나쳐 버리기 때문에 적의 공격에서 덜 위험하고 적기를 조준할 시간을 좀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리드 턴

헤드온 대응을 할 때는 내가 적기를 조준하는 동안 적에게 정지 표적이 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공격 기회를 얻는 대신 피격될 위험도 같이 높아집니다. 반면 리드 턴 대응을 할 때는 적기에게 정지 표적이 되지 않으므로 피격 가능성이 다소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내가 적기를 맞힐 가능성도 줄겠지요. 한 번 교차 시의 생존율을 따지면 헤드온 대응법에 비해서 이게 좀 더 유리한 방법입니다만, 두 비행기 모두 공격 성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체로 전투가 더 길어질 것입니다. 위의 다른 패턴들에서도 말했다시피 전투 시간이 길어질 때 누구에게 더 유리한지는 전투가 벌어지는 위치와 주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상승반격법을 시도할 것인지 리드 턴을 시도할 것인지는 그러한 주변 조건들에 입각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 에너지가 우세한 공격기가 에너지 우위를 유지하면서 붐앤줌 공격을 반복하려고 한다면, 방어기는 고도 차이를 벌리려 하는 적기 밑에서 억지로 따라 올라가려고 하면서 속도를 잃어서는 안됩니다. 방어기가 공격기를 따라 올라가려다가 속도를 잃고 앉은 오리 신세가 되는게 고도 우위를 점하는 공격기가 노리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어기는 그 대신 자기 고도를 유지하면서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적기가 재공격을 해올 때 다시 대응 기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적기가 나를 공격하려면 어차피 자진해서 내려와야 되므로, 방어에 필요한 공간 여유를 만들기 위해서 고도를 확보하는게 아니라면 쫓아가지 못할 적기를 따라 올라가려다가 속도를 잃을 필요는 없습니다. 상승 반격법이나 리드 턴 대응법은 적기가 올라갈 때 따라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기가 내려올 때 맞받아서 올라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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