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직 기동 *

 에너지를 설명한 기초부분에서, 에너지 우위가 있으면 전투기동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에너지가 많을수록 더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에너지가 우위에 있다고 해서 적기가 저절로 죽어주지는 않습니다. 에너지 우위는 그 반대 급부도 있습니다. 공격 BFM의 기본원리 부분에서, 동기종 혹은 다른 기종간의 전투에서 속도가 더 높은 경우에는 적기의 선회반경 안쪽에 어무르지 못하고 오버슛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에너지 우위가 더 클수록 적기의 선회반경 안에 머무르기도 더 힘들어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이 앞장에서 설명한 3차원 기동들입니다. 이 방법들은 3차원 기동을 통해 적기를 오버슛하는 것을 막고 적기의 선회반경 안에 머무르는 방법들입니다. 에너지 격차가 클수록 이 기동들의 수직분리량을 더 크게 만들면서 기동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여기서 에너지 차이가 극단적으로 커진다면 수평면상에서의 기하학 성분이 거의 사라지고 거의 완전한 수직기동성분만이 남게될 것입니다.

적기와 만났다면 상대적인 에너지 차이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에너지 차이를 판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고도 차이를 보는 것입니다. 즉 순항 중인 전투기들의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단순하게 가정한다면 고도가 높은 사람이 에너지 우위에 있다고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단 두 비행기의 속도가 비슷한다는 가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고도 차이가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높은 고도에 있는 비행기가 낮은 고도에 있는 상대에게 발견되기 전에 고도를 내리고 속도를 올려서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트릭을 쓰기도 합니다. 고도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이런 경우 십중팔구 상대의 트릭에 말려들게 됩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상대방의 속도를 알아야 합니다. 두 비행기가 접근하는 접근율를 보면 이를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레이더가 있다면 적기의 속도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고, 육안으로도 어느 정도의 접근 속도 파악은 가능합니다. 접근속도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적기와 교차 후 적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는 것도 적기의 에너지상태를 파악하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적기가 이상적으로 기동한다고 가정한다면, 속도가 높을수록 교차 후에 위쪽으로 움직이려 할 것이고 반대로 속도가 부족하다면 내려가려고 할 것입니다.

고도에 따른 유/불리

특히 프롭기의 경우에는 교전을 시작할 때의 에너지 차이가 기종간의 제원상 성능 차이를 쉽게 능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전투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적기를 발견하고 에너지 차이를 판단하여 그에 따라 교전여부를 가급적 일찍 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너지가 유리하다면 이를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에게 접근을 하여 적극적으로 적에게 교전을 걸어도 될 것이고, 불리하다면 가급적 일찍 교전을 피하고 이탈해야 합니다. 교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가급적 교전에 들어가기 전에 에너지를 확보하기를 시도해야 합니다. 온라인 플레이를 하다보면 분명히 고도가 낮아서 불리한 상황인데도 일부러 적의 공격을 유도하고 반격하는 재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부분에서 게임의 재미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내가 살고 적을 죽이기 위한 전술의 차원에서만 이야기한다면 그건 전투에서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아닙니다.
덧붙이자면, 적을 먼저 볼 수 있다면 적보다 먼저 판단하고 적보다 먼저 전술 기동에 들어가서 유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뒤집어 말하자면 적기가 나를 먼저 발견하여 내가 적기를 발견했을 때 적기가 이미 먼저 전술적 행동을 하고 있다면 OODA 주기에 이미 늦고 있을 뿐 아니라 적기가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므로 그 이외의 다른 조건을 고려할 필요도 없이 그 교전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결론에 곧장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전 회피 결심도 빠를수록 좋습니다.

1) 교전 진입
에너지 우위가 있다고 가정할 때 적기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도를 유지하고 접근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강하증속을 하면서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고도를 유지하고 접근하는 방법은 적기와 교전에 들어갈 때 까지 눈에 보이는 전술적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에게 접근하는데 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걸리고, 적기가 나를 발견했을 때 에너지 차이를 판단하기 쉽기 때문에 적기가 교전을 일찍 회피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강하증속을 하면서 접근을 하면 적기에게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적기가 나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습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적기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강하증속을 해서 적기의 사각 지대로 빠르게 들어갈 수도 있고, 적기가 나를 늦게 발견한다면 내가 증속을 했음을 미처 눈치채지 못해서 에너지 차이를 판단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 너무 먼 거리에서 강하증속에 들어가서 수평 이동 거리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경우에는 수평 비행을 하면서 속도가 줄어 에너지 우위가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증속된 속도를 어느 정도의 거리 이내에서 강하 증속에 들어가야 합니다. 적기를 공격하기 위해 접근할 때는 기습 효과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위치나 에너지가 유리한 상황이라도 적기가 나의 존재를 알고 있고 대응 기동을 해온다면 전투는 항상 복잡하고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기가 나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가급적 빠르게 적기의 레이더 혹은 육안 사각 지대를 이용하여 공격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적기가 나의 존재를 알아차린 후에는 에너지 혹은 위치 우위를 유지하면서 공격할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적기에게 접근하는 2가지 방법

고도는 잠재적인 것이고 실제 전투에 쓰이는 것은 속도이므로, 교전에 들어갈 때는 고도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필요한 만큼의 속도를 얻고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한 번의 임멜만을 할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한 채 교전에 들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교전을 시작할 때 3차원의 모든 방향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수평 기동이나 강하 기동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전술적인 선택권이 매우 제한됩니다. 적이 이를 간파한다면 불리성은 더욱 커지겠죠. 전술 기동 속도를 확보하고 있다면 적기보다 고도가 낮더라도 효과적인 대응기동을 할 여지가 더 많아지고 상대방에게 어려운 전투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전투기동은 적기가 나를 쏘지 못하고 내가 적기를 쏠 수 있는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것입니다. 적기의 꼬리를 물려는 것도 그 목표를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꼭 수평면상에서 적기의 꼬리를 물어야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투기의 기동은 지구 중력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가기는 쉽지만 위로는 올라가기 힘듭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이상의 고도차이를 벌린다면 수평면상의 위치관계에 상관 없이 적기가 나를 공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제한된 추력과 제한된 무장을 가지고 있는 프로펠러기나 구형 제트기에서는 이렇게 고도차이를 이용할 여지가 더 많습니다. 최신형 최첨단 전투기 일부 기종을 제외하면 대개의 경우 전투 중 혹은 순항 속도에서 임멜만 기동을 한 번 하면 속도가 상당히 낮아져서 적절한 전투기동이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충분한 전술 속도를 유지하면서 임멜만 기동 고도 이상의 고도우위가 있다면 전술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에너지 우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수직 전투기하학
그렇지만 고도 우위는 기하학적인 측면에서 반대급부도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적기가 수직기동을 할 충분한 에너지가 있다고 가정하면 임멜만 기동 고도 이상의 큰 고도우위를 가졌다는 것은 다시 말해 적기의 턴서클 바깥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거리 미사일이나 기총만을 가지고 있다면 적지 않은 경우 적기와 무기 사거리 이상의 거리에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이 고도 우위는 잠재적인 것이지, 즉시 적기를 격추하는데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최종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는 수평면이든 수직면이든 적기의 턴서클 밖에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적기쪽으로 단순히 기수를 돌린다면 적기와 헤드온 상태가 될 뿐입니다. 수평 기하학에서 적기의 턴 서클 밖에 있다면 헤드온 상황이 된다고 한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고도우위를 최종적인 위치 우위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기동술이 필요합니다.

큰 고도 우위 = 턴 서클 밖

기동술 자체를 논의하기 위하여 일단 적기가 기총과 같은 기본 무장만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 이 경우 엔트리윈도우에 진입하기 전에 적기가 상승대응기동을 해온다면 고도를 유지하거나 더 높여서 터닝룸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낮은 고도에 있는 방어기는 터닝룸을 여전히 내줄 뿐만 아니라 방어에 필요한 속도까지 잃은 상태에서 공격을 받아야 하므로 공격기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터닝룸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도를 유지한다면 공격기도 속도가 줄어들 수 있지만 공격기는 그 후 강하공격을 하면서 공격기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반면 방어기는 그렇지 못합니다.

적기의 상승 반격에 대한 대응

그러나 방어기가 AIM-9M 등과 같은 단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면, 혹은 기본 무장만 가지고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짧은 순간이나마 저고도의 방어기가 고고도의 공격기에게 무장발사를 시도할 기회를 얻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격기가 수직 분리 뿐 아니라 수평 분리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격기가 방어기의 12시 상방이 아닌 6~9시 상방에 있다고 해보죠. 그렇다면 방어기는 무장발사를 하기 위해서 왼쪽으로 상승선회를 해야 합니다. 이 때 공격기도 역시 방어기의 후방을 향해 수평 선회를 한다면 고도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의 2층 구조의 지속 선회전(이 예에서는 왼쪽 방향) 양상이 됩니다. 지속 선회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에너지 우위가 결정적이라는 것은 이미 앞의 장들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2층 구조의 지속선회전에서는 방어기는 상승선회를 해야 하고 공격기는 강하선회를 하면 되기 때문에 두 항공기가 비슷한 성능을 가졌다면 공격기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단 이 때 2층 구조를 가급적 오래 유지하고 있어야 지속 선회가 더 길어져서 방어기의 에너지를 고갈시킬 수 있으므로 너무 서두르지 말고 기동평면을 분리한 채로 속도를 유지하면서 지속선회를 실행하다가 방어기가 기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상실하거나 기동을 포기하면 차차 공격기동에 들어가야 합니다. 통상 수평면상에서 공격기는 지속 선회율로 선회를 할 수 있고 방어기는 최대 순간 선회율로 급선회를 해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에너지 차이가 점점 더 커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는데, 이렇게 2층 구조의 선회전에서는 이러한 에너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공격기는 여유 있게 움직이면서 방어기를 쉽게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이 때 공격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내심입니다. 매가 하늘에서 먹잇감을 찾아 유유히 선회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공격에 들어가는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고도가 분리된 2층 구조의 선회

*: 정면 뿐만이 아닌 모든 방향으로 발사를 할 수 있는 고성능 미사일을 사용하는 시대에는, 특히 그러한 고성능 미사일을 운용하는 최신형 기체들은 낮은 속도에서도 높은 기동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기하학적으로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서도 무장발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최신기종을 상대로 할 때는 고도 우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기의 무기 범위 밖에 머무를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적어집니다. 따라서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기동보다는 어떤 각도에서든 일단 적보다 먼저 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전통적인 BFM이 사실상 무의미해집니다. 그렇지만 이 강좌는 특정한 기종에 최적화된 전투방법을 다룬다기보다는 모든 시대를 공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원칙을 다루는 것이므로 일단 전통적인 기동술의 측면에서 설명합니다. 아무 방향에서나 사격할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하는 최신 기종의 경우에는 가급적 먼저 무장을 발사하여 적기에게 방어 기동을 강요하고 이를 통해 주도권을 유지해나가면 됩니다. (아래 그림)
고성능 무장을 가진 경우 적기의 꼬리를 물기 위한 기동보다 우선 먼저 쏘는게 중요진다는 원칙은 고도 우위를 가지고 있을 때 뿐만이 아닌 모든 대부분의 교전 상황에 적용됩니다.

고성능 무장 - 선제 공격

3) 속도 관리
 적기가 공격을 알아차리지 못한 상황에서 기총으로 공격을 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그 한 가지는 속도 우위를 유지한 채 공격하는 방법, 다른 한 가지는 속도를 줄이면서 공격하는 방법입니다.
 속도 우위를 유지할 경우에는 공격 후 빠른 이탈과 고도 확보 및 재공격의 과정이 더 안전해집니다. 하지만 접근속도가 높기 때문에 적기를 조준할 시간이 짧아지고, 무리하게 적기를 격추하려고 하면 적기와의 충돌 위험도 높아집니다. 따라서 속도를 유지하는 방법은 격추율보다 생존률을 우선하는 방법이며, 주변 상황이 불리할수록 이 방법이 더 적합합니다.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한 번의 공격에서 적기를 반드시 격추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이번 공격에 격추를 못해도 그만이라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비행을 해야 합니다. 속도를 줄이면서 공격을 하면 적기를 조준할 시간이 좀 더 많아지는 대신 추후 기동이 힘들어집니다. 특히 속도를 줄이면서 적기에게 접근했다가 어중간한 속도로 적기 앞으로 오버슛을 하게 되면 적기의 사격권에서 신속히 벗어나지 못한 채로 방어기의 위치로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은 한 번의 공격 기회의 성공률을 높이는 대신 그 기회에 모든 것을 거는 방법이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추후 기동에 대한 계획은 가지고 있어야만 어중간하게 움직이다가 방어기 위치로 전락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서는 이것이든 저것이든 어떤 행동을 결정했으면 그것을 확실하게 수행해야지, 별 생각 없이 어중간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또한 프롭기에서 속도를 줄이면서 공격할 때는 엔진 출력이 달라지면 그로 인해 조준점도 달라진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즉 높은 출력으로 적기에게 접근했다가 조준을 하는 순간 엔진 출력을 줄이면 조준점이 예기치 못하게 움직여 버려서 사격이 빗나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속도 제어를 하면서 공격을 하겠다고 결심했으면 적기에게 정조준을 하기 이전에 스로틀을 미리 조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방어기인 적기가 방어 기동을 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가지고 있다면 한 번의 공격기회 이후 에너지 우위를 유지한 채 안전하게 이탈하거나 재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급적 높은 속도를 유지하고 공격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경우 에너지 차이가 충분하다면 공격 후 빠른 속도로 적의 사격권에서 벗어난다거나, 적극적인 수직 기동에 들어간다거나, 혹은 상승선회를 해서 적의 반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적기가 수직기동을 하기 힘들 정도로 속도가 느려진 상태라면 공격기 역시 속도를 다소 줄이고 공격을 하더라도 1차 공격 후 에너지 차이를 이용한 수직 분리가 여전히 가능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적기의 뒤쪽에 계속 머무를 수 없다면 일단 적기와 완전히 분리를 했다가 다시 재공격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에너지가 넘쳐서 오버슛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접근전을 계속하려고 한다면 말씀드렸다시피 순식간에 방어기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이것은 에너지 차이 기하학이 초래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뛰어난 손기술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처음의 우위가 사라졌고 내가 생각했던 방법의 전투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므로 불리한 위치에 실제로 놓이기 전에 적어도 중립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교전을 중지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이미 불리한 상황에 빠지고 난 후에는 무사히 교전을 중지할 기회도 사라져 버립니다.

4) 이탈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상태의 접근전이라면 적기의 뒤쪽에 머무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에너지 차이가 클 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에너지 차이가 클수록 적기를 오버슛 하는 것을 막지 못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의 차이라면 3차원 기동을 통해서 적기의 뒤에 머무를 여지가 있지만, 일방적으로 일격 이탈 공격을 시도할 정도로 입도적인 에너지 차이라면 그러한 3차원 기동으로도 오버슛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경우 에너지를 줄여서 적기 뒤에 머무르려고 한다면 오버슛도 막지 못하고 에너지도 잃어 버려 공-수 위치가 순식간에 뒤바뀌어 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동과 에너지를 통제하면 오버슛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인가 아닌가부터를 판단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판단은 앞으로 거슬러올라가면 공격을 시작할 때부터의 의도와도 연결이 됩니다. 즉 앞서 말했다시피 공격 후 접근전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속도를 제어하면서 공격에 들어갈 것이고, 일격 이탈을 생각했다면 더 높은 에너지를 유지하고 공격에 들어가야 합니다. 단 처음의 의도가 그러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공격을 한 후에 역시 그러한 상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공격을 행한 시점에서 어떠한 추후 기동이 가능한지를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에너지 차이가 있지만 지나치게 크지는 않은 상황이라면 3차원 기동과 스로틀 조절을 통해서 인파이팅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너지 차이가 너무 커서 적기를 오버슛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적기와 계속 근접 전투기동을 하려는 생각을 미련 없이 버리고 적기에게서 이탈을 해야 합니다. 특히 에너지가 열세한 방어기는 공격기의 오버슛을 유도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방어기의 대응 전술과 공격기의 판단 미스가 결합되면 공격기에게는 최악의 결과가 됩니다. 마치 공격기가 방어기를 격추하는 것보다 방어기가 상황을 반전시켜서 공격기를 격추하는 것이 더 쉬워보일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공격기가 부적절한 기동을 했기 때문일 뿐, 본질적으로 방어기의 오버슛 유도 기동이 언제나 효과 만점인 필살기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방어기를 오버슛할 것이라는 판단 혹은 이러한 의도는 가급적 일찍, 그리고 정확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 판단이 이루어졌다면 과감하게 높은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한 차례의 공격을 시도하고(보통 90도 이내의 각도에서 한 번의 공격 기회가 생깁니다.) 그 후에는 교전을 중지하고 이탈한다는 생각으로 적기에게서 이탈을 해야 합니다. 즉 오버슛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더 빠르게 오버슛을 해서 적기의 무기 사거리 내에 남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특히 방어기가 하이 G 배럴롤과 같이 자신의 에너지를 더 줄여서 공격기가 오버슛을 하기를 유도하는 경우에는 이렇게 에너지 차이를 반대로 더 높여서 빠르게 이탈하는 방법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 때 방어기가 어느 한 쪽으로 방어선회를 했다면, 그 반대 방향으로 이탈 방향을 잡으면 방어기가 다시 나를 향해 선회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므로 더 안전합니다. 물론 공격기는 급선회를 해서 이탈을 하면 안되고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드럽게 약간의 각도만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렇게 방어기의 공격범위 밖으로 완전히 벗어난 후에는 상황을 봐서 다시 천천히 재공격 위치를 잡든가 아예 교전을 중지하고 완전히 이탈할 수 있습니다. 단 어떠한 추후 행동을 하든 방어기의 무기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에 교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기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방어기의 사격 범위 안에서 조급하게 재공격을 위한 선회를 한다거나 고도 분리를 위해 무리한 상승 기동을 한다면 그저 방어기의 사격 표적이 될 뿐입니다. 강조하건대, 이 부분에서는 집착을 버리고 여유 있게!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그 적기와 끝장 승부를 봐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일방적인 공격 기회를 가진 후 적기를 격추하면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무승부로 공격을 끝낸다면 충분히 나한테 유리한 게임인 것입니다. 방어기에게 역전 한판 승의 기회를 줄 필요가 전혀 없지요. (게임의 재미 측면에서 적기와 끝까지 기동술로 겨뤄보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역시 승리를 위한 최선의 전술과는 다른 관점의 얘기가 되므로 여기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에너지 우위가 있다면 붐 공격 - 이탈 - 줌 상승 - 재공격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공격기의 에너지 소모가 더 커서 결국 에너지가 비슷해지거나 역전되기도 하고, 반대로 방어기의 에너지 소모가 계속되거나 공격기의 에너지 손실이 적어서 공격기가 계속 에너지 우위를 유지한 채 재공격을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각자가 에너지를 보존하면서 기동하는 능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때 공격기의 에너지 유지는 재공격 타이밍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대체로 재공격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수록 공격기의 에너지 손실이 큰 대신 방어기가 에너지를 회복할 시간 여유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재공격을 천천히 들어갈수록 공격기가 에너지를 유지하기 쉽지만 반대로 방어기에게도 에너지를 회복할 시간 여유가 생깁니다.(*) 따라서 전장 상황을 봐서 안전한 플레이가 필요하다면 느린 재공격, 그리고 조금 더 위험을 감수하면서 적기를 확실하게 격추하고 싶다면 좀 더 빠른 재공격 타이밍을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단 재공격을 무작정 느리게 한다고 해서 무한정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교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황인식이 흐려지고, 다른 적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두 비행기 모두 에너지 소모가 계속되어 다른 적기에게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에너지 차이가 큰 상황에서는 에너지가 열세한 방어기가 공격기의 에너지를 소모시키기 위해 공격기를 고의적으로 저고도로 끌고 내려가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다른 적기가 있을 경우 이렇게 고도를 끌어내리려는 방어기를 생각 없이 쫓아가다가는 그 적기 한 대는 잡을 수 있더라도 나역시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 되어 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따라서 한 대의 적기를 격추한다는 그 자체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아니라 거기에 걸리는 시간과 소모되는 에너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한 대의 적기를 격추하는데 소모되는 시간이나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다면 그 적기를 격추하는 것이 이득이 아닌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결과가 예상된다면 그 적기는 끝까지 쫓아가려고 하지 말고 도망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적기에 대한 과도한 집착 - 위험 증가

*: 사실은 고도 우위로 인한 두 비행기 간의 공간을 방어기가 터닝룸으로 이용해서 공격기와 헤드 온 상황을 만들 수 있는데다가 이렇게 공격기가 에너지를 회복할 때 방어기도 에너지를 회복하기 때문에, 일대일의 상황에서 공격기가 에너지 우위를 가지고 붐 공격을 하더라도 방어기가 이를 알고 적절한 대응 기동을 한다면 공격기의 에너지 우위가 높은 격추율과 곧바로 직결되지만은 않습니다. 에너지 우위를 위치 우위로 바꾸지 못하고 정면 대결만 반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붐앤줌 공격을 실제로 하려면 어렵고 따라서 이는 고수나 할 수 있는 공격방법이 아니냐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에너지가 더 높으면 더 유리한 상황인데 더 유리한 상황에서 적기를 공격하는 것이 고수만 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논리죠. 이는 전투를 일대일로 한정하고 또 반드시 그 자리에서 승패를 보아야 한다는 좁은 관점에서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잘못된 결론입니다.
적기를 격추하기 힘들면 그냥 교전을 중지하면 된다는 점은 이미 말했지만, 이러한 붐앤줌 공격의 딜레마는 다대다 전투에서는 쉽게 해결됩니다. 2대1 공격에서는 한 대의 공격기가 일차 공격 후 이탈하여 재공격 위치를 잡고 에너지를 회복하는 동안 동료기가 방어기를 연달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방어기는 방어기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회복할 타이밍을 빼앗기게 되어 전투를 훨씬 쉽게 이끌고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동료기와 게임 플랜을 공유하고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후에 편대전술 부분에서 다룹니다.

5) 수직 기동
적기를 오버슛한 후 이탈을 할 때 에너지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면 적기의 무기 범위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강하 증속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방어기가 수직 기동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수직 상승에 가까운 더욱 적극적인 수직 기동을 하더라도 적기의 사격 범위 밖에 위치할 수 있습니다. 단 적극적인 수직 기동은 단순히 에너지 차이가 많다고만 해서 항상 실시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적기 스스로가 기동을 할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동안 기수를 들고 쫓아 올라오면서 반격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일한 에너지 차이로 수평면에서 만들 수 있는 분리보다 수직면에서 만들 수 있는 분리량은 훨씬 적기 때문에 수평 기동을 수직 기동으로 전환할 때는 거리가 가까워집니다. 뿐만 아니라 직선 기동 상황에서는 먼저 수직 기동에 들어간 비행기보다 이를 추적하는 비행기가 더 낮은 각도로 상승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역시 더 오래 따라 올라올 수 있고 기하학적으로도 단축 경로를 그리게 되므로 거리는 더욱 빠르게 가까워집니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적극적인 수직 기동은 방어기가 지속적인 방어 기동을 하느라 에너지가 고갈되어 스스로 수직기동에 들어갈 정도의 에너지를 갖지 못했을 때에만 수행해야 합니다. 만약 적기에 대한 에너지 상태 예측이 불확실하다면 수직 기동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보다는 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이러한 적극적 수직 기동은 방어기가 기수를 충분히 오래 들고 공격기를 잘 조준할 수 없다면 효과적인 반격을 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하는 기동이므로 기총 위주의 교전에서 더욱 유용합니다. 만약 방어기가 고성능 단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면 기수를 잠깐만 들 수 있더라도 무장을 발사할 수 있고 심지어는 기수를 공격기 쪽으로 들어 올리지 않더라도 공격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방어기의 머리 위로 곧바로 올라가는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앞부분에서 말했다시피 수평 선회와 고도 분리를 함께 해야 방어기에게 무기 발사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기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오버슛 후의 추후 기동

위 그림은 적기를 오버슛한 후의 대표적인 추후 기동 패턴들입니다. 1)번은 상대적인 속도 차이가 크지 않을 때 가급적 빨리 적기의 무기 사거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최우선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적기의 속도가 느려서 수직 기동을 따라오기 힘든 상황이라면 2)번이나 3)번의 방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반면, 3)번의 기동은 적기에게 가장 가까이 머무를 수 있고 내 비행기의 기수도 적기쪽을 가장 가깝게 향하기 때문에 재공격이 가장 쉬운 가장 공격적인 방법입니다. 그에 비해 2), 1)번으로 갈수록 적기와의 거리가 많이 벌어지고 재공격이 힘든,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소극적인 방법입니다. 미사일을 탑재한 제트기의 경우라면 아마도 1)번을 선택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 적기가 미사일로 반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3)번의 기동을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적극적인 수직 기동은 공격기에게도 많은 에너지 낭비가 있을 수 있지만 적절히 실시하기만 한다면 에너지가 부족해서 허덕이는 방어기를 마지막 궁지에 몰아넣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내 한쪽 발을 물에 담그고 상대를 물에 빠뜨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방어 기동을 하느라 속도가 많이 떨어진 방어기가 공격기의 수직 기동을 따라 올라오려고 한다면 곧 실속에 빠져서 기동성을 완전히 잃어버릴 될 것입니다. 방어기 입장에서는 공격기를 따라 올라가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면서 공격기의 재공격에 대비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지만, 그렇다면 공격기는 방어기의 방해를 받지 않고 위 그림의 2)번이나 3)번과 같은 재공격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방어기가 따라 올라오면서 반격할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 중 한가지가 바로 3)번 방법, 즉 스파이럴 상승입니다. 단순하게 직선 상승을 하면 방어기가 무기 조준을 하기가 그만큼 쉽지만, 상승과 선회를 함께 하는 스파이를 상승을 하면 방어기가 무기 발사 기회를 갖기가 더 힘듭니다. 방어기가 스파이럴 상승을 하는 공격기를 쫓아 올라오면서 사격을 하려고 한다면 공격기의 앞을 조준해야 하므로 공격기보다 더 좁은 반경으로 선회를 하면서 상승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더 커지게 되어 더 빨리 기동성을 잃어 버리게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각도와 반경으로 상승 선회를 하는 것이 적당할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낮은 각도의 넓은 반경 상승 선회라면 그만큼 안전하며 수평 선회전투의 특성에 가까워집니다. 반대로 높은 각도의 좁은 반경 상승 선회는 여기서 말하는 적극적인 수직 기동의 형태에 더 가깝습니다. 단 이러한 수직 기동에서는 아주 미묘한 차이로 치명적인 반격을 받을 수도, 원했던 효과적인 공격에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직 기동을 적극적으로 할수록 쌍방의 에너지 상태에 대한 예측이 정확해야 합니다. 만약 어느 순간이든 적기에 대한 에너지 상태 예측이 틀렸음을 깨닫는다면, 즉 방어기가 생각보다 더 잘 쫓아올라오고 무기를 발사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즉시 수직 기동을 멈추고 수평 기동으로 전환해서 방어기의 무기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증속을 해서 거리를 벌려 피하거나 선회를 해서 각도로 피해야 합니다.
낮은 고도에 있는 방어기가 실속에 빠졌거나 상승 대응을 포기하고 기수를 밑으로 돌리는 것을 알았다면 공격기는 분리된 고도를 터닝룸으로 이용해서 공격 자세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공격기의 기수가 높은 각도로 위를 향하고 있고 속도는 낮을 것이므로, 스틱을 당겨서 루프를 그려서 기수를 돌리는 것보다는 러더를 이용해서 비행기를 옆으로 돌리면 더 빠르게 공격 자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해머헤드 턴이 유용한 방법입니다.

 

해머헤드 턴 공격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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