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 BFM - 기본 원리 *

공중전의 목표는 간단하다. 내가 살고 적을 죽이는 것이다. 그 중 “내가 살고” 부분에 대해서 얘기한 것이 앞의 방어 BFM이었다. 공격 BFM에서는 “적을 죽이는” 부분을 이야기한다. 방어 BFM과 마찬가지로 공격 BFM도 가급적 단순한 기술로 목적을 이룰 수록 좋다. 적을 그냥 칼로 찔러서 죽이면 되는 상황에서 게다리 스탭 밟으면서 뒤를 돌아보면서 칼을 찔러서 죽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이와 같이 이번 회에는 우선 어떻게 하면 상황을 가급적 단순화시켜서 적을 쉽게 죽일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1. 기동 평면 일치
지난 회의 방어 BFM 부분에서 기동평면에 대해 얘기했었다. 간단히 다시 설명하자면, 비행기가 선회를 하면서 그 비행궤적이 만들어내는 평면을 기동평면이라고 한다. 방어 BFM에서는 공격기의 기동평면에서 벗어나라고 했었는데, 공격기는 반대로 방어기의 기동평면과 내 기동평면을 가급적 일치시키는게 좋다. 아주 쉬운 예를 들자면, 방어기가 일정한 고도에서 수평 선회를 하고 있을 때 적기와 같은 고도로 가서 같이 수평선회를 하면 기동평면이 일치되는 것이다.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행기는 3차원 표적이지만 이렇게 기동평면을 일치시키면 한 차원이 줄어드는 셈이 되고 방어기가 2차원(평면) 표적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따라서 그만큼 적기를 추적하고 사격하기가 쉬워진다. (그림 1)


그림 1. 공격기에서 본 기동평면

2. 방어기의 턴서클 안으로 진입
방어기의 턴서클(Turn Circle)이란 말 그대로 방어기가 선회하면서 만들어내는 선회원을 말한다. 공격기가 방어기의 턴서클 밖에 있을 때는 방어기가 내 쪽으로 선회를 하면 나와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다. 따라서 적기와의 거리가 멀다면 내가 방어기의 꼬리를 보고 있더라도 공격 상황이 아니라 실제로는 중립 상황이다. 반면 방어기의 턴 서클 안으로 들어가면 방어기가 나와 기수를 마주 대할 수 없어서 공격-방어 상황 구분이 확실해진다. 따라서 방어기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공격기는 우선 최대한 빨리 방어기의 턴서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를 지체하면 방어기가 나를 향해 선회할 기회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턴서클 안으로 들어가는게 늦어질수록 공격기에게 불리하다.


그림 2. 턴서클로 진입

3. 통제 위치에 진입
통제 위치를 점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적당한 거리에서 방어기의 비행 경로를 올라탄다는 것이다. 그러면 두 비행기가 똑같은 청룡열차의 앞-뒤에 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므로 방어기가 어떻게 움직이더라도 공격기가 방어기가 간 길을 적절히 따라 하기만 하면 계속 방어기의 꼬리를 물고 있을 수 있다.


그림 3. 통제 위치

통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 엔트리 윈도우(Entry Window)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적기의 비행 경로를 올라타서 적기에 대한 통제위치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와 비슷한 개념이다. 아래 삽화를 보자.


그림 4. 엔트리 윈도우

1)의 경우는 적기를 내 비행기의 기총 십자선에 놓고 똑바로 따라간 것이다. 추적 코스로 말하면 일치 추적에 해당한다. (추적 코스에 대한 설명은 7장 참조) 그런데 이렇게 하면 보다시피 적기와 높은 각으로 만나게 되기 때문에 적기의 비행경로를 올라타지 못하므로 통제 위치로 들어갈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하면 방어기가 더 싸우기 좋은 nose-to-nose(서로 마주보고 반대 방향으로 선회하기) 상황이 되어버린다. 모든 면에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반면, 2)의 경우는 적기가 지나갔던 위치를 향해 움직인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적기에게서 더 멀리 있고 적기를 바라보고 있지 못하니까 1)에 비해 더 나쁜 상황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2)의 위치가 1)의 위치보다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2)의 공격기는 방어기의 꼬리 쪽으로 선회할 공간을 가지고 있으나 1)의 비행기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2)의 공격기는 당장은 적기의 꼬리를 보고 있지 않지만 선회를 한 방어기에 비해 직선 비행을 한 공격기가 속도가 우세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방어기에 비해 더 유리한 상황이다. 그리고 적기와 높은 각으로 교차를 하지 않으므로 방어기가 위에 설명한 1)의 경우에서처럼 선회방향을 반전할 기회도 없기 때문에 속도 높은 사람이 유리한 nose-to-tail (같은 방향으로 꼬리를 향해 선회하기)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방어기가 아까 지나갔던 것과 비슷한 위치를 따라서 지나가기 때문에 방어기의 비행경로를 올라탈 수 있고 통제위치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이다.

4. 통제 위치 유지
통제 위치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면 지속적으로 적기를 추적하면서 결정적인 사격 기회를 노리면 된다. 그런데 적기의 뒤에 있다고 해서 무작정 적기를 쏠 것만 생각하면 내 기수를 계속 적기의 앞에 놓으려고 하게 된다. 그러면 적기의 비행경로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적기가 지나간 비행경로와 편차가 생기고, 적기와의 각도가 더 커지고, 적기보다 더 좁게 돌아야 하기 때문에 적기보다 에너지 손실도 더 커진다. 그러면 좋은 사격 기회가 오히려 만들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지속적인 통제 위치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그림 5-(1)) 따라서 적을 추적하고 있을 때는 기수를 적기 앞으로 당겨놓고 있으려고 하지 말고 적기의 약간 뒤를 향해 느슨하게 지연 추적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지금 쏘면 적기를 격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길 때만 순간적으로 기수를 적기의 앞을 향하는 선도 추적을 하면서 사격을 해야 한다. (그림 5-(2))특별히 기억하자. 근접 전투 중에는 선도 추적은 오래 할수록 나쁘다.


그림 5. 추적 경로 조절

위 그림 5의 1)과 2)에서, 공격기와 방어기가 동일 기종이고 속도가 같으며 최대한의 급기동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4대의 전투기들이 그림과 같이 모두 동일한 선회반경을 가지게 될 것이다.

1)의 공격기는 처음부터 먼 거리에서 선도추적을 시작했다. 그러면 그림처럼 통제 위치에 들어가거나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적기의 비행경로를 벗어나는 결과에 이른다. 그러면 방어 BFM에서 설명했다시피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바꿀 수 있고 그러면 중립 상황이 된다.

2)의 공격기는 기수가 적기의 뒤쪽을 향하는 지연 추적 상태에서 기동을 시작했다. 이 공격기는 적기보다 느슨하게 선회하고 있어서 방어기의 안쪽으로 파고들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원하는 순간에 그림처럼 최대한의 기동으로 선회를 하면 적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선도 추적으로 사격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공격 기동 중에 적절하게 추적 코스를 잡아서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말이나 그림으로 설명하고 이해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막상 전투를 하다 보면 자꾸만 적기의 앞으로 기수를 당기고 싶어지는게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지식의 문제라기보다는 마음가짐의 문제에 더 가깝다. 회피기동을 하지 않는 표적은 빨리 가서 격추하면 되지만 일단 방어기가 회피 기동을 시작했다면 최선을 다해 방어기동을 하는 적기를 순간적인 사격 기회에 사격해서 격추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따라서 적기를 확실히 격추하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한에는 적기를 당장 쏠 생각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적기를 몰아서 잡는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러면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적어지고, 방어기가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며(이 때 쉬운 격추 기회가 온다), 혹은 주변에 다른 아군기가 있다면 그 아군기가 적기를 쉽게 격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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