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 BFM - 3차원 공격 기동 *
지난 회에는 방어기와 같은 기동평면으로 들어가서 통제위치를 점하고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노리는 기본적인 공격 패턴을 이야기하였다. 이 방법은 공격 과정을 가장 단순화시키는 방법이지만, 이 방법만 가지고 항상 적기를 격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도가 좋지 않거나 선회력이 적기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에는 적기와 같은 기동평면 안에서 머무르기만 해서는 적기의 꼬리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이럴 때는 적기의 기동평면을 벗어나서 입체적인 3차원 기동을 해야 한다. 일례로, 월남전에서 미군의 팬텀기들은 민첩한 선회 성능을 가진 월맹군의 미그기들에 대해서 수평 선회전을 피하고 아래 설명할 방법들과 같은 3차원 기동을 통해서 미그기들의 꼬리를 물 수 있었다. 이러한 3차원 기동들을 적기의 기동 평면 밖으로 일부러 나가는 기동이라고 해서 기동평면 분리 기동(Out of Plane Maneuver)이라고도 한다.
1. 하이 요요 (High Yo-yo)
적기보다 속도가 빠르거나,
선회력이 떨어지거나, 적기와의 기수 교차 각도가 30도가 넘으면 적기의 선회원 밖으로
비행경로 오버슛을 할 위험이 생긴다. 방어 BFM 부분에서 설명했다시피, 공격기가
비행경로 오버슛을 하면 방어기는 선회방향을 바꾸어서 기수끼리 마주보는 Nose-to-Nose
상황을 만들 수 있고 그러면 방어기에게 더욱 유리해진다. 이런 경우 공격기는
비행경로 오버슛을 막기 위해 기동평면 분리를 해야 한다. 따라서 하이 요요 기동을
잘 하려면 먼저 공격기가 적기의 비행경로 밖으로 밀려나갈지를 일찍, 그리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적기보다 속도가 빠르고 방어기의 약 30~60도 후방에서 적기를 추격하고 있을 때 방어기의 비행경로 바깥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수평 선회를 계속하지 말고 기수를 올리면서 상승을 한다. 그러면 속도가 줄고 앞으로 나가는 움직임이 상승으로 바뀌면서 적기의 선회원 안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이 때의 상승은 적기와의 거리와 각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즉 대각선 상승 선회를 하거나 거의 직선에 가깝게 상승을 할 수도 있다. 적기와의 거리가 멀 때는 상승 선회를 해서 거리를 유지하고, 너무 가까울 때는 직선에 가깝게 상승을 해서 적기 뒤쪽으로 공간이 생기도록 한다.
적당하게 기동평면 분리가 되어 적기의 선회원 안에 머물렀다고 생각되면 이제는 적기 쪽으로 강하선회를 하면서 적기에게 재공격을 들어간다. 한 번의 요요 기동으로 사격 위치를 잡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 요요 기동을 반복한다. (그림 1)
그림
1. 하이 요요
하이 요요 기동에서 주의할 점은 적기에 비해 속도가 우세할 때, 그리고 대개의 가장 선회를 잘 할 수 있는 코너속도 이상의 속도일 때 실시한다는 점이다. 속도가 높을 때는 선회반경이 크기 때문에 적기의 선회반경 바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기에 하이 요요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기동에 필요한 것보다 넘치는 속도를 잠시 고도로 바꾸면서 상승했다가 적절한 속도가 된 후에 다시 강하선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이 요요는 속도가 필요 이상으로 많을 쓰는 방법이다. 속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이 요요 기동을 하면 기동성이 떨어져서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
2. 로우 요요 (Low Yo-yo)
하이 요요가 적기보다
속도가 높을 때 적기의 비행경로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기동인 반면,
로우 요요는 수평 선회를 지속하기에 속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적기와의 거리가 멀
때 실시하는 기동이다. 실행 방법은 간단하다. 하이 요요와 반대로 우선 적기의 앞쪽을
향해 선도 추적 상태로 하강 선회를 하면서 적절한 추적 각도를 얻은 후 적당한 순간에
상승 선회를 하면서 사격 기회를 얻으면 된다. 로우 요요도 역시 한 번만이 아닌
여러 번을 반복할 수 있고, 혹은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하이 요요와 로우 요요를
번갈아서 할 수도 있다.
그림
2. 로우 요요
3. 배럴롤 어택(Barrel
Roll Attack)
배럴롤 어택은 하이 요요보다
각도 조건이 더 나쁠 때 실시한다. 적기와의 기수 교차 각도가 크고(약 60~90도)
내 기수가 적기의 앞쪽을 향하고 있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적기와 같은 기동 평면에서
적기 쪽으로 선회를 하면 높은 각도로 적기와 지나치고 적기의 선회반경 바깥으로
크게 벗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기수를 들어올려 상승하면서 전방
이동 속도를 고도로 바꾼다. 여기까지는 하이 요요와 원리가 비슷하지만, 교차 각도가
높을 때는 하이 요요와 달리 상승 정점에서 적기 뒤쪽으로 내려갈 공간 여유가 없을
것이고 곧바로 적기쪽으로 내려가면 여전히 적기와 높은 각으로 교차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적기가 선회하는 반대 방향으로 배럴롤을 그리면, 다시 말해 스틱을 계속
당기면서 적기가 선회하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롤을 같이 하면 비행 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공간이 생겨 적기의 뒤쪽을 향해서 내려갈 수 있게 된다. 각 단계를 구분해서
설명했지만 실제 기동을 할 때는 처음부터 큰 하나의 배럴롤 형태가 될 것이다. 배럴롤을
얼마나 크게 그리는지는 적기의 각도와 거리, 나의 속도 등의 조건에 따라 다르다.
배럴롤을 하는 도중에도 적절한 공격 위치를 얻을 수 있도록 배럴롤의 크기를 계속
바꿔나갈 수 있다. 스틱을 당기는 양과 옆으로 움직이는 비율이 달라지면 배럴롤의
크기가 달라진다.
그림
3. 배럴롤 어택
배럴롤 어택은 적기의 방어 기동에 대응하는 용도로도 응용할 수 있다.
수평 선회전 중 공격기가 방어기의 비행경로 밖으로 벗어나고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해서 Nose-to-Nose 상황이 되었다고 해보자. 이때 공격기가 수평면에 남아 있으면서 적기 쪽으로 선회를 계속 한다면 방어 BFM 부분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두 비행기가 계속 선회방향을 바꾸면서 교차하는 시저스 상황으로 발전되고 그러면 속도가 느려서 선회반경이 좁은 방어기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된다.
공격기는 이러한 상황이 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해서 기수끼리 마주보는 상황이 되었을 때 기수를 들어서 상승을 할 수 있다. 이 때 방어기가 높은 각도로 공격기의 밑을 지나게 되므로, 위에서 설명한 배럴롤 어택 방법과 같이 방어기가 선회하는 반대 방향으로 배럴롤을 돌리면 방어기의 뒤쪽을 향해 내려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공격기는 입체 공간에서 한 번의 선회방향 반전을 한 셈이 되기 때문에 방어기의 꼬리를 보면서 Nose-to-Tail 상태로 하강선회를 하는 결과가 되므로 공격기가 유리한 공격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공격기의 이러한 배럴롤 공격에 방어기도 같이 따라서 입체적으로 기동을 하면 두 비행기가 같이 배럴롤을 하면서 서로 상대의 후미에 머무르려고 하는 롤링 시저스 상황으로 발전한다.
그림
4. 방어기의 선회방향 반전에
대한 3차원 대응 기동
또 다른 예로, 방어기가 방어 BFM에서 설명한 최후방어기동의 하나인 하이 G 배럴롤 기동을 구사한다고 해보자. 방어기의 목표는 전방 이동 속도를 줄여서 공격기를 앞으로 추월시키는 것이고, 이 때 속도가 더 높은 공격기가 순진하게 방어기를 그대로 쫓아가면 방어기가 원하는 대로 방어기를 추월할 가능성이 커진다. 공격기가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역시 기수를 들어 방어기가 배럴롤을 하면서 상승한 것보다 더 높이 상승하면 된다. 그러면 전방 이동 속도를 더 많이 줄이면서 방어기의 뒤쪽에 남아있을 수 있다. 그리고 상승 정점에서는 방어기가 거의 내 바로 밑에 있을 것이므로 처음에 하던 수평 선회전의 반대방향, 즉 방어기가 배럴롤 한 것과 같은 방향으로 배럴롤을 하면서 내려가면 적기의 뒤쪽을 향해 공간을 만들면서 내려갈 수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방어기가 하이 G 배럴롤 방어기동을 하면 공격기도 같이 배럴롤을 하되 방어기보다 더 높고 크게 하면 된다.
하이 G 배럴롤 방어에
대한 대응
덧붙이자면, 이들과 같이 방어기가 최후방어기동을 시도하더라도 공격기에게는 대개 그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다. 그래서 두 비행기가 모두 최선의 기동을 한다고 가정하면 방어기가 아무리 화려한 고난이도의 방어 기동을 많이 알고 있더라도 결국에는 죽을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다만 방어기의 최후 방어기동은 공격기가 그에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적절한 대응 기회를 놓치는 경우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
4. 정리
여러 가지 별도의 이름을
가진 기동들을 설명했지만, 로우 요요를 제외하면 위쪽으로 고도 분리를 하는 모든
3차원 공격기동들에서 공통된 원칙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즉 방어기의 비행경로
밖으로 벗어나거나 앞으로 추월할 것 같을 때는 일단 상승해서 적기를 추월하는 것을
막은 후, 높은 고도에서 볼 때 방어기 후미에서 내 비행기까지 간격이 있으면 바로
방어기 쪽으로 강하선회를 하면 되고 방어기의 바로 위쪽에 있어서 방어기의 꼬리
쪽으로 내려갈 공간이 없을 때는 방어기의 꼬리방향을 향해 배럴롤을 돌면서 내려가면
된다.
이번 회에 설명한 것과 같은 복잡한 3차원 기동들은 많이 알고 있으면 그만큼 여러 가지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 전투에 나갔을 때 복잡한 기동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3차원 공격기동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으로 적기를 몰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3차원 공격기동을 할 필요가 없거나 혹은 해서는 안될 때 3차원 기동을 하면 도리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3차원 기동들은 복잡해 보이지만 모든 기동들이 그렇듯 기동을 단순히 모양을 흉내내는 것보다도 그 기동을 수행할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부분이 더 어렵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실제로 기동을 해보면서 감을 익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메뉴로 | 이전 페이지로 | 맨 위로 |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