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대정신 *

 P-51은 도망치는데 언터쳐블이라서 아레나에서는 Mustang이 아닌, Runstang이라는 별로 긍정적이지 못한 닉네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개인기동시에는 생존을 위해서 완전한 이탈과 에너지 확보와 재접근등으로 비교적 지루하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 경향이 있지만, 단 한명의 동료라도 있다면 소극성은 저멀리 뒷전에 버리고 가히 막강 그자체의 전투력을 여실히 발휘할 수가 있습니다. P-51를 비롯한 고속기체들의 편대전술은 예술 그자체입니다.

 빠른 비행기를 타고 고공을 점하고 유리할 때만 싸운다는 원칙 자체는 하나도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그런 플레이를 권해드리는 것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더 깊숙합니다. 생존을 위해 동등한 조건 하에서 교전을 회피해야 한다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전투를 회피해야만 되지 않겠는가? 무조건적인 에너지 우세를 달성하기만 하겠다면 말그대로 alt monkey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혼자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전체 전황은 돌볼 수 없을 것이 아닌가? 결국 전황에 아무런 기여도 못하고 혼자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조종사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혼자 살겠다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동안 아군들이 단체로 죽어서 마침내 수적으로 열세해지고 혼자 남게 된다면 결국은 자신의 생존달성도 불가능해질 것이 아닌가!!
 이러한 잇단 의문들은 에너지 유지와 생존 달성을 위한 노력이 소극적인 플레이를 초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외로운 늑대"에게는 이런 전제가 맞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편대전투로는 이러한 전제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동료라도 함께 있다면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서 기종의 장점을 살린 적극적인 전투를 벌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주변의 아군을 돕고 전체 전황에 적극적으로 기여를 할 수가 있습니다. 고속 기체의 에너지 우세 유지가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한 것이라면, 편대 전술은 생존한 조종사들이 서로 협조해서 공격성을 유지하고 효과적으로 적을 격멸하기 위한 것입니다. 고속 전투기들의 편대 전투는 예술 그 자체입니다.

 편대전술이란 동료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따라서 동료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을 얻기를 바라는 것과 같이, 자신 역시 동료에게 무조건적인 상호 지원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것이 편대원으로서의 동료에 대한 책임이며 편대 정신입니다. 만약 2기 편대 중 한 대는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 동료에게 유리한 상황을 제공하려 하고 있는데 동료기는 혼자 좋겠다고 편대를 이탈해서 먹음직해 보이는 다른 적과 교전에 들어간다거나, 동료가 위험에 빠져있는데 혼자 점수 관리를 하겠다고 도망친다거나 한다면, 더 이상 그 편대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 두번만 비행을 해보면 더 이상 서로를 의지하면서 동료로서 비행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편대원과는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4기 이상의 편대에서라면 모르겠지만, 최소한 2기 편대에서만큼은 이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만 어떤 형태의 편대전술이라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내가 킬 수를 올리겠다는 눈앞의 유혹을 뿌리치고 편대 정신에 입각해서 전체 아군과 임무를 위한 비행을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높은 생존율과 높은 전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게임인데 동료에 대한 책임을 무엇하러 지느냐라던가, 혹은 혼자 다녀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게임의 취향은 선악이나 우열을 따질 수 없는 것이므로, 어떤 스타일로 플레이를 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단, 동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지 않겠다면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과 편대를 이루지도 말고,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동료에게 도움을 요구하지도 마십시오. 희생적으로 동료를 도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동료의 희생적 지원을 받을 권리 역시 없습니다. 맛있는 먹이가 나타나면 동료보다 뛰어난 실력으로 먼저 먹어 치우고 위험에 빠질 때는 아군의 희생적 엄호를 받아서 살아나오겠다고 생각한다면, 동료에게 피해만을 끼치게 되고, 따라서 다른 동료의 게임의 재미를 방해하는 결과가 됩니다. 물론 온라인 게임에서 처음 만난 근처의 아군에게 편대 정신을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같은 모임의 일원으로서, 또는 온라인에서 안면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서 편대 전술을 통하여 전장에서 생존해나가고자 하는 분들 사이에는 서로간의 편대 정신이 뒷받침 되어야만 성공적인 편대전술이 달성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편대 팀웍을 상대로 해서는 어떠한 초특급 에이스라도 우세한 전투를 벌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개인 실력이나 경험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아군이 2기 팀웍만 잘 갖추고 있다면 홀로 날아가고 있는 적기와 상대하게 될 때 그 상대가 아무리 초고수라고 할지라도 그 적기 조종사의 기량은 사실상 승패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차이가 생긴다면 단지 그가 얼마나 도망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 있는가 하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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