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뮬레이션에서의 시야문제 *
처음 비행시뮬레이션을 접하는 초보자는주위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생소한 조종석 전망화면에 상당히 어색함을 느낍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케이드 게임들은 자신이 탄 물체나 자신이 조종하는 병력들을 화면으로 직접 볼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것들을 보지못하고 단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의문이 생기는 모호한 기호들로 가득찬 제한된 콕핏 화면밖에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게임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전망화면을 쓰면 자신의 비행기를 보는것도 가능하지만, 실제 비행중에 비행기 바깥으로 나가서 내 비행기를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일단은 논외로 해야겠지요. 외부조망은 시뮬레이션의 리얼리티를 크게 떨어뜨리며, 각종 공식대회 등에서는 외부조망 사용을 불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근에는 1인칭 액션게임을
많이 접할 수 있으니까 3차원 공간의 존재에 대한 이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되지만 확인차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시뮬레이션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먼저
유념해야 할 점은, 비행시뮬의 공간은 3차원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배경그림이
한 방향으로 지나가는 2차원 아케이드게임과는 달리 시뮬레이션은 실제의 입체공간과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가상현실입니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비행시뮬레이션을
비판할때 "적기는 어디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고 거기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끼며,
보이지 않는 적에게 죽임을 당하고는 이내 좌절하곤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문제는 간단합니다.
즉, 자신의 비행기는 3차원 공간에 있고, 따라서 적기는 전후상하좌우 어디에도 있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본이 되는 조종석전망이
3차원공간중의 극히 작은 일부분(앞부분)만을 보여주고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3차원 공간을 2차원의 모니터에 묘사하는 이상은 아무리 전망화면을 잘 제공한다고
해도 시야에 왜곡이 생기는 것은 어쩔수 없어 보입니다.
홈기지의 생각으로는, 새로운 시뮬레이션을
접할때 비록 조작법이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보다 전투를 잘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개인간 그다지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조작법 숙달보다도 전망화면의 숙달된 이용이
더욱 중요합니다. 기체 조종은 어느정도 수준만 되면 사람들마다 엇비슷해지지만,
조망화면을 이용하는데에는 개인의 특성과 습관이 아주 많이 반영됩니다. 그리고 의외로
이러한 조망화면을 이용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매우 큰 기량달성수준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행과 전투의 매 순간 필요한 곳을 보고 있지 못한다면 아무리 잘
알고 있는 기동이라고 할지라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을 이용하든, 각종 조망들을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마치 자신의 목을 마음대로 돌리듯이
자신이 보고자하는
방향을 마음대로 볼수 있어야 합니다. 단편적으로는 모니터가 실제의 공간에 비해서 시야의 제한을
주지만, 다른 여러 조건들을 감안해본다면, 게임에서 주어지는 조망화면을 잘 이용할 수만 있다면 실제 세상에서보다
육안 정보획득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모니터 파일롯은 기본 전방 콕핏 조망에
고정되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는데, 비행, 그리고 전투에서 기본적인 전방
콕핏 조망은 오히려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전방 콕핏 조망의 고착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이 조망화면을 숙달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고정조망으로 조종석 전방전망, 조종석 상방전망, 측면, 후방전망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활용비율이 높은 것은 조종석 전망과 조종석 상방 전망입니다. 조종석 전망은 별도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조종석 상방전망은 선회전투시에 적기가 내 머리 윗쪽에 있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투시에 쓰임새가 많습니다. 조종석 상방 조망을 보고 있으면서 전방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기체를 조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후방전망의 사용 빈도가 높은데, 적기가 공격위치에 들어가서 자신이 방어기동을 해야 될때면 필수적이 됩니다. 후방을 보면서 완전하게 기체를 통제할 수만 있다면 방어시에 매우 큰 잇점을 가질 수 있으며, 적어도 후방만을 바라보면서 특정한 방어기동을 수행할 정도만 되더라도 방어기동에 매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측방 조망은 보다 적은 빈도로 쓰이며, 후방조망만큼 전투에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단 측면 조망을 보는 상태에서 내가 왼쪽을 보는지 오른쪽을 보는지 정도는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죠. 측면 조망 상태에서의 방향 식별은 캐노피 창틀이나 반사광의 모양, 또는 주변 배경의 움직임 등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방
조망 전방
상방 조망
후방
조망 측면
조망
무엇보다도 현대 게임의 조망화면을 이야기 할때 패드록 모드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패드록 모드는 적기에 대하여 시선을 고정하는 조망인데, 적기를 시야에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시에 극히 중요합니다. 사격이나 지면 충돌의 위협이 없는 한에는 거의 모든 시간동안을 패드록모드를 보면서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패드록 모드를 볼때는 상당한 3차원감각이 필요하고 기체 자세 제어도 힘듭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적기를 관찰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패드록 모드에 익숙해지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 안됩니다. 같은 기량을 지닌 가상조종사라고 할지라도 패드록 모드에 얼마나 익숙한가에 따라서 실제 결과는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패드록 모드에 익숙해있다면, 적기의 위치를 즉시 판단하고 정확한 기동을 통해 전술적인 우세를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패드폭 조망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망문제는 다음 회에 이야기할 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 흔히 약자로 SA라고 표기합니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먼저 발견한 사람이 먼저 공격하고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패드락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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