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 BFM (1) - 기본 원리*

 BFM 전술 문서들에서는 보편적으로 공격 BFM, 방어 BFM, 정면 BFM 순으로 설명을 진행합니다. 반면 제 강좌에서는 역순으로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비행 시뮬레이션을 게임으로 접하고 낮은 난이도에서부터 시작을 하다보면 적기를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방어술보다 공격술에 더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공격술이 다른 기술들보다 떨어지는 기술이라거나 덜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공격술이라고 해서 단순히 눈앞의 적기를 쏘는 방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경험만으로 완성될 수 있는 성질의 기술도 아닙니다. 죽어주는 목적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아케이드 게임의 표적과 같은 단순한 AI의 표적이라면 단순히 게임적인 테크닉만으로도 충분히 공격해서 파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어 BFM에서 살펴보았다시피, 영리한 적기는 기하학과 에너지를 이용하여 주어진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어서 생존이나 반격을 도모합니다. 이는 비단 영리한 인간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적기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전술 교범을 알고리즘화해서 교범대로 기동하는 AI 적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적기를 만났을 때 기하학과 에너지를 유리하게 활용하여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없다면 방어기의 게임플랜에 말려들어서 공격 우위를 잃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격술에 대해서도 눈앞의 표적을 잘 쏴서 맞추는 테크닉 이상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1. 공격 BFM의 적용 기준
 방어 BFM에서 언제 방어 BFM을 실행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 중요했던 것 처럼, 공격 BFM에서도 언제 공격 BFM을 실행할 수 있는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가늠하는 기준은 방어 BFM에서와 마찬가지로 방어기의 턴 서클 안에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즉, 공격기가 방어기의 후미를 점했다고 하더라도 방어기가 방어 선회를 해서 공격기와 마주볼 수 있다면 공격 상황이 아니라 중립 상황이며, 방어기가 아무리 급격하게 선회를 해도 공격기를 마주볼 수 없는 위치이거나 방어 기동을 둔하게 해서, 혹은 공격기의 존재를 알지 못해서 공격기와 마주볼 수 없다면 공격 BFM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방어기와의 거리가 아주 멀다면 아마 실질적으로 항상 중립 상황일 것이고, 거리가 충분히 가깝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공격 상황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영역에서는 공격기가 기동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공격 상황이 될 수도, 중립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격 BFM과 정면 BFM은 그 이후의 진행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방어기가 효과적인 방어기동을 실시하기 전에 방어기의 턴 서클로 가급적 빨리 들어가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공격 기동술을 어떻게 구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효과적으로 방어기의 턴 서클로 진입하기 위해 생각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2. 턴 서클 진입
1) 고속 진입
 같은 거리를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면 더 짧은 시간에 목표에 도달하겠지요. 따라서, 방어기의 턴 서클에 들어갈 때까지는 가급적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것이 어중간한 거리에서 방어기의 턴 서클로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단, 너무 높은 속도를 얻으면 기동성이 둔화되고 방어기와의 접근율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기 때문에 턴 서클로 들어간 이후의 기동이 힘들어질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 높은 속도로 방어기의 턴 서클로 들어가되, 상황을 제어할 수 있고 기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술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공격기의 속도에 따른 턴서클 진입 기회 변화

2) 엔트리 윈도우
 방어기가 방어 선회를 시작했다면 엔트리 윈도우를 파악하고 그 윈도우를 통해서 공격 기동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어중간한 거리의 방어기 후미에서 방어기의 방어 선회에 대해 퓨어 추적이나 리드 추적을 한다면 방어기와의 교차각이 더 높아지는 결과가 됩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방어기의 후미에 남아있을 수 있던 기회를 놓치고 방어기와 정면으로 마주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엔트리 윈도우로 들어간다 함은 이러한 비효과적인 추적을 방지하고 공격 위치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는 추적 경로를 이용하여 래그 추적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엔트리 윈도우는 대략 방어기가 처음 선회를 시작한 지점에서부터 방어기의 선회원의 중심 사이의 어디쯤입니다.  그 정확한 위치는 항상 같지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체로 거리가 멀거나 상대적으로 공격기의 속도우위가 충분치 않아서 빠르게 적기에게 접근해야 하는 경우에는 엔트리 윈도우가 선회원 중심쪽으로 가까워집니다. 반대로 거리가 충분히 가깝고 접근율도 충분하다면 엔트리 윈도우를 선회원쪽으로 넓게 보아야 합니다. 또한, 공격기가 선회력에서 우수한 기종이라면 더 좁은 터닝룸만 있으면 되므로 엔트리 윈도우를 선회원 중심에 더 가깝게 보는 것이 좋습니다. 엔트리 윈도우가 시각적으로 표시되는 것이 아닌 만큼, 현재 상황을 기초로 적절한 엔트리 윈도우를 파악하는 것은 조종사의 개인 능력의 영역입니다.

 아래 삽화를 보면, 왼쪽 그림에서는 공격기가 방어기의 방어 선회를 곧장 짜라가지 않고 엔트리 윈도우를 통해 기동에 들어갑니다. 이 상황은 각도상으로는 중립 상황이지만, 방어기는 180도 선회를 하였으므로 속도가 떨어졌고 공격기는 직선 비행을 해서 속도가 높은 채로 2서클 전투에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지속 선회 잠재력이 더 많은 공격기가 두 비행기 사이의 간격을 터닝룸으로 활용해서 유리하게 전투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반면, 상황 b에서는 공격기가 방어기의 방어 선회를 퓨어추적한 결과 터닝 룸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높은 각도로 교차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도 물론 공격기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긴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터닝 룸이 없이 접근을 하였을 때는 a 상황에 비해서 공격기가 선회를 더 많이 하므로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함은 물론, 방어기가 교차 후 어느쪽으로 선회를 하는지에 따라서 전투가 1서클이 될 수도 있고 2서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명한 방어기는 물론 1서클 전투를 만들려고 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공격기는 a 상황에 비해서 에너지 우위의 장점이 그만큼 사라지게 됩니다.

설명의 편의상 평면 개념에서 엔트리 윈도우를 설명하였지만, 실전에서는 엔트리 윈도우를 평면상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것, 즉 수직 공간의 터닝룸을 생각하는 것 또한 입체적인 전술을 구사하는데 중요합니다.

 3. 통제 위치
 가장 이상적인 공격 경로는 위 그림의 상황 a에서와 같이 적절한 엔트리 윈도우에 도달할 때까지 래그 추적을 하고, 거기에서부터 적절한 추적 경로를 선택하여 공격 위치를 유지하거나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론상 그렇다는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공격 시작 위치가 항상 다르고, 적절한 엔트리 윈도우를 파악하는데서도 오차가 생길 수 있고, 퓨어 추적에 들어가는 조작이 늦거나 빠를 수도 있고, 에너지 차이로 인해 선회력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떄문에 이러한 많은 변수들로 인하여 공격기가 이상적인 공격 경로를 취하기가 실질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기가 이상적인 공격 경로를 취하더라도 이상적인 공격 위치를 항상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른쪽 그림은 공격기가 높은 각도에서 공격을 시도한 상황입니다. 여기서 공격기는 높은 각도의 사격 기회를 한 번 가지지만, 그 한 번의 기회가 지나가면 적기의 비행경로 밖으로 오버슛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지속적으로 사격 위치를 유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방어 BFM에서 보았던 것처럼 공격 우위를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공격술 이론에서는 적기를 눈앞에 놓고 쏘는 것을 넘어서 지속적인 공격 위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동술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방어기 후방의 적절한 거리와 각도에서 지속적인 추적이 가능한 위치를 통제 위치(Control zone)라고 합니다. F-16의 BFM 교범에서는 이를 엘보우(Elbow)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주먹을 어느 쪽으로 휘두르든 팔꿈치는 항상 주먹을 따라다니지요. 여기서 주먹이 방어기이고 팔꿈치(=elbow)가 공격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통상 통제 위치는 특정한 각도와 거리로 지정되는 일정한 영역이라고 정의됩니다. 하지만 높은 각도로 통제위치로 들어가면 통제 위치에서 다시 튕겨나와 버리기 때문에, 단순히 통제 위치로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고 적절한 각도를 통해서 통제위치로 들어가야 통제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 존과 진입

 공격기가 우세한 상황에 있으면서도 지속적인 사격 위치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공격기와 방어기의 선회원의 중심이 동일하지 않고 이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두 비행기의 선회원 중심을 가급적 가까이 일치시킨다면 두 비행기의 비행 경로가 비슷해지고, 그러면 공격기는 방어기가 먼저 지나간 길을 비슷하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추적 위치를 점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적절한 각도를 통해서 통제 위치로 들어가서 이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기를 바라보는 시선을 기준으로 해서 적기가 내 앞 쪽에 가까이 있을수록 G를 풀어주어서 적기 뒤쪽을 향하고, 적기가 내 옆으로 지나칠 때는 더 급격하게 선회를 해서 선회를 따라잡는 방법을 쓰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적기 뒤쪽을 향해 G를 늦추고 있을 때는 속도를 늘리면서 적기의 비행경로에 더 다가가고, 급격하게 선회를 할 때는 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두 번의 조작으로는 완벽한 통제 위치를 얻기 힘들지만, 여러 번 반복할수록 조금씩 에너지와 각도 우위를 동시에 얻어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처음의 위치가 너무 나빠서 거의 중립적인 상황으로 두 비행기의 동심원이 이격된 채로 러프베리에 빠졌을 때도 이 방법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선회원 중심을 일치시키고 통제 위치를 점하고 나면 방어기가 기동평면을 바꾸어 3차원 기동을 하더라도 이를 추적하기가 매우 쉬워집니다.

컨트롤 존 진입을 위한 동심원 일치 조작

4. 에너지 유지
 방어기와 선회원을 일치시켰다고 하더라도 각도 우위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거리가 멀어서 사격이 힘든 경우에는 공격 위치에 있더라도 지속적인 선회전을 해야 합니다. 아마 공격기가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가 적절한 추적 코스를 이용하지 못해서 방어기와의 각도를 높이고 에너지를 상실하는 일일 것입니다. 홈지기가 속한 가상 대대원들과 추적 훈련을 실시해보면, 방어기가 중간 정도의 G로 일정한 수평 선회를 하도록 하고 공격기에게 엔트리 윈도우를 지나서 추적에 들어가라고 하는데도 공격기가 공격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었습니다. 공격기가 너무 일찍 리드를 당기기 시작하고, 그래서 높은 앵글 오프로 적기에게 접근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더 높은 G를 당기고, 그래서 에너지를 상실하고, 그로 인해 선회율이 떨어지고, 결국에는 공격 우위와 기동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패턴이 상당히 빈번하게 나왔던 것이지요. 이처럼 추적 경로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한다면 선회원 중심이 비슷하게 일치되어있더라도 심한 경우 불과 4~5G로 일정 선회만 하고 있는 방어기에게 도리어 꼬리를 물릴 지경에 이를 정도로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공격기와 방어기간의 기하학적인 문제를 조금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선회반경 안쪽 유지
 방어기 뒤쪽에 있을 때 사격할 생각만을 한다면 리드를 당기려고 하게 됩니다. 눈앞의 적을 쏘아서 파괴하려는 게이머로서의 본능이 이러한 경향을 초래하는 원인입니다. 다음 그림은 일정한 속도와 선회반경으로 선회하는 표적을 정확하게 정면에 놓고 푸어 추적을 할 때의 두 비행기의 비행 경로입니다. 표적을 추적하려면 표적과 같은 선회율이면 되겠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와 같이 표적을 퓨어 추적하기 위해서 공격기는 표적보다 더 좁은 선회반경으로 선회해야 하고 더 낮은 속도로 추적을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400노트 4G로 선회하는 표적에 대해서 지속적인 기총 리드를 당기고 있다면 더 좁은 선회반경으로 같은 선회율을 산출해야 하기 때문에 대략 공격기 속도가 370~380노트 정도 되어야 접근율이 0이 되어 일정한 거리가 유지됩니다. 이와 같이, 표적의 선회 반경 안쪽에서 표적보다 더 타이트하게 선회한다는 것은 표적보다 에너지 소모가 더 크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면 결국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방어기가 아무 짓도 안하는데도 공격기가 스스로 공격 우위를 상실하게 됩니다. 공격기로서는 매우 낮 뜨거운 사태가 아닐 수 없지요.

퓨어추적을 지속할 경우  공격기의 선회반경이 좁아 더 높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2) 동일 선회반경 유지
 아래 그림은 방어기와 공격기가 같은 속도, 같은 선회율로 선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공격기는 방어기에게 지속적인 공격 위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추적 코스로 따져보면, 적기를 따라가는 것이니까 퓨어추적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래그 추적입니다. 단, 선회하고 있는 공격기는 기수가 받음각만큼 더 당겨지기 때문에, 약간의 오차는 있습니다. 즉, 방어기가 20도 전방에 있고 공격기가 20도의 받음각을 가지고 있다면, 두 비행기가 동일한 선회를 하면서 퓨어 추적을 하는 상황이 됩니다. 사실 퓨어 추적만 잘 하더라도 적지 않은 경우 공격 위치를 어느 정도는 유지할 수 있지만, 표적을 쏘아 부수겠다는 일념으로 스틱을 부러져라 당기면서 에너지를 하늘에 뿌려대는 사람에게는 퓨어 추적조차도 먼 나라 얘기일 것입니다. 


동일 선회반경을 유지하는 경우 래그 추적이 된다

3) 여유 있는 선회 반경
 아래 그림도 역시 공격기가 일정한 각도 우위를 유지하는 래그 추적 상황입니다. 단 위 그림과는 달리 공격기가 방어기보다 더 큰 선회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공격기는 방어기보다 스틱을 덜 당겨도 되고 따라서 방어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채로 일정한 공격 위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면 공격기의 선회반경 능력이 방어기보다 다소 떨어지는 경우에도 에너지를 이용한 선회율 유지를 통해서 더 타이트한 선회를 할 수 있는 방어기와 대등하게 선회전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단, 그림에 표시되어있는 방어기의 종축선을 벗어날 정도가 되면 방어 BFM에서 알아보았다시피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하여 nose-to-nose 상황을 유발하게 되므로 방어기의 종축을 넘어가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렇듯, 공격기가 에너지를 유지한 채로 지속적인 공격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래그 추적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방어기의 선회원 안쪽에 머무르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며, 방어기의 선회반경과 종축 사이의 영역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영리한 공격기가 되는 한가지 요소입니다. 위에서 본 평면도로는 이해가 쉽겠지만, 실제 기체에서는 이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공격기가 조종석에서 방어기의 선회반경에 대한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은 방어기의 에스펙트 앵글입니다. 위의 3가지 상황에 따라서 방어기가 보이는 모양이 달라지므로, 공격기 조종사는 이를 통해 상대적인 위치를 어림잡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방어기의 기종과 에너지 상태 등에 따라서 방어기의 선회반경은 계속 달라지므로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모범답안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형태는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이 대략 위 세가지 상황에 대응하여 공격기가 볼 수 있는 방어기의 모습의 예입니다. A-->C로 갈수록 적기의 등 부분이 더 조금 보이게 되고, 적기의 종축을 벗어나면 배면이 보이게 됩니다. 위치상으로는 B 지점 부근이 가장 안정적인 추적 및 공격 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래그 추적만 하고 두 비행기가 똑같이 선회하고 있으면 적기는 언제 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나올 법 하겠습니다. 래그 추적을 하는 상황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퓨어나 리드를 당기기에는 선회율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래그에 기수가 고착된 경우, 다른 하나는 효과적인 추적 코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부러 래그 추적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 중 앞의 경우는 설령 공격기가 방어기 쪽에 더 가까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공격 상황이 아니라 중립 상황입니다. 이 경우는 공격기가 적기 쪽으로 스틱을 당겨서 사격을 할 생각은 아예 버리고, 정면 BFM의 러프베리 부분에서 설명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스틱을 늦추어서 에너지를 얻고 그를 통해 높은 선회율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반면 뒤의 경우 일부러 스틱을 늦추고 있다는 것은 스틱을 더 당길 여유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경우에는 적절한 거리에 들었을 때 여유분의 기동능력을 사용해서 조준에 필요한 만큼 기수를 당기고 쏘면 됩니다.



래그 추적의 두 가지 상황

 일반적으로는 각도 우위를 가진 공격기는 연료나 다른 적기 등의 외부적이 요인이 없는 한 물리학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더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공격기에게는 언제 스틱을 당겨서 쏘고 언제 스틱을 늦추어 에너지를 얻을 것인지가 선택의 문제이지만, 공격기의 기수가 방어기를 위협하고 있는 동안 방어기에게는 선회율을 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이 없고 브렉턴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서라도 당장의 위험에서 벗어나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결국 방어기가 전반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기동성에 차이가 생기게 되고, 공격기는 이를 이용해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방어기의 힘이 넘칠 때 무리해서 맞상대를 하지 않고 방어기가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몰아서 잡는 것이지요. 때문에 정면 BFM과 같은 중립적인 상황에서는 일단 초기에 과감한 기동을 해서 각도 우위를 먼저 얻고, 공격-방어 위치가 가시화되면 적절한 추적 코스로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지속 선회를 통해 점진적인 우위를 얻어 나가는 것이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전투는 가능하다면 일찍 끝낼수록 더 좋기 때문에 사격에 자신이 있다면 좀더 일찍 사격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격기는 공격의 성공률과 신속성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변수를 적절히 절충하여 공격 타이밍을 정해야 합니다. 이를 어느 정도 선에서 절충할 것인지는 조종사 개인의 능력이자 개성의 영역입니다. 단, 어떤 경우라도 그 결과에는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낮은 공격 성공률을 감수하고 이른 사격 기회에 좀더 많은 기대를 걸겠다면 사격에 실패했을 때의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실패했을 때의 대안을 가진 채로 어려운 공격을 시도하는 것과 사격 이외의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조준경을 들여다보는 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됩니다. 덧붙이자면, 아무리 사격에 자신이 있더라도 사격술에만 승리의 가능성을 올인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입니다. 현명한 방어기는 적기에게 사격 기회 자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설령 사격 기회를 주더라도 사격 명중률을 떨어뜨리려는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0번의 무리한 사격에서 3-4번 격추를 했다고 사격술에 자신있어 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입니다. 격추에 실패한 나머지 6~7번은 공격 위치를 잃고 반격을 받아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5. 오버슛
 방어 BFM 부분에서 우리는 공격기가 방어기의 선회경로를 오버슛하면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하여 상황을 방어기에게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논의했었습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공격기가 공격 위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어기의 선회경로(3/9 라인은 물론이고)를 오버슛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공격기의 의도나 전투기동 능력에 상관 없이 방어기를 오버슛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의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기체 선회 성능이 다른 경우
 기체 설계상 공격기의 선회반경과 선회율 능력이 방어기에 비해서 떨어지면 방어기의 선회원 안에 머무를 수 없으므로 오버슛을 하게 됩니다. F-4 팬텀으로 MiG-19를 추격한다거나 P-51로 제로기를 추격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기체 선회성능 차이로 인한 오버슛 (예: P-51 vs A6M)

2) 에너지 차이가 큰 경우
 두 비행기가 같은 기종이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서 선회능력에 차이가 생기고 이로 인해 오버슛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방어기에 비해 공격기의 에너지가 더 우세한 경우가 많은데, 에너지가 우세하면 지속적인 기동성에서 우세한 대신 방어기보다 선회반경이 커지고, 때문에 방어기의 선회원 안에 무한정 머무를 수 없게 됩니다. 공격기의 에너지 우위가 클수록 이 단점도 더욱 커집니다.

 

 에너지 차이로 인한 오버슛

3) 선회원 중심이 다른 경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습니다. 다음 그림에서 두 비행기는 같은 속도와 같은 선회율, 선회반경을 가지고 있고, 두 비행기의 선회원 중심이 이격되어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선회원의 중심이 다르면 기동성능이 같더라도 방어기의 선회경로를 오버슛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오버슛 요인들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으며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특히 이 항목은 조종사의 능력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크면서도 간과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공격기는 방어기를 실제로 오버슛하기 이전에 오버슛이 발생할 것인지의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예측은 방어기의 선회반경과 잠재적인 선회능력, 그리고 공격기의 현재의 에너지와 선회능력, Aspect 및 접근율 등의 상대적인 비행 상황들을 기초로 이루어집니다.

오버슛을 막는 조작을 하는 이유는 적기가 리버스를 할 타이밍을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공격기가 오버슛을 방지하는 개념은 방어 BFM에서 설명한 오버슛 활용의 개념을 뒤집어놓은 것과 같습니다.
 우선, 공격기는 방어기를 추적할 때 가급적 컨트롤 존 부근의 위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 컨트롤 존은 위에 설명드렸다시피 대략 방어기의 선회원에 연한 구역입니다. 방어기의 선회경로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면 선회경로 오버슛 상황이 되는데, 이 때는 방어기와 거리가 멀 때와 가까울 때의 두 가지로 상황이 구분됩니다. 방어기와의 거리가 가까울 때는 방어기가 리버스를 할 수 있고, 멀 때는 방어기가 오버슛을 할 수 없습니다. 방어기의 종축을 지나칠 정도로 오버슛을 하게 되면 종축 오버슛이 되고 방어기가 중립상황을 유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같은 기동평면에서 오버슛을 피하기 위해서는 엔트리 윈도우를 적절히 이용하고 추적 경로를 적절히 선택하여 앵글 오프와 에스펙트가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만 잘 하더라도 오버슛 가능성을 상당히 - 특히 유사 기종의 경우 - 줄일 수 있습니다. 방어기와 기동평면을 일치시키는 것이 공격기가 해야 할 일 중 하나이고 기동평면이 달라지면 방어기에게 주는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동평면 내에 머무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서 추적 코스의 조절을 통해 오버슛을 막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오버슛 요인의 조건이 극단적으로 나쁘다면 최선의 추적 경로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오버슛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기동평면 분리를 하는 3차원 기동을 해야 합니다. 속도 차이로 인한 오버슛을 피하기 위해서 공격기의 속도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지만, 대신 속도를 줄이면 지속적인 공격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므로, nose-to-tail 교전에서 공격기가 에너지를 자진해서 줄이는 것은 추천할 만한 방법이 아닙니다.

 공격기가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목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 가급적 컨트롤 존을 유지하도록 기동한다.
b. 오버슛을 피할 수 없을 경우:
   가) 종축 오버슛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일어나게끔 한다.
   나) 가급적 낮은 각도로 적기를 지나쳐서 오버슛이 느린 비율로 일어나게끔 한다.
   다) 오버슛이 불가피하다면 가급적 근거리 오버슛이 아닌 원거리 오버슛이 되게끔 한다.

 다음 장에서 3차원 기동을 활용한 공격 위치 유지 테크닉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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