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어 BFM (2) - 오버슛의 이용 *

 1. 오버슛
 방어 기동의 1차적인 목표는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살아남기 위한 것만이 방어 기동의 전부라면 방어기는 언제까지나 방어만 하다가 결국 죽을수밖에 없겠죠. 따라서, 일단 적의 WEZ에서 벗어나서 살아남는데 성공한다면 그 다음에는 적기가 나를 공격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무기 발사 타이밍을 잡을 수 없도록 중립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에너지가 우세하다면 방어 위치에 놓일 이유가 애당초 거의 없고, 방어 위치에 놓이더라도 증속 이탈을 하거나 단순한 수평 선회를 해서 적기의 WEZ에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대개의 경우 위험에 놓인 방어기는 공격기보다 에너지가 떨어집니다. 정면 BFM 부분에서, 에너지가 높은 사람에게는 선회율이 높은 사람이 유리한 nose-to-tail 선회가 유리하고 에너지가 열세한 사람에게는 좁은 선회반경의 잇점을 살릴 수 있는 nose-to-nose 선회가 유리하다고 했었습니다. 따라서 방어기의 에너지가 열세일때는 가급적 nose-to-nose 상황을 만드는 것이 방어 기동의 포인트입니다.
 공격기가 방어기의 꼬리를 추격하는 기본적인 상황은 nose-to-tail 상황입니다. 이를 nose-to-nose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바꾸어야(반전해야) 합니다. 이렇게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하는 것을 공중전 용어로 리버스(reverse)라고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바꾼다고 해서 저절로 nose-to-nose 상황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격기가 확실한 공격 위치를 점하고 있다면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하더라도 공격기가 그냥 방어기를 따라서 선회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여전히 nose-to-tail 상황이 유지되고, 이때는 오히려 방어기가 공격기의 WEZ 안으로 들어가는 결과만이 될 뿐입니다. 따라서 방어기는 선회방향을 반전하지만 공격기가 선회방향을 반전하지 못하는 타이밍을 잡아서 리버스를 해야 nose-to-nose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선회방향을 반전해서 방어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타이밍을 설명하는데 오버슛이라는 기하학적 개념이 쓰입니다.


 리버스 (선회 반전)

 오버슛은 쉽게 우리말로 옮기면 "추월"입니다. 단어의 본래 뜻이 너무 단순해서 오버슛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버슛을 단순하게 적기가 내 앞으로 지나쳐나가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오버슛 상황을 활용할 여지가 없어집니다. 공중전에서 말하는 오버슛 이론은 이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오버슛에는 크게 세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알기 쉬운 것이 3-9 line 오버슛입니다. 적기가 내 앞으로 추월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굳이 부연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상황이 역전된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에서 공격기가 자신의 실수만으로 3-9 라인 오버슛을 하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적기가 3-9라인 오버슛을 했다면 그냥 적기를 쫓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때문에 3-9라인 오버슛에 대해서는 깊게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방어기의 리버스 타이밍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9라인 오버슛보다도 비행 경로 오버슛(Flight path overshoot)을 연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3-9 Line 오버슛

 다음 그림은 적기가 방어기의 3-9 라인 앞으로 추월을 하지는 않았지만, 방어기의 비행 경로를 바깥으로 지나쳐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비행 경로 오버슛(Flight path overshoot)이라고 합니다. 비행 경로 오버슛도 적기가 방어기의 비행 경로를 얼마나 많이 지나쳤는지에 따라서 단순한 비행 경로 오버슛과 적기가 방어기의 기체 축선 바깥으로 오버슛하는 종축 오버슛으로 다시 구분됩니다. 적기가 방어기의 비행 경로를 더 큰 각으로 더 많이 오버슛할수록 방어기에게 유리하고, 따라서 비행 경로 오버슛보다 종축 오버슛이 방어기에게는 결정적으로 더욱 유리합니다

 

  적기가 방어기를 오버슛하면 방어기는 리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림과 같이 두 비행기가 우선회를 하고 있다가 공격기가 방어기의 비행경로 오버슛을 했을 때 방어기가 리버스를 한다고 해보죠. 방어기가 리버스를 하는 것은 공격기쪽으로 각도를 높여서 선회를 하는 것이 되지만, 공격기는 방어기가 자신의 앞을 지나가기 전까지는 선회 방향을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방어기가 원하는 대로 nose-to-nose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방어기가 선회방향을 바꾸어서 nose-to-nose 상황을 만들려면 공격기를 오버슛 시키고 그 타이밍을 이용해서 리버스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방어기는 곧 공격기 앞을 지나가게 되고, 그러면 공격기는 방어기쪽으로 선회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공격기가 방어기의 새로운 선회경로를 또다시 오버슛하는 것이 되고, 따라서 방어기는 또다시 리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즉, 공격기의 오버슛-방어기의 리버스가 계속 반복되게 됩니다. 그러면 전투는 지속적인 nose-to-nose 상황이 되고, 따라서 에너지가 낮아서 선회반경이 좁은 방어기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렇게 nose-to-nose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마침내 에너지가 더 높은 공격기가 방어기의 3-9 라인을 오버슛하게 되어서 상황을 완전히 역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방어기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오버슛과 리버스의 반복

 공격기의 비행경로 오버슛 상황은 거리, 접근율, 교차 각도 등에 따라서 다시 세부적인 상황의 차이가 있습니다. 방어기 조종사는 이 변수들을 바탕으로 오버슛의 패턴을 인지하고 그에 따라 리버스를 결심하고 형태를 조절해야 좀더 효과적인 반격의 발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1) 거리가 가깝고 교차각이 높고 속도가 빠르다면, 공격기가 방어기의 꼬리 아래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는 공격기가 방어기의 비행경로를 크게 오버슛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방어기는 G를 주지 말고 빠르게 롤을 돌려서 신속하게 리버스를 실행해야 합니다. 두 비행기가 더 높은 각도로 빠르게 교차할수록 방어기는 빠르게 리버스를 해서 적기와의 간격을 이용해 기동을 해야 합니다. 만약 이때 방어기의 리버스가 느리다면 적기는 다시 방어기쪽으로 선회 해서 오버슛 간격을 다시 좁힐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G를 주지 않은 빠른 리버스 필요

2) 공격기와의 거리가 가깝지만 교차 각도가 높지 않다면, 공격기는 방어기의 꼬리 아래로 느리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리버스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서 스틱을 당기고 있는 상태에서 롤을 함께 돌려서 선회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면 방어기의 속도가 낮아져서 선회반경이 더 좁아지고 접근율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스틱을 당겨서 G를 준 채로 롤을 돌리는 것은 loaded roll이라고 합니다.


 Loaded roll 필요

3) 공격기와의 거리가 멀다면, 공격기가 방어기의 선회 경로를 오버슛했더라도 여전히 방어기의 꼬리 위쪽에 있고 방어기에서 공격기를 보는 시선 각도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방어기가 리버스를 하더라도 공격기가 두 비행기 사이의 거리를 기동 공간으로 이용해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방어기는 리버스를 하지 말고 방어 선회를 계속 해야 합니다.


 리버스 불가능


원거리 리버스를 하면 안되는 이유

4) 한쪽 방향으로 방어 선회를 계속 하면 최소한 현상 유지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타이밍에 리버스를 하면 도리어 적기에게 공격 기회를 주어 매우 위험해집니다. 따라서, 리버스를 해야 할 타이밍인지 잘 모르겠다면 리버스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 시저스 (Scissors)
 앞에서 오버슛-리버스 상황을 반복해서 방어기가 nose-to-nose 전투 상황을 지속시킨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오버슛-리버스를 반복하면 두 비행기의 경로는 서로 엇갈린 S자 모양 혹은 가위와 같은 모양이 됩니다. 이러한 방어 기동 패턴을 두고 그 모양을 본따 시저스(Scissors)라고 부릅니다. 시저스라는 기동 이름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시저스 기동의 핵심은 방어기가 단순히 갈짓자로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기가 방어기의 비행경로를 오버슛하는 타이밍에 방어기가 리버스를 하여 지속적인 nose-to-nose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타이밍이 지켜지지 않고 방어기가 단순히 갈짓자로 비행하면 공격기에게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만약 적절한 조건에서 수행된다면 두세 번의 리버스 이내에서 공격기가 방어기의 3-9라인을 오버슛해서 상황이 역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의 조건이 좋았다면 방어기가 속도를 일부러 줄이지 않고 리버스 기동만 잘하더라도 공격기를 오버슛 시킬 수 있습니다. 오히려 처음에 속도를 너무 많이 줄이면 오히려 공격기의 추후 기동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져서 잘못한면 더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격기가 방어기의 의도를 미리 알고 속도를 줄이거나 고도 분리를 하는 등의 대응 기동을 한다면 공격기가 방어기의 3-9 라인을 오버슛하지 않고 시저스가 무한정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방어기는 속도를 의도적으로 줄이고 필요하다면 플랩을 이용하면서 저속 경쟁을 해야 될 것입니다. 어쨌든간에 공격기가 방어기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장기 시저스 상황이 되었다면 방어기의 게임플랜이 이미 실패하였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다른 게임플랜으로 바꿀 여지가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저스 (Scissors)

 시저스를 할 때는 방어기의 속도가 떨어지고 후방을 보면서 방어 기동을 하기 때문에 기수가 수평선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많은데, 시저스를 시도할 때는 기수가 수평선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기수가 수평선 이하로 내려가면 전방 이동속도와 선회 반경이 수평 선회를 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공격기를 오버슛 시키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그만큼 더 힘들어집니다. 방어기가 시저스를 하려는 의도를 공격기가 미리 안다면 위쪽으로 고도 분리를 해서 방어기의 3-9 라인을 오버슛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방어기가 시저스 도중에 강하를 하게 되면 공격기가 고도 분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되어 방어기 스스로 낭패를 자초하는 것이지요. 방어기가 시저스에 들어갈 때는 기수를 수평선 위로 약간 든 상태로 해야 그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시저스 상황은 짧은 순간이나마 적기의 사선을 지나가게 됩니다. 적과 가까운 거리에서 높은 각도로 교차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미사일 공격의 위험은 없겠지만, 순간적인 기총 사격을 받을 위험은 매우 큽니다. 따라서 완전한 평면으로 기동하면 적기의 순간적인 사격에 피격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기동 평면을 살짝씩이라도 불규칙하게 바꾸어서 적기와 교차할 때 적기의 사선 앞을 정직하게 지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위 설명은 편의상 수평면상에서의 시저스를 이야기한 것이고 그 모양을 따서 플랫 시저스(Flat scissors)라고 합니다. 그러나 nose-to-nose 상황은 3차원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시저스 역시 3차원적인 다양한 패턴이 존재합니다. 두 비행기가 같은 직선상에서 서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시저스를 한다면 버티컬 시저스(Vertical scissors)라고 하고, 두 비행기가 서로 상대를 향해 배럴롤을 계속 하는 것은 롤링 시저스라고 합니다. 롤링 시저스는 공격기가 방어기의 앞으로 추월을 하지 않으려고 배럴롤 기동을 한 다음 방어기가 그에 따라서 같이 공격기쪽으로 기동을 해서 생기기도 하고, 방어기가 처음부터 배럴롤 형태로 리버스를 한 다음 공격기가 방어기의 기동을 쫓으면서 생기기도 합니다. 롤링 시저스는 롤 방향을 바꾸면서 리버스를 하지 않고 적기를 향해 한쪽 방향으로 계속 배럴 롤을 하는 것이지만, 위나 옆에서 평면도를 보면 시저스 형태이고 실제로 플랫 시저스와 같은 nose-to-nose 상황입니다. 따라서 롤링 시저스에서도 시저스에서와 같이 저속 경쟁의 기준에서, 기수를 수평선 위에 두고 있을 때가 더 유리하다는 원리에 입각해서 전투를 수행해야 합니다.


 버티컬 시저스


 롤링 시저스

  브렉턴과 시저스는 단순한 형태이기 때문에 그 중요함을 소흘히 하기 쉽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브렉턴과 시저스를 할 줄 알기만 하더라도 웬만한 불리한 상황들을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습니다. 사실상 모든 방어기동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nose-to-nose 교전 상황을 만드는 것으로 귀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동이 단순하다는 것은 그만큼 실행하기 쉽다는 것이고, 반대로 어렵고 보기에 화려한 기동은 그만큼 성공하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일단은 단순한 기동으로 시작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더 어려운 기동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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