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투 기하학 *
공중전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과의 공간적 관계를 이해해야 하며, BFM 이론은 이러한 공간 관계를 정의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전투 기하학의 여러 정의들은 그 자체로서 전술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앞으로 전투기동을 설명해 나가는데 필요한 기본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통상 BFM에 관한 문서들은 위치 기하학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하는데, 여기에는 거리, Angle-off(교차각), Aspect Angle(측면각) 등이 포함됩니다.
1. 위치 기하학
1) 거리: 나와 적기사이의 거리를 말합니다.
비행
시뮬레이션을 할 때는 상황에 따라 미터법과 인치법이 자주 혼용되기 때문에 단위
변환을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행을 하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행 중에는 이 복잡한 수치들을 정확하게 변환할 필요는 없으며,
간단하게 암산으로 근사값으로 치환하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feet |
m (미터) |
yard |
1 |
0.3048 |
0.3333 |
3.281 |
1 |
1.0936 |
3 |
0.9144 |
1 |
km |
mile (육상 마일) |
Nautical Mile (nm; 해리) |
feet |
1 |
0.6214 |
0.5400 |
3281 |
1.6093 |
1 |
0.8690 |
5280 |
1.852 |
1.151 |
1 |
6075 |
2) Aspect Angle(측면각): 내가 적기의 꼬리에서부터 몇도 각도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Aspect Angle이 180도라면 적기는 나를 향해 곧바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며, Aspect Angle이 0도라면 적기는 나의 반대방향으로 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Aspect Angle은 미사일 사용시에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3) Angle Off(교차각): 마찬가지로 각도로써 측정이 되고 나의 비행방향과 적기의 비행방향과의 각도차이를 나타냅니다. 해군에서는 HCA(Head Crossing Angle) 또는 TCA(Track Crossing Angle)이라는 용어로 부르기도 합니다. Angle Off이 0도라면 나와 적기가 서로 평행으로 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Angle off가 90도라면 나와 적기가 직각으로 비행하는 것입니다.
* 주의: 해군에서는 AOT(Angle Off Tail)라는 용어가 공군의 Aspect Angle을 의미합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공군에서 쓰는 Angle off와는 개념이 다르므로, 어느 쪽의 자료인지를 파악해서 의미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전투
기하학
4) 기동 평면: 비행기가 선회를
하면 그 선회의 궤적이 대체로 하나의 평면 안에 포함되게 됩니다. 이를테면, 고도
1만피트에서 수평 선회를 한다면 그 비행기의 기동평면은 고도 1만피트의 수평면이
되고, 수직으로 루프를 한다면 수직면이 그 비행기의 기동평면이 됩니다. 기동평면은
공격과 방어 기동을 설명에 모두 쓰이는 개념입니다. 보통 영어 문서들에서는 plane
of maneuver, 또는 plane of motion 등의 용어로 표현이 되며, 이 때 plane은 평면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운동면, 기동면 등등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기동 평면이라는 용어로 통일해서 쓰겠습니다.
급격하게
기동하는 비행기의 기동 평면을 어림짐작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적기의 수직
꼬리날개의 연장면을 그 비행기의 기동 평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엄밀하게는
기동평면과 수직 꼬리날개면(양력벡터 방향)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고 약간의 각도 차가 있으나, 급격하게 기동할수록 양력벡터방향과 실제의 기동평면이 근접해집니다.
기동
평면
5) 방위각: 공중에서 방향을 말할
때에는 때에 따라서 상대적인 방향과 절대적인 방향 중 적당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상대적인
방향 표시법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시계방향법이 있습니다. 시계방향법은 내 비행기가
현재 향하고 있는 방향을 12시 방향으로 해서 시계원판을 내 비행기 위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하고 시계의 시간 표시의 방향에 대응하여 방향을 부르는 것입니다. 즉, 내 비행기가
향하는 방향은 12시이고, 내 왼쪽 방향은 9시가 됩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9시, 직후방은
6시 방향입니다. 상대 방위각은 말하는 사람이 향하고 있는 방향을 듣는 사람이 알고
있거나 같은 지점에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을 때 간편한 방법입니다. 이를테면,
두 비행기가 나란히 날고 있다고 가정할 때 왼쪽 전방을 말하고자 한다면 10시 방향이라고
하면 되겠지요. 그렇지만, 상대방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모르거나 서로의
거리가 멀다면 이 방법은 부정확해집니다. 예를 들면, A라는 비행기는 북쪽을 향하고
있고 B라는 비행기는 서쪽을 향하고 있다면, A 비행기에게 12시 방향은 B 비행기에게는
3시 방향이 되므로 공통의 참조로 삼을 수 없습니다. 또한, 두 비행기가 향하는 방향은
같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역시 이 방법은 부정확해집니다.
시계법
이렇게 상대적인 위치나 방향에 따라서 상대 방위법이 부정확해지고 공통의 참조로 삼을 수 없기 때문에, 공통의 참조로 삼을 수 있는 절대적인 방향 표시법이 필요해지게 됩니다. 방향표시법 중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으로는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부르는 방법이 있으나, 비행에서는 이를 좀더 세분화하여 원의 360도 각도에 대응하는 360도 방위각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 방법을 쓰면 북쪽은 0도 또는 360도 방향이 되고, 동쪽은 90도, 남쪽은 180도, 서쪽은 270도에 대응이 됩니다. 내 비행기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해도 동서남북 방향은 항상 똑같듯이, 360도 단위의 방위각도 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두 비행기가 같은 지점에서 한 비행기는 동쪽을 향하고 있고 다른 비행기는 서쪽을 향하고 있더라도, 북쪽에서 어떤 물체가 나타났다면 360 방향이라고 하면 어떤 방향인지 모두가 알 수 있습니다. 단,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 다른 비행기에서 방위각을 말할 때는 말하는 사람에서 보는 방위각과 듣는 사람이 보는 방위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360도
방위법
2. 공격 기하학
공격을
위해 적기에게
접근을 할 때에는 세가지의 접근 기하학이 있습니다. Pure-pursuit(일치 추적),
Lag-pursuit(지연 추적), Lead-pursuit(선도 추적)이 그것입니다.
추적
코스
1) Lag-pursuit: 내
비행기의 기수가 적기가 지나간 뒤쪽을 향하고 있다면 lag-pursuit입니다.
Lag-pursuit은 공격위치를 계속 유지하면서 결정적인 공격의 기회를 노리는데 사용됩니다.
래그 추적을 하면 적기와의 교차 각도가 높아지지 않고 적기의 6시 후방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대신, 접근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Lag-pursuit을
하면 적의 선회에 대응하여 급선회로 에너지를 잃지
않고 자신의 에너지를 보존하면서 지속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습니다. 넓은
관점으로 보면 lag pursuit은 적기보다 더 큰 선회반경으로 선회하되 G를 덜 당겨서
에너지를 유지하고 더 높은 속도를 통해 높은 선회율을 유지하여 공격위치를 유지하는
에너지 관리 선회의 기술입니다.
래그 추적이라고 해서 적기 뒤로 너무
느슨하게 추적을 하면 도리어 거리가 멀어지고 각도가 벌어질 수 있으므로, 너무
뒤쳐지지는 않게끔 해야 합니다. 대체로 전방 캐노피 창틀이나 HUD의 위쪽 끝이나
그보다 약간 위 정도에 표적을 위치시키면 적당한 래그 추적이 될 것입니다.
래그
추적
2) Pure-pursuit: 내
비행기의 기수가 곧바로 적기를 향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 Pure-pursuit입니다.
Pure-pursuit은 미사일을 발사할 때 주로 쓰는 접근 방법입니다.
원칙적으로
pure pursuit을 하려면 방어기보다 더 좁은 선회반경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방어기에
비해서 높은 에너지 손실이 초래됩니다. 퓨어 추적을 하려면 선회반경이 좁아야 한다는
것은 회전하는 자동차의 바퀴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자동차의 뒷바퀴는 항상 앞바퀴를
향하고 있으므로, 퓨어 추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회전을 하면
앞바퀴를 퓨어 추적하고 있는 뒷바퀴의 선회반경이 더 좁아지게 됩니다. 비행기의
퓨어 추적도 같은 원리입니다.
단, 실제로는
방어기의 선회경로의 안쪽으로 많이 파고들지 않더라도 받음각으로 인하여 공격기의 기수는
선회원의 접선 방향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적기쪽으로 꺾어져있게 되므로, 실제로는
위치에 따라서 퓨어 추적을 하더라도 반드시 방어기의 선회경로 안쪽으로 파고들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방어기가 나보다 20도를 더 선회한 상태이고 내 비행기의 현재 받음각이 20도라면,
두 비행기는 동일한 선회경로로 비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 방어기가 공격기의
받음각보다 높은 선회각도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pure pursuit을 하려면 방어기의
선회경로 안쪽으로 파고들어야만 하고, 이는 즉 공격기가 방어기보다 더 급격한 선회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ure-pursuit으로
계속해서 비행할 경우에는 결국 적기와의 angle-off나 aspect angle을 줄이지 못하고 높은 각도로 적기를
지나치게 됩니다.
퓨어
추적
3) Lead-pursuit: 내 비행기의 기수가 적기의 진행방향 앞쪽을 향하고 있다면 lead-pursuit입니다. Lead-pursuit은 기총 사격을 할 때 필요합니다. 내가 쏜 기총 탄환이 날아가는 동안 적기는 앞으로 움직이므로, 기총 사격을 할 때는 적기의 비행 방향의 앞쪽을 향해 사격을 해야 적기를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적절한 시점에서 lead-pursuit을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사일 발사시에도 쓰입니다. 퓨어 추적이나 리드 추적을 하면 적기와의 거리가 빠르게 가까워지지만, 그 대신 적기와 높은 각도로 지나치게 됩니다.
리드
추적의 단점
선회전이 시작되면 기수를 최대한 당길 수 있는 만큼 당겨서 적기를 기총 조준점에 계속 넣고 있으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하지만, 리드 추적을 하면 적기의 안쪽으로 파고들기 위해 적기보다 더 급격한 기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더 많이 손실하고 각도가 나빠지는 등 기동의 측면에서는 많은 단이 있으므로 적기를 기총 조준점이나 HUD에 계속 넣어두고 있으려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때문에, 리드 추적은 적기와의 거리를 좁히거나 무기를 발사할 때 등의 특정한 목적으로만 가급적 짧은 시간동안 이용해야 합니다. 특히 사격을 위한 추적중일 때에는 무작정 리드를 당기려고 스틱을 당기고 있어서는 안되고, 래그나 퓨어 추적 상태로 적의 움직임을 여유있게 따라가면서 에너지를 유지하다가 사격에 충분한 리드를 당길 여유가 있다고 판단될 때, 즉 지금 기수를 당겨서 쏘면 맞출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에만 리드를 당기고 사격을 해야 합니다.
리드
추적
* 기동 평면이 다를 때
이상의 세 경우에서 공격기의 기수가 향하는 방향으로 래그, 퓨어, 리드 추적 코스를
설명한 것은 공격기와 방어기가 비슷한 기동평면에 있을 때에 판단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하지만,
두 비행기간의 기동평면이 크게 어긋나있을 때에는 조금 다른 방법의 판단기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공격기의 기수 방향이 아니라 양력벡터 방향이 래그와
리드추적의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즉, 공격기의 양력벡터가 방어기의 뒤쪽을 지나면
래그 추적 상태이고, 방어기의 앞쪽을 지나면 리드 추적 상태입니다. 양력벡터가
적기를 지나면 퓨어 추적 상태입니다. (아래 삽화에서 각각의 삽화 가운데 위에 있는
주황색 선이 양력벡터를 나타냅니다)
기동평면이
다를 때의 래그, 퓨어, 리드 추적
3. Turn Circle (선회원)
Turn circle은 자신이 공격위치에 있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턴 서클은 말 그대로 선회하는 비행기가 만들어내는 원형의 선회 궤적입니다. 실제로
비행기가 지나간 비행 경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방어기가 최대한 급격하게 선회를 할 때 생길 수 있는 가상의
선회 궤적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공격기의
앞에 방어기가 있을 때 방어기가 선회를 해서 공격기에게 기수를 향할 수 있다면 공격기는
방어기의 턴서클 바깥쪽에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방어기가 아무리 타이트하게 선회를 하더라도 공격기에게 기수를 들이대지
못한다면 공격기는 방어기의 턴서클 안에 있는 것이고, 확실한 공격자의 상황에 있는 것입니다.
턴서클은 방어기의 선회정도와 공격기의 속도등에 의해서 영향을 받습니다. 적기가
더 타이트하게 선회할 수 있다면 방어기의 턴서클은 좁아지고 공격기가 방어기의
턴서클 속에 들어가기 힘들어집니다.
방어기가 멀리 있을 때 공격기의 속도가 높다면 방어기의 턴서클 안으로 더 빨리
들어갈 수 있습니다.
턴
서클
4.Turning Room (선회 공간)
Turning Room은 적기
쪽으로 선회를
해서
기수를 적기에게 돌리기 위해 필요한 선회
공간을
말하며, 수평이나 수직, 대각선등 어떤 방향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면적으로 설명하는 대부분의 기동들은 실제로 입체적인 방향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앞으로도 계속 유념해주십시오. 적기와 교전에 들어갈 때에는 터닝룸을 항상
염두고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위치와 각도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터닝
룸
5. Entry Window (기동 진입창)
Entry Window는 방어기의
방어기동에 대응하여 효과적인 공격 기동을 시작하기 위해 지나야 할 최적의 지점을
말합니다. 현재의 방어기의 선회능력과 속도를 근거로 그
경로를 역추적하면 공격기의 전방에서 적기의 교차각이 0이 되는 가상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데, 그 지점에서부터 적기의 선회원의 중심까지의 사이 구역이 엔트리 윈도우가 됩니다. 전방에서
방어기동을 시작하는 적기를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스틱을 당기려 하지 말고,
엔트리 윈도우를 파악하고
그 엔트리 윈도우를 통해서 기동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통상 래그 추적 상태로
기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만약, 엔트리 윈도우를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적기를 향해 퓨어추적을 한다면
적기의 선회원 중심을 넘어서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적기와 높은 각도로
지나치게 되어서 그 이후의 기동이 더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기동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공격 위치에서는 적기의 선회원 중심을 넘어서 내 비행기가 지나갈 정도로 기수를
당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엔트리
윈도우
6. Escape Window (이탈 창)
Escape Window는 당면한 적에 대해서 교전을 회피하고 적의 무기 사정거리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를 나타냅니다. 엔트리 윈도우와는 달리, escape window는
어떤 구체적인 기하학적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나타낸다는 것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교전을 중지하고 적에게서 이탈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escape window가 열려있다고 말하고, 교전을 중지하고 적기에게서 빠져나갈 수 없다면
Escape Window가
닫혀있다고 합니다. Escape window는 둘 중 한 명이 죽을 때까지 교전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상황이 불리해진 것을 알았을 때 빠져나갈 기회를 잡을 것이냐의 판단을 하는데
기준이 되는 개념입니다.
다대 다의 전투에서도 escape window를 정확하게 판단하면 적을 유인해서 아군에게
공격의 기회를 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직접 적과 교전으로 들어가야 할 것인가의 판단을
하는데
역시
중요하게 쓰입니다.
대체로 적기보다 상대적인 속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거리가 멀수록 escape window는
더 많이 열려있으며, Angle Off와 Aspect Angle이 높을수록 역시 escape window가 더
많이 열려있습니다. 그리고 적기의 무기 사거리가 짧을수록 또한 escape window는 많이
열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