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FM 개요 *

 근접 전투 기동은 공중전투 전술중의 최종적인 부분이며, 근접 전투 기동에 들어가기 전에 조종사는 통상 원거리의 무장운용, 그리고 속도 혹은 고도의 우위를 이용한 전투를 시도하게 됩니다. 또는, 어느 한편이 적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처음부터 근접 교전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근접 교전은 쌍방에게 모두 위험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불리한 측이 피격될 위험이 커짐은 물론, 유리한 측이라고 할지라도 기체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내야 하는 교전 중에 실수를 해서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지속적으로 근접 전투기동을 하면 에너지가 급격히 소모되기 때문에 교전 중인 적기의 도움 요청을 받고 다가오는 적기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적기 등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해서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통상 교전이 치열해지고 접근전이 될수록 교전 중지의 가능성이 점차 낮아질 뿐만 아니라 직접적이나 잠재적으로 피격될 위험이 커지므로, 근접 전투기동을 통해서 적을 제압할 것인지의 여부는 가급적 신속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더라도, 가급적 교전을 회피하고 이탈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한 뒤 불가피할 경우에만 근접 전투기동을 통해서 당면한 위협을 피하려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BFM이란 Basic Fighter Maneuvers, 즉 기본 전투 기동의 약자입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시피, 전투기동의 목표는 적이 나를 공격하지 못하면서 나는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위치로 가서 적을 격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BFM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말합니다. 공중전의 전투기동을 설명하면서 하이 요요, 배럴 롤 등과 같은 단편적인 기동 위주로 설명되어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BFM의 일부입니다. 그렇지만, 공중전은 장기나 바둑에서 상대가 이렇게 하면 나는 저렇게 하고...하듯이 여러 단편적인 기술들의 주기적인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과 같이 위치와 에너지의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적을 관측하고, 적의 기동을 예측하고, 그 예측에 입각해서 기동을 하는 과정들을 구분해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동시에 끊임없이 계속하여야 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전투 기동술이라고 이름이 붙은 몇 가지의 기동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공중전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도 적과 나와의 상대적인 위치관계, 에너지 상태 등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공중전의 원리에 입각해서 여러 기동 패턴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이해하는 것이 전투를 승리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BFM을 순식간에 적의 뒤를 물어 격추를 할 수 있는 고수가 되는 비법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BFM은 공중전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는데 사용해야 할 기본 원리의 집합입니다.

 더 나아가, 전투기는 링 위에서 공정한 조건으로 상대를 맞아 싸우는 시합에 참가하는 선수가 아니라, 군대들이 맞붙는 전쟁에서 싸우는 하나의 무기입니다. 보병들의 전투가 1대1의 싸움의 연속이 아니라 수많은 병사들로 이루어진 집단간의 싸움이듯이, 공중전도 여러 대의 아군과 적기가 참여하는 혼란스러운 집단 전투입니다. 이러한 혼란한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싸우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술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1대1 전투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위험 부담이 더 커지더라도 적을 물리칠 가능성을 더 높이는 모험적인 방법이 뛰어난 전투기동술이라고 생각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대다 상황에서는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적의 피해를 최대화하는 것을 전투의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안전한 방법을 취하여 불필요한 손실을 당하지 말고 동료와 협조해서 적을 궁지에 몰아넣어야 합니다. 따라서, 각 개인의 전투기동이 더 큰 규모의 전투의 일부라는 점을 전제한다면 BFM을 실전에 응용하는 관점도 조금 달라지게 됩니다. 게임 매뉴얼과 같은 여러 공중전 관련 자료들에서 BFM 위주로 공중전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단지 지면상의 제약 등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일 뿐, BFM 그 자체가 공중전을 승리하기 위해 조종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BFM에서 일대일 상황을 기준으로 해서 여러 상황들을 설명하는 것은 단지 공중전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편의상의 가정일 뿐이고, 전투에 나가서 적과 일대일로 싸우라고 일대일 교전 상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BFM은 전투조종사가 전투집단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데 필요한 능력을 갖추어 나가는 주춧돌의 역할을 합니다.

 

 공중전투 메뉴로  |  앞 페이지로  |  맨 위로  |  다음 페이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