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력이 높은 기종의 근접전 시 에너지 관리 *

앞 장에서 설명한 전투 기동 시의 에너지 관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전투기가 급기동을 하면 항력이 커지고 엔진의 힘만으로는 이걸 상쇄하지 못해서 속도가 떨어지고, 속도가 떨어지면 기동을 위한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선회율이 같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틱을 더 많이 당길수록 에너지가 더 손실되고요. 다만 대체로는 그러하나, 예외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추력이 좋은 4세대급 이상의 일부 전투기들은 잉여추력 성능이 좋기 때문에 스틱을 살짝만 풀어도 속도가 잘 늘어나서, 스틱을 풀어주는데 선회율이 도리어 높아지는 영역이 있습니다.


앞 장에서 팰콘 4.0 매뉴얼에 나오는 F-16의 E-M 차트를 설명드렸습니다. 다시 이 차트를 가지고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우선 코너속도에서 스틱을 최대로 당기면 최대 순간선회율이 나옵니다. 코너속도에서 최대 순간선회율로 선회를 하면 비행 성능이 예를 들면 빨간 화살표 선을 따라 위 그래프의 1)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가게 되고, 그 지점은 잉여추력이 마이너스, 즉 Ps < 0인 영역입니다. 다시 말해 그 속도에서 그 정도 G와 선회율로 선회를 하면 고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속도가 줄어들죠. 속도가 줄어들면 그에 따라 비행 성능이 1)에서 2) 지점으로 가면서 선회율이 줄어듭니다. 그러다가 2) 지점이 되면 그 곳은 Ps = 0(연두색 박스)에 걸치는 지점이므로 더 이상 속도가 줄지 않고 그 상태대로 돌게 되죠. 즉 스틱을 최대로 당겨서 최대 순간선회율로 선회르 하면 위 그래프에서 주어진 조건에서는 속도와 선회율이 점차 줄면서 결국에는 2G에 초당 10도 정도의 선회율로 비행성능이 고정이 됩니다. 이 속도에서는 이 이상의 G를 당길 수 없죠. 프로펠러기에서는 스틱을 더 당기면 실속에 빠지고, FBW 비행제어시스템을 갖춘 F-16에서는 스틱을 끝까지 당겨도 기체가 더 이상의 반응을 안 합니다. 그래서 팰콘 게임에서 스틱을 최대로 당기면서 선회 싸움을 계속 하다보면, 아무리 팔 빠져라 스틱을 당기면서 상상 속으로는 힘겹게 선회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2G로 밖에는 못 도는 상황이 되어있곤 하죠. 프로펠러기같은 경우라면 스틱을 풀어서 선회율을 낮추고 증속을 해야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 그래프의 조건에서 F-16은 선회율을 크게 포기하지 않고도 속도를 회복하고 따라서 선회율도 다시 높일 수 있습니다. 다음 그래프를 보시죠.

위 차트는 첫 번째 차트의 일부를 확대한 것입니다. 첫 번째의 차트에서, 최대 선회율로 선회를 하면 비행 성능이 1)에서 2)로 가서 2G에 초당 10도로 고정이 된다고 했죠. 그게 두 번째 차트의 1번 위치입니다. 여기서 스틱을 미세하게 풀어줍니다. 스틱을 푼다는 것은 같은 속도에서 G를 낮추고 선회율을 낮춘다는 것이죠. 그러면 비행성능이 1번에서 2번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면 Ps = 0이었던 것이 PS > 0의 조건이 되죠. 그러면 고도가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 속도가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비행 성능이 2에서 3으로 가게 되죠. Ps = 0 라인이 오른쪽으로 가면서 높아지니까, 3번 위치에서는 Ps = 0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스틱을 미세하게 다시 당길 수 있는데, 그러면 비행 성능이 4번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1번에 비해서 4번이 속도가 약간 높아졌고 선회율도 약간 높아졌죠. Ps = 0은 넘지 않고요. 설명의 편의상 비행성능이 이렇게 각지게 움직이는 것으로 표시를 했습니다만, 실제로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연속 조작과 반응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속도와 선회율을 같이 천천히 올릴 수 있게 되고, 비행 성능은 Ps = 0 라인 부근을 따라서 붉은색 화살표 선의 끝인 5번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면 2G에 초당 10도 선회를 하던 것이 7G에 초당 14도로 선회를 할 수 있게 되죠. 이건 순간선회율이 아니고 그 속도로 계속해서 돌 수 있는 지속 선회율의 정점입니다. Ps > 0인 비행 조건에서는 언제나 이 지속선회율 정점으로 비행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필요하다면 스틱을 더 당겨서 최대 순간선회율을 낼 수도 있고요.

간단하게 다시 정리하자면, 주어진 차트의 조건에서 최대 선회율로 선회를 계속하다가 저속의 낮은 G 상황에 빠지게 되었을 때 스틱을 미세하기 풀어주어서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면 선회율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모든 비행기가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차트에서처럼 비행 성능의 범위와 Ps = 0 라인이 만나는 저속의 낮은 G 지점(두 번째 차트의 1번)에 비해서 최대 지속 선회율 구간의 선회율 수치가 더 높은 비행특성을 가진 기체에서만 이런 식으로 스틱을 살살 달래면서 선회율을 다시 높이는 에너지관리법을 쓸 수 있습니다. 엄격하게 말해서 이 차트의 사례는 팰콘 4.0에 나오는 F-16 블록 50/52에 한정된 케이스이고, 비슷한 형태의 차트를 가진 기종들에 한해서 조건에 따라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체로는 4세대기급 이상의 추력이 좋은 기종들에서 이런 에너지 관리 특성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차트만 놓고 이론상으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팰콘 게임에서 F-16으로 실제로 구현 가능하고, 팰콘으로 근접전을 할 때 제가 자주 쓰는 요령입니다.

단 이 요령은 선회율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관리한다는 것이 핵심인데, 이 요령을 저희 3166 가상비행대대원분들과 함께 연습해보니 한 가지 공통과실이 나타났습니다. 이 방법을 정확히 수행하려면 맨 처음에 스틱을 풀어줄 때 아주 미세하게 풀면서 속도계가 아주 천천히 올라가도록 하면서 속도가 올라가는 비율을 봐가면서 스틱 압력을 계속 미세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스틱 미세조정을 잘 해내지 못 하는 경우에는 스틱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풀어서 속도는 빠르게 늘지만 선회율이 오히려 현재보다 더 떨어져버리는 조작 과실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차트로 설명하자면 아래 차트와 같습니다.

스틱을 너무 많이 풀면 위 차트의 빨간색 화살표에서와 같이 속도는 빨라지지만 선회율이 도리어 낮아지는 상황이 됩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Ps값이 0보다 크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다시 스틱을 세게 당길 여지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적기와 급박한 선회전을 하고 있는 도중에 스틱을 풀어서 선회율을 떨어뜨려 버리면 속도의 이점을 활용하기도 전에 적기가 내 꽁무늬를 곧바로 물고 공격을 해올 수도 있죠. 그래서 스틱을 미세하게 풀어줘서 맨 처음의 선회율 하락이 실제로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 선에서 조작을 해서 곧바로 속도와 선회율을 다시 올릴 수 있도록 해야만 선회전 상황에서 각도 손해를 보지 않은 채로 선회율 향상 효과로 직접적인 유리성을 얻을 수가 있고, 이러한 미묘한 조작요령이 이번 포스팅에서 설명하는 에너지 관리 테크닉의 핵심입니다.

앞서서, 이 요령은 위의 차트들과 비슷한 비행 성능 특성을 가진 기종에서만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단적인 비교대상으로서 예를 들자면 추력이 약한 프로펠러기는 이런 요령을 쓸 수 없는데, 비교를 위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위 차트도 앞에서 설명에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옛날 게임인 워버드 1.11에 나오는 P-38L 기종의 차트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기종은 최대 순간선회율로 선회를 지속하면 하중은 2.5G, 선회율은 초당 17도 정도에서 비행 성능이 고정이 됩니다. 빨간 화살표의 시작 부분에 해당하고요. 여기서부터 Ps = 0 라인이 오른 쪽으로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에, 여기서는 스틱을 살살 풀면 속도는 늘어날 수 있지만, 속도를 늘리려면 Ps = 0라인의 안쪽에 머물러야 하므로 속도를 늘리자면 선회율 감소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프로펠러 전투기와 초기의 제트전투기는 한 번 선회전에 들어가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속도 손실을 전투 도중에는 보충하기 힘들기 때문에 근접전에서 끝장을 보게 되거나, 윙맨하고 협력해서 교전하면서 교대로 에너지를 회복하는 요령을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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