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팰콘 4.0 *

이제 슬슬 제트기로 넘어가보자. 이제부터는 대표적인 제트 전투기 시뮬레이션 중 하나인 팰콘 4.0을 이용하여 서방측 제트기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편대 전술과 요격, 작전 운영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팰콘 4.0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오래된 게임이기는 하나 서방측 전투기의 항공전자장비 구조를 가장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고 동적 캠페인에서 훌륭한 전장환경 체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에 강의 교재로 삼기에 여전히 적당할 것 같다.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된 팰콘 4.0 얼라이드 포스(Allied Force)를 기준으로 이후의 강의를 진행한다.


팰콘 얼라이드 포스

1. 게임 소개
팰콘 시리즈의 계보는 길게는 1988년의 팰콘 AT 게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후 꾸준한 진화를 거듭하여 98년에 팰콘 4.0이 나왔고 이를 업그레이드한 팰콘 얼라이드 포스(2005년작)가 현재 공식으로 유통되는 최신 버전이다. 팰콘4.0 출시 당시 우리나라의 최신 전투기종이던 KF-16과 같은 기종이 등장하고 한반도가 배경이라는 이유 때문에 전투비행시뮬레이션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공을 했었다.

팰콘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무엇보다도 실제 전투기와 전투를 충실하게 재현한다는 개념으로 비행시뮬레이션의 완성도의 기준이 되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완성도를 위해 미공군의 현직 조종사가 팰콘의 초기 버전부터 꾸준히 제작에 참여하여 전투기의 시스템은 물론 전투와 작전에 대한 많은 지식들을 게임 개발자들에게 제공해왔다.


팰콘 시리즈 제작에 오랜 기간 참여해온 미공군 주방위군의 Pete Bonanni

이러한 실제 공군의 실무 지식들을 바탕으로 게임에서 현실감 있는 전장 체험을 제공해주는 팰콘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동적 캠페인이다. 동적 캠페인이란 적군과 아군이 언제 어디서 나올지 미리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싱글 미션과 달리, 전체 전장의 적군과 아군의 육, 해, 공 유닛들이 군사 교리에 따라 자동으로 전투를 벌이며 게이머는 그 큰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한 명의 전투원이 되는 것이다.


팰콘의 가장 큰 특징인 동적 캠페인

동적 캠페인은 단순히 적기의 위치가 정해지느냐 아니냐의 차이로만 끝나지 않는다. 적기의 등장을 게이머가 미리 알고 있다면 미래에 등장할 적기를 예상해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1분 후에 상대적으로 저성능 적기인 MiG-29가 2대 나오고 5분 후에는 중거리 교전 능력이 있는 고성능 적기인 Su-27이 2대 나온다고 해보자. 나중에 나오는 고성능 적기를 이겨야 그 판을 깰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게이머는 저성능기와의 전투에는 무기를 아껴 쓸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예견할 수 없는 실제 전투에서라면 일단 지금 만난 적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즉 동적 캠페인에서는 게이머가 게임을 하기 위해 생각하는 방법이 실제 전투에서와 더 비슷해진다. 동적 캠페인을 팰콘 만큼 재현한 비행시뮬레이션은 아직 없다.

이렇게 현역 공군의 실무 지식이 게임에 많이 반영되고 현실감 높은 전장환경이 제공되다 보니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도 역시 현역 공군의 실무 지식이 필요해진다. 실제로 팰콘 플레이어들은 전투기의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F-16의 기술매뉴얼을 찾아보기도 하고, 임의로 만나는 적과 더 잘 싸우기 위해서 전술을 공부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게임을 통해 공군이 하는 일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이 연재물의 취지와도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인 것 같다.)

2. 메뉴
여러 가지 종류의 메뉴가 제공되어 플레이어의 취향 혹은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비행과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플레이 메뉴가 다양하고 또 이 메뉴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쉽게 접속해서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배틀넷과 같은 공식 멀티 서버가 없음에도 팰콘 출시 당시 이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여러 동호회들이 가상 비행대대 형식으로 활동을 했었다. 게임 조작이 복잡하고 동호회들의 성향이 까다로워 일반적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받아들여지지만 여러 종류의 플레이 방법을 제공하는 메뉴들을 잘 활용하면 혼자서도 비교적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는 것도 역시 얼마든지 가능하다.

메인 메뉴 구성은 다음과 같다.


팰콘 얼라이드 포스 메인 메뉴

1) Instant Action: 오락실 게임과 같이 아군은 나 혼자 뿐이고 무장은 무한대이다. 난이도에 따라 점점 고성능의 적들과 싸우게 된다. 지상 폭격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쏘고 격추하면서 즐길 수 있는 메뉴이다.
2) Dogfight: 아군과 적군의 종류, 고도와 거리, 무장 등 기본적인 설정을 정해서 간단한 공중전을 해볼 수 있는 메뉴이다. 즐기기 위한 용도뿐 아니라 특정한 조건을 설정해서 공중전 연습을 하기에도 좋다.
3) Training: 팰콘 조작법을 단계 별로 배울 수 있도록 만든 싱글 훈련 미션. 매뉴얼을 참고하면서 미션 하나 하나를 순서대로 따라 해보면 팰콘의 기본적인 기능들과 비행 조작법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다.
4) Tactical Engagement: 단일 임무 메뉴. 기본으로 들어있는 미션들 이외에도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었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미션을 불러와서 플레이 할 수 있다.
5) Campaign: 동적 캠페인. 자동으로 생성되는 전체 전쟁의 항공임무명령서(ATO) 중 원하는 F-16 대대의 미션을 선택해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 플레이어의 임무수행 결과가 전쟁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

3. 비행
제트 전투기의 비행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항공기에 탑재된 장비를 다루기 위해서 복잡한 조작법이 필요하지만, 프로펠러기에 비해 비행 자체는 더 쉽다. 특히 F-16은 조종간 조작이 비행기 날개에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조종간 입력을 전자신호로 바꾸어 컴퓨터가 최적의 제어 명령을 날개에 전달하기 때문에 비행 자체의 부담이 매우 적다. 어떤 면에서는 간략화된 비행모델을 가진 쉬운 게임인 파이터 에이스와 조작하는 느낌이 비슷할 정도이다. 심지어 컴퓨터가 비행 한계치를 임의로 제어해주기 때문에 급격한 기동을 할 때 날개의 받음각이 지나치게 커져서 실속과 스핀에 들어갈 위험도 거의 없고 조종사는 대개의 경우 스틱을 끝까지 당기면서 기동할 수 있다(체력이 버티는 한). 따라서 프로펠러 전투기로 급격한 기동을 하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면 팰콘으로 정확한 기동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시야가 좋기 때문에 이륙은 별 문제가 없겠다. 활주로에 정대한 후 최대 출력으로 가속하면서 약 150kts의 속도가 되면 기수를 10도 정도로 들어준다. 이륙이 확실히 되었으면 G를 눌러 기어를 접는다. 300kts를 넘을 때까지 기어를 접지 않으면 기어가 손상되므로 주의한다.

착륙은 3도의 활공각과 11~13도의 받음각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행기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 것도 탑재하지 않고 연료도 거의 떨어졌을 경우 약 145~150kts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하면 매우 까다롭다. 왜냐하면, 스로틀을 움직여서 속도를 바꾸면 활공각도 달라지고 스틱을 움직여서 활공각을 바꾸면 속도도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도, 활공각, 그리고 접지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스로틀과 스틱을 계속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고도가 약 100피트가 되면 스로틀을 천천히 최소한으로 당기면서 활공각이 거의 수평에 가깝게 부드럽게 착지가 되도록 스틱을 살짝 당기는 조작을 해준다.


적절한 착륙 접근 자세

4. 난이도
앞서 소개한 프로펠러 전투기 게임들은 현실성의 측면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가까운 여러 가지 세부 난이도 옵션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난이도를 취향에 맞게 조정하고 즐기기를 추천했었다. 그렇지만 팰콘의 경우에는 난이도 옵션 하나하나가 전체 비행 경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낮은 난이도로 플레이 하다가 높은 난이도로 바꾸면 거의 게임을 새로 배워야 하는 셈이 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처음부터 최대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단 연습을 편하게 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원래의 연습 목적을 해치지 않는 일부 난이도 옵션(연료, 무기 등)를 조정하는 정도는 괜찮겠다.

팰콘은 다양하고 훌륭한 전장환경을 제공해준다. 그래서 그저 편하게 쏘고 즐기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체계적으로 연습하면 더 좋은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체계적으로 공부해서 팰콘이 제공하는 전장상황을 더 잘 경험해보고 싶다면 아마도 매뉴얼에 있는 조작법을 다 익히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따라서 적과 싸워 이기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쓸모 있는 조종사가 되려면 단순히 F-16이라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방법 이상의 많은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앞으로의 강좌들에서 팰콘을 기본 교재로 해서 그러한 부분들까지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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