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조종 *
말을 타고 달릴 때 말에게 채찍질을 한다고 해서 말이
앞으로 전진하는 물리적인 힘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으며, 말의 고삐를 당긴다고 해도
역시 말이 정지하도록 하는 물리적인 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찍질을 하는
것이나 말고삐를
움직이는 것은 기수와 말이 서로 약속한 방법으로 기수가 원하는 것을 말에게 나타내어주는
의사소통이지요.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도, 내가 원하는 것을 비행기에게 말해주는
일종의 대화입니다. 물론 아래의 기본 비행방법 설명들은 물리학적인 힘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지만, 여기서 사용하는 물리학적 개념들은 비행기와 대화를 하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번역용 언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순히 운전대를 왼쪽으로 돌리면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오른쪽으로 돌고 악셀레이터를 밟으면 앞으로 가고...하는
식의 직선적인 기계 조작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비행기가 움직이게끔 하려는
목적으로 비행기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즉 조종간을 움직임으로써 비행기에게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죠. 기계를 움직여서 물건의 위치를 옮겨놓는다는 생각으로 조종을 하면, 비행기는
억지로 고삐에 끌려가는 말과도 같이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무생물인 비행기를 생물인 말과 비교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이런 표현은 어떨까요. 새들은 항상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날 수 있으며, 날다 말고 비행 불능 상황이 되어서 추락해 죽지도 않습니다.
자기 몸이니까요. 비행기도 조종사의 몸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걸음을 걸을 때
한 걸음을 뗄 마다 의식적으로 다리 근육을 움직인다고 뇌에서 생각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듯이, 비행기를 조종할 때에도 일단 비행에 몰두하게 되면 내가 스틱을
당기는지, 미는지, 스로틀을 올리는지, 내리는지, 그런 것들을 일일이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종사와 비행기의 움직임이 서로 동화되어 무의식적으로
모든 조종면들을 자연스럽게 조화시켜 나감으로써 비로소 비행기를 내가 원하는 바대로
움직이게끔 할 수 있습니다.
1. 수평비행
수평 비행을 하려면 우선 수평비행의
자세부터 잡을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비행 자세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려면
수평선을 참조하면 됩니다. 옛날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그래픽의 한계로 인하여 수평선이
명확하게 선으로 구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시뮬레이션들은 수평선 부근에 그래픽이
부드럽게 흐릿해지는 그라디에이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종종 정확한 수평선을 찾기가 힘듭니다.
아마도 실제의 시야를 가깝게 묘사하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이렇게 흐릿한 수평선
부근에서 어디쯤이 수평선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해두는 것이 자세 판단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러한 가상의 수평선을 정하였다면 그 가상 수평선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지 않고 모니터 상에서 평행이 되게끔 하고 기수를 대략 가상 수평선방향으로
향하게끔 하는 것이 대략적인 수평 비행 자세입니다. 보통 기총이 비행기 동체 축과
나란하게 장착되어있으므로, 기총 조준기를 수평선 부근에 맞추면 됩니다.
단, 기체 축이 향하고 있는 방향과 비행기가 진행하는 방향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비행기의 실제 비행 경로는 기수의 피치 각도보다 더 낮은 각도를 향합니다. 그러므로, 기수의 피치각을 수평선에 맞추었다면 실제로는 수평비행 상태가 아니라 약간 하강하는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이를 감안하여 어느 정도 기수를 가상 수평선 위쪽으로 들어주고 있어야 비행방향은 수평방향을 향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로 기수를 들어주어야 수평비행이 되는지는 같은 비행기라도 속도에 다라서 달라집니다. 느린 속도일수록 받음각이 높아지기 때문에, 느린 속도로 비행하고 있을수록 고도를 계속 똑같이 유지하는 수평 비행을 하려면 피치 각도를 상대적으로 높여주어야 합니다. 현대 제트기의 경우에는 HUD에 가상 수평선, 비행기의 좌우 뱅크각과 피치 각도 표시, 실제 비행 방향을 나타내는 Flight Path Marker 등 비행자세를 잡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이 모두 나오므로 그 표시들을 기준으로 수평 비행 자세를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HUD가 없는 프로펠러기나 구형 제트기들에서는 어느 속도에서 기수를 어느 정도 들어주고 있어야 수평비행이 되는지는 감으로 대강 아는 수밖에 없고, 계기판에 있는 아날로그 자세계와 상승률 지시계기를 보면서 정확한 수평비행 상태를 맞추어야 합니다.
제트기와
프로펠러기의 수평 비행 자세 목측
비행기의 자세를
잡을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아주 작은 자세의 오차가 있더라도 그것을 그냥 놔두면 매우 큰 비행 제원의 오차를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뱅크나 피치가 1° 만 비뚤어져있다고 해도 그대로 놔둘
경우 비행기는 엉뚱한 방향과 엉뚱한 고도로 가게 됩니다. 따라서 원하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조종을 해야 합니다. HUD가 있는 제트기를 예로
들면, HUD의 여러 선들이 모니터상의 픽셀 하나라도 어긋나지 않게끔 완벽한 자세를
맞추어주어야 합니다. (위 그림은 HUD 표시를 식별하기 쉽도록 일부러 약간의 오차를
발생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는 비행기의 롤 축과
피치 축을 수평비행이 되게끔 맞추었습니다. 비행기의 자세에는 롤 축과 피치 축
말고도 요우 축이 더 있습니다. 요우 축도 맞추어 주어야 정확한 수평 비행 상태가
됩니다. 요우 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말해 비행기의 자세는 수평상태이지만
한쪽 옆으로 미끄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행기가 똑바로 앞으로 비행하지 않고
옆으로 미끄러지고 있으면 비행의 효율이 많이 떨어지겠지요. 옆바람이 분다거나
엔진의 출력이 바뀌는 만큼 토크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요우 축은
항상 한쪽으로 어긋날 수 있습니다. 요우 축이 어긋나 있는지도 HUD나 Slip Indicator라고
하는 아날로그 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Slip Indicator를 보는 법은, 가운데
들어있는 작은 공이 물방울처럼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옆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공이
오른쪽으로 가있으면 비행기가 왼쪽으로 밀리고 있는 것(1)이고, 반대로 왼쪽으로
가있으면 오른쪽으로 밀리고 있는 것(3)입니다. 러더를 움직여서 이 공이 중앙에 있도록
유지를 하면 롤, 피치, 요우의 3축이 모두 수평 비행 축선이 맞는 것입니다.(2)
자동차는 핸들을 중앙에 놓고
있기만 하면 직진 주행이 됩니다. 그렇지만, 3차원에서 움직이는 비행기에는 물리적인
힘이 계속 작용하기 때문에, 수평 비행을
위해서는 자세를 잡는 것 이상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스로틀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자세를 잡아서 수평비행을 하고 있다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스로틀을 어느
정도
올렸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렇다면 우선 속도가 높아지겠지요. 속도가 높아지면 양력이
커집니다. 양력이 커지면 그에 따라 기수가 위로 들리게 됩니다. 기수가 위로 들리면
비행기는 상승을 하게 되겠지요. 상승을 하면, 속도가 줄어듭니다. 속도가 줄어들면
양력도 줄어들고, 기수는 다시 내려가게 됩니다. 기수가 내려가면 속도가 늘어나고
다시 양력이 커집니다. 이런 식으로 기수가 위아래로 계속 반복해서 흔들리겠지요. 이와 같이, 비행기의
4개 축이 모두 안정된 수평 비행 상태에서 4개 힘 중의 어느 하나가 바뀌면 비행기의
자세도 바뀌게 됩니다. 앞의 예에서, 속도가 늘어날 때 기수가 위로 올라가지
않게 하려면 스틱을 앞으로 약간 밀어주어야 하겠죠. 물론 엔진 출력이 바뀌면
요우나 롤 축에 가해지는 힘도 바뀌게 되고 그 축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에일러론이나
러더에도 일정한 힘을 가해주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듯, 비행기가 어떤 속도와
자세를 유지하고 있기 위해서는 조종간을 그냥 중립에 놓고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러더, 에일러론, 엘리베이터에 일정한 힘을 주고 있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조종사는 비행하는 내내 조종장치들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각 조종장치들에는 트림이라고 하는 미세조정 장치가 달려 있습니다. 트림은 기본 조종장치처럼 계속 힘을 넣고 있지 않아도 되고, 한쪽으로 트림을 움직여주면
그 위치가 유지됩니다. 예를 들어, 비행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스틱을 밀어주고
있어야 한다면, 스틱을 밀어주는 대신 엘리베이터 트림을 원하는 만큼 밑으로 내려줍니다.
그러면 조종사가 스틱에 계속 힘을 주지 않고도 원하는 자세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요우 트림이나 러더 트림도 같은 원리로 조종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조종사는 단순히 기체의 속도가 바뀌면 그를 보충할 수 있는 만큼의 트림을 조절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트림은
비행 축선을 맞출 때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조종간의 한쪽으로 일정한 압력을
계속 주고 싶을 때에도 활용을 할 수 있습니다. F-16과 같은 현대의 제트기들은 트림 조종을 하지 않더라도 조종 컴퓨터가
알아서 자동으로 트림을 맞춰주기도 합니다.
2. 상승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기수를
하늘 쪽으로 향해서 추력이 위쪽으로도 작용하게 하여 전체 양력을 높이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수를 적당히
당겨주면서 출력을 증가시켜 속도를 높여줍니다.
기수를 당기면 속도가 줄어들게 되므로 보통 상승할 때에는 기수를 당기면서 그에
따라 필요한 만큼 엔진 출력도 같이 늘려주어야 합니다.
급상승을 할 때에는 엔진 출력을 최대로 하더라도 속도의 감소가 뒤따르게 되어
무한정 상승할 수 없으므로,
실속에 빠지지 않도록 속도에 주의해야 합니다.
3. 하강
하강을 하려면 속도를 줄여 양력을 감소시키거나, 기수를 아래로 밀어주면
됩니다.
기수를 아래로 내릴 때 고도가 내려가는 것은 부연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기수 각도가
그대로이더라도, 속도가 줄어들면 양력이 줄기 때문에 비행기는 하강하게 됩니다.
받음각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착륙 접근을 할 때와 같이 느린 속도에서는 기수 각도를
구대로 유지한 채로 스로틀을 조정하기만 해도 고도변화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강율을
미세조정하고자 할 때 흔히 이렇게 엔진 출력으로 하강율을 조절하는 방법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엔진 출력이 일정한 채로 기수를 아래로 내려서 하강을 할 때에는 중력의 영향으로 속도가 증가하며, 급강하를 할수록 더욱 급격한 속도의 증가를 가져옵니다. 급강하로 인하여 속도가 너무 높아진다면 기체의 조종성능이 현저하게 나빠지거나 조종간이 말을 듣지 않는 조종불능에 빠지게 되며, 심한 경우에는 기체가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급강하를 할 때에는 출력을 적당히 줄여주어서 기체의 조종성을 잃지 않게끔 해주어야 합니다. 급강하 도중에 속도가 지나치게 붙어서 조종불능 상태에 빠지면 기수를 다시 들어올려서 속도를 다시 줄일 수가 없어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대로 지면에 충돌해 버릴 수가 있기 때문에, 속도가 늘어나서 조종성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지면 충돌의 위험성을 유의하며 조종불능에 완전히 빠지기 전에 미리 속도를 조절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조종 불능에 빠졌다면 스로틀을 최소로 줄이거나 극단적인 경우 엔진을 끄고, 브레이크, 플랩등 공기 저항을 늘릴 수 있는 장치를 모두 가동하고(경우에 따라서 러더를 차주는 것도 감속과 조종성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가급적 기수를 수평선 쪽으로 올려서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4. 선회
기체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이고(롤 조작)
방향타(러더)를 선회하려는 방향으로 조금 밀고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기체가 서서히 선회하게
됩니다. 동작은 기본적으로 단순하지만, 전투기동에 필요한 기동의 원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조금 세부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비행기에 작용하는 4가지 힘을 설명한 부분에서, 수평 비행 자세에서 기체에 뱅크를 주면 양력의 수직축 성분이 줄어든다고 했던 점을 기억하실 겁니다. 수직축 성분이 줄어드는 대신, 수평축 성분이 새로 생기게 되지요. 여기서 새로 생긴 수평축 성분이 비행기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선회하게 하는 힘입니다. 반면 양력의 수직축 성분이 줄어들었으므로 기수가 아래로 떨어지고 고도가 내려가 됩니다. 이를 보상해주기 위해서는 스틱을 약간 당겨주어야 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비행기가 뱅크져 있으면 중력이 비행기의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비행기가 한쪽으로 밀리게 됩니다. 즉, 요우축이 한쪽으로 밀립니다. 이 때 비행기의 기수가 선회의 안쪽을 향하도록 비행기가 밀린다면 skid라고 하고, 반대로 비행기의 기수가 선회의 바깥쪽을 향하도록 밀린다면 이는 slip이라고 부릅니다. 밀리는 방향과 이름이 무엇이 되었던 간에, 러더를 차서 slip indicator의 공이 한쪽으로 흐르지 않고 중앙에 놓이게끔 조정을 해주면 비로소 깔끔한 선회가 됩니다.
선회시에 뱅크는 얼마나 주어야 하고 기수는 어느 정도로 들어주어야 할까요? 어느 정도의 뱅크로 선회를 해야 하는가는 기본적으로 조종사의 마음입니다. 순항시에는 보통 뱅크각 30도 이내로 천천히 선회를 하게 됩니다. 수평 선회를 한다고 가정한다면, 뱅크를 더 많이 줄수록 선회를 더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양력손실이 그만큼 커지므로 스틱을 더 많이 당겨야 고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뱅크각이 작을 때는 기수를 당기는 것이 고도 유지를 위한 약간의 조절을 하는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뱅크각이 커질수록 날개의 양력 방향이 수평에 가깝게 눕게 되므로 높은 뱅크각에서는 스틱을 당기는 그 자체가 선회를 하는 주된 힘으로 작용합니다. 보통 "급선회(영어로는 뱅크 턴;bank turn)를 한다"고 말할 때는 이렇게 스틱을 당겨서 비행기의 양력벡터쪽으로 선회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래 그림은 수평 선회를 한다고 했을 때, 주어진 뱅크각에 따라 스틱을 당겨야 하는 정도를 G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를테면, 기체를 60° 기울였을 때는 2G를 당겨야 고도가 유지되고, 80.4°의 뱅크각에서는 6G를 당겨야 고도가 유지됩니다. 여기에 나온 G보다 더 높은 G를 당기면 비행기의 기수는 위로 올라가고 고도가 높아지게 되며, 반대로 그림에 표시된 것보다 더 낮은 G를 당기면 기수는 점차 아래로 떨어지고 고도가 내려가게 됩니다. 여기에서의 수치는 물리학적인 원칙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항공기나 제트기 등 모든 기종의 비행기들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수치입니다. (참고: 이 그림은 팰콘4.0 매뉴얼의 25-6페이지에 있는 그림입니다. 한글판 매뉴얼은 교정 과정에서 아래 G 수치가 실수로 빠졌는데, 이 그림으로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상상력을 조금만 더 전개해보겠습니다. 이제까지 설명한 선회의 원리에 비추어, 전투기동을 할 때 적기 쪽으로 기수를 빨리 돌리려면, 적기를 양력벡터쪽에 놓고 스틱을 당기면 된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적기와 같은 고도에서 수평으로 선회를 하고 있다면, 적기 쪽으로 더 빨리 선회를 하려면 뱅크를 90도 가까이 주고 스틱을 더 세게 당길수록 적기 쪽으로 기수를 더 빨리 돌릴 수가 있겠죠. 단, 이 때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어느 정도 뱅크각을 넘어가면 그 비행기가 급격하게 기동할 수 있는 한계까지 스틱을 세게 당기더라도 고도 유지에 필요한 충분한 G를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높은 뱅크각을 준 채로 급격한 선회 기동을 할 때에는 고도가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위 그림의 내용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면, 최대 G 한계가 9G인 F-16은 84도 이상의 뱅크각을 준 채로 기동을 하면 어떻게 하든 고도를 점점 잃게 됩니다. 이렇게 급격한 전투기동을 할 때 비행기에 일어나는 역학관계들은 나중에 차차 더 깊이있게 설명해 나갈 예정이고, 지금은 일단 뱅크각과 G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뱅크
턴
5. 배면비행
배면 비행이란 수평 비행 상태에서
180도 롤을 하여 기체의 아래 부분이 위가 되도록 뒤집은 채로 비행하는 것, 혹은
그러한 기체의 자세를 말합니다. 정상 비행 상태에서 롤을 180도 돌리면 배면 비행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날개는 비행기의 위쪽을 향해 양력을 내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에,배면 상태에서는 양력이 지면 쪽을 향하게 되겠죠. 그래서, 비행기를 그냥
180도 뒤집어놓기만 하면 비행기의 기수는 지면 쪽을 향해 내려가고 고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배면 상태에서 이러한 지면 쪽 양력 발생의 힘을 없애고 하늘 쪽으로 양력을
발생시키려면, 스틱을 밀어서 기수가 하늘 쪽을 향하도록 하여 -값의 받음각이 생기도록
하면 됩니다. 이렇게 중력의 반대편으로 스틱을 계속 밀고 있어야 수평 비행이 유지되기
때문에. 배면 수평 비행시에는 기체가 -1G의 힘을 받는 상태가 됩니다. 엔진 추력이
좋은 제트기들은 배면 비행상태를 오랜 동안 유지할 수 있지만, 추력이 딸리는 구형
비행기에서는 배면 비행 상태를 오랜 시간동안 유지하기 힘듭니다. 물리학적인 이유
이외에도, 배면 상태에서는 엔진에 정상적인 연료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또한
배면 비행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에 제약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배면 비행에서 수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수를
하늘 방향으로 좀더 올려주어야 한다.
6. 나이프 에지 (Knife Edge)
나이프 에지는 기체에 90도의 뱅크각을 준
채로 직선
수평 비행을 하는 것입니다. 나이프 에지시에는 날개가 비행기를 하늘로 뜨게 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배면 비행에서와 같이 기수가 지면 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수를 하늘 방향으로 들어주어서 동체와 수평
꼬리날개에서 에서 양력이 생기도록 하고 러더를 하늘 쪽으로 차서 기수가 지면 쪽으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막아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나이프 에지는 양력이 충분히 생기지
않기 때문에, 오래 지속하기가 힘듭니다.
나이프 에지
7. 에일러론 롤 (Aileron Roll)
기본적으로는 조종간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여주면 기체는 롤을 하게 되고, 원하는 각도만큼 계속 롤을 돌려주면
에일러론 롤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일러론만을 움직여 롤을 하면, 기체가 뱅크져
있는
동안 양력이 떨어져서 기동을 하는 동안 기수가 지면 쪽으로 내려가고 고도도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에일러론 롤을 하면서 직선 수평 비행을 유지하려면, 위의 나이프
에지와 배면 수평비행 자세에서 직선 수평 비행을 하는 밥을 참고로 하여 정상 자세
- 나이프에지 - 배면비행 - 나이프 에지 - 정상 자세가 순환되는 동안 조종간들을
각각의 자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만큼 연결해서 움직여주어야 합니다.
에일러론
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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