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가 문득 북한군 내무반에 육탄 어쩌구 하는 선전글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글귀를 보자, 북한군의 정신력에 섬짓한 느낌이 들기보다는 '제발 육탄으로 돌격해다오. 화력으로 제압해줄테니!'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력으로 전쟁한다는 것은 아무리 늦게 잡아야 수백 수천 명이 불과 30미터 정도를 사이에 두고 뻣뻣이 서서 사격을 주고받던 나폴레옹 시절까지만 먹혔던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그런 쌍방학살 속에서 겁을 내고 등을 돌려서 대오가 먼저 무너지기 시작하면 곧 패전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대량생산의 시대를 엶과 동시에 대량살상의 시대도 연 산업혁명 이후에는 적의 화력 앞에 정신력만 가지고 나서는 것은 개죽음만 유발할 뿐이 되었지요. 2차대전의 일본군이나 한국전의 중공군 등, 현대화되지 못한 전쟁도구와 전근대적인 정신력이 조합된 군대들이 몰살당한 예는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을만큼 많습니다. 그런경우 꿋꿋한 정신력은 전투력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부대의 궤멸을 촉진할 뿐이었습니다.
현대전에서 현대화된 무기를 가지고 현대화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신력이 아니라 현대전에 걸맞는 전문적인 군사능력과 훈련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군도 첨단군대로 변모해가고 있는만큼 내한목숨 초개같이 버려서 나라를 지키라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도 현대전에 걸맞는 형태로 대체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초개같이 죽는 것이 무의미한 것임은 이미 2차대전 일본군이 몸소 증명해준 것인데 오히려 21세기의 대한민국 국군이 2차대전 일본군의 전례를 답습해서야 안될 말일 것입니다. Art of the Kill에도 나오듯이, 군인의 임무는 조국을 위해서 죽는 것 이전에 적군이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것임을 유념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