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로 오기까지

90년대 중반쯤에 PC통신에 발을 담근 이래로 어느덧 그동안 많은 동호회들을 접하고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나우누리는 형의 아이디로 꾸준히 들르고 있고 하이텔도 이이디를 빌려가면서 구경다니고 있구요. 넷츠고는 랜 정액요금덕분에 제 ID로 찾고 있죠. 무엇보다도 제 자신의 ID를 가지고 통신을 시작한 것이 천리안이었기 때문에 천리안에서 활동하면서는 이런 저런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시뮬레이션 동호회에서 활동을 시작했었습니다. 활동을 하다보니 당시 천리안 시뮬동에 비행시뮬레이션을 집중적으로 꾸준히 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그랬는지 하여간에 어찌 하다보니 부시삽까지 맡게 되었고 시뮬동 내 비행시뮬레이션 메뉴를 정착시키는 동안 부시삽을 맡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대로 괜찮게 해나가고 있던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플심인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뜻있는 분들의 도움으로 Virtual Pilot Group이라는 소모임 만들 수 있었습니다.

  

 VPG 초기에는 약간의 활동이 있다가 천리안에서 에어어택 서비스를 시작하여 거기서 무료서비스를 즐기면서 다른 분들도 많이 만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VPG와 에어어택을 통해 알게 된 분들중에는 지금도 꾸준히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VPG 시절에는 에어 어택 뿐만 아니라 던옵 에이스나 파이터 옵스등의 무료 서비스들도 종종 있어서 여러 통신 동호회들의 플심인분들과 어깨를 함께 하고 비행했던 추억이 남았습니다.

 

  그렇게 소모임 활동을 하던 중, 비타협적인 운영 방향으로 인해 VPG는 사양길을 걷고 천리안의 플심인분들은 대표적인 모임이라는 것이 없이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모습으로 활동을 하시게 되었죠. 당시에는 네츠고에서도 플심동호회가 생길 무렵이었고 유니텔에서도 플심 동호회 개설 움직임이 있었고 동호회 연합 모임을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를 하고 있던 터라 천리안의 플심인들의 단결된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모임의 플심인분들과 뜻을 모아 플심 동호회 개설 신청을 했든데 결국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PC통신의 동호회들은 지금의 인터넷 포탈사이트들의 동호회와 달라서 동호회를 하나 만든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죠.

 

  플심 동호회 개설이 좌절되자 VPG에 남아있던 몇 안되는 분들은 미련을 버리고 한분 두분씩 천리안을 떠나기 시작하셨습니다. 천리안을 떠나던 분들 중 몇몇 분들은 그때 막 개설되던 네츠고의 플시동으로 자리를 옮기셨지요. 그이후 센터에 VPG 폐쇄신청을 거부당하고 유령 모임으로 남아있다가 결국 천리안 웹화 작업을 하면서 서비스 중지가 되었습니다.

  VPG는 활동이 되던 기간도 얼마 안되고 찾아주시던 분들도 많지 않고 해서 기억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을 겁니다. VPG가 망해가면서 인터넷으로 VPG를 다시 일으키고 싶은 꿈도 있었지만 이미 지난 일이 되었죠.

 

  한편, 천리안의 블랙이글 포럼에는 조종사와 함께 하는 시뮬레이션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현역 조종사분들이 플심인과 비행시뮬레이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넷플을 하면서 이런저런 말씀도 해주시고 하는 자리였죠. 이곳에서 여러 분들을 만나서 활동하다가 같이 활동하던 인원들이 아예 가상 비행대대를 만들었고, 공군의 공식 포럼 내에 있으면 활동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얼마후 인터넷으로 독립을 하였습니다. 그곳이 바로 3166th VFS이죠.

 

  3166 대대에 있으면서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인가 제가 대대의 활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대에 이런저런 불평을 계속 늘어놓다 보니 단편적인 사안들에 대한 의견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대대와 제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들의 태도도 나와 같아야 한다는 상상에 너무 집착해왔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어느 곳에서나 잘 눌러앉지를 못했었죠. 동호회나 가상 비행대라는 조직에 몸담기에는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순수하게 정보 교류에 활동을 집중하고 싶어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제 나름의 노력이 이곳의 분위기를 흡족해하시는 분들께 무언가 남겨드리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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