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5월 15일자

영화 탑건 속으로 뛰어들어간다
탑건 호넷 네스트

 비행시뮬레이션은 극사실성을 추구하는 이른바 "하드코어"와, 대중성을 추구하는 아케이드적인 장르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어떤 회사들은 이렇게 두 가지의 다른 특성을 가진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한 회사 내에 서로 다른 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탑건 호넷 네스트는 팰콘4.0으로 비행시뮬레이션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마이크로 프로즈(이하 MPS)에서 팰콘 4.0 매니아와 반대 방향 끝에 서 있는 다수의 소비자들을 위해 만든 게임이다.

바로 그 탑건
 
게임을 시작하면 왠지 낮이 익은 탑건 로고가 보이고 파라마운트사의 로고도 보인다.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걸작 오락영화 탑건이 이 게임의 배경이며, 탑건 호넷 네스트는 90년대 중반에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에서 도스 버전으로 나왔던 탑건의 윈도우즈 버전 후속작이다. 도스 버전 탑건은 사실성은 희생하고 박진감과 쉽게 즐기는 면에 치중해서 나름대로의 소비자 층을 형성했던 바 있고, 탑건 호넷 네스트는 바로 그 소비자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비행역학이나 레이더 조작 등에 수개월의 공부를 배제한 채 호넷 네스트는 공부방에 앉아있던 학생을 10분만에 시베리아의 하늘에서 전투를 벌이도록 해준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지만, 탑건 호넷 네스트는 에이스가 되기 위한 왕도를 만들어 주었다. 게이머는 그저 게임을 구입한 후, 몇 개안되는 키조작법을 익힌 후 무작정 하늘로 올라가기만 해도 쉽게 에이스가 될 수 있다.  탑건에 출연했던 대머리 배우가 등장하는 동영상도 매버릭 1인칭 시점의 스토리전개와 감정이입을 도와주고 있다. 다만 2류 배우가 등장하는 동영상, 비행시뮬레이션에서는 비판의 대상인 단일 스토리라인에 의한 전개등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전작 탑건수준의 게임구성을 그대로 답습하고 전작 탑건의 후광에 지나치게 의존하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사의 무성의함이 드러난다. 물론 MPS로서는 팰콘4.0과 EAW등의 대작에 심혈을 기울일 때이므로 주 상품이 아닌 탑건 호넷 네스트에 그다지 많은 여력을 쏟을 수 없었을 것이다.    


콕핏 조망-고증이나 사실성과는 상관 없어 보이고 오히려 매크워리어의 냄새가 더 짙게 풍긴다.

팰콘4.0과 정 반대의 비행시뮬레이션  
 매니아 층이 비교적 좁은 비행시뮬레이션계의 특성상 한 비행시뮬레이션이 제작되면 그에 대한 소문이 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탑건 호넷 네스트에 대해서는 그다지 별다른 소문이 나오지를 않았는데, 이를 시험비행 해보고 나서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어쩌면 이 게임에 대한 별다른 소문이 없었던 것은, 이 게임이 비행시뮬레이션 매니아들로부터 비행시뮬레이션이라고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모든 비행시뮬레이션은 "사실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비행 시뮬레이션이 "극사실성"을 추구해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극사실적인 비행시뮬레이션이 좋은 평판은 얻지만, 제작비와 시장수요를 생각해본다면 제작사에게는 아케이드적인 게임이 상업적으로는 더 남는 장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팰콘4.0을 만든 MPS라 할지라도 직원들 월급은 줘야 할 것이며, 팰콘4.0을 제작하느라 바닥난 회사 재정을 메우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될 만큼 탑건 호넷 네스트는 팰콘4.0의 극사실성과 정 반대인 극유희적인 입장에 놓여있다. 비행시뮬레이션으로써 탑건 호넷 네스트는 많은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완성도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시도해본다면 존재하지도 않는 전방위 레이더, 사실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비행모델, 매크워리어나 엑스윙과 비슷한 피해모델, 고증과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조종석 및 계기, 유희화된 무장운용 등등 그다지 칭찬할만한 부분은 없지만, 이러한 완성도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같다. 이 게임은 근본적으로 날아 다니는 매크 워리어라고 받아들이는게 정확하다.(그래픽 엔진도 매크워리어III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다만, 한가지 지적하자면 전작 탑건이 출시되었을 당시만 해도 시스템의 한계로 인하여 그래픽과 사운드에 치중하면 사실성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제약이 많이 줄어들었고 사실적이라 평가되는 비행시뮬레이션들은 그래픽과 사운드 역시 사실성의 기준에서 완성도에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탑건 호넷 네스트는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오히려 다른 몇몇 비행시뮬레이션에 비해 그래픽이나 사운드 면에서도 특별한 장점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쏘고 즐기자!-유희적인 면에 주력한 나머지 옛날 오락실 애프터버너와도 같은 형태의 조망화면까지 구성되어있다.
 쏘고 즐기자!-유희적인 면에 주력한 나머지 옛날 오락실 애프터버너와도 같은 형태의 조망화면까지 구성되어있다.

-대상: 머리 싸매지 않고 곧바로 하늘로 올라가서 탑건의 매버릭이 되고 싶은 게이머
-장점: 쉽게 익힐 수 있는 조작, 즐기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사실성
-단점: 비행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기가 다소 민망하며,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만큼 보람도 적다.

시스템 요구사항
USA | WIN95/98 | NET 가능 | 3D 가능
펜티엄 166(펜티엄 200 권장)
RAM 32M
제작: 마이크로 프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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