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신 녹취록 - KF-16 ACM 시범 *

 * 월간항공 2008년 12월호 원고입니다.

공군 조종사들은 비행, 특히 전투를 하면서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 협력해서 적과 싸우기 위해 많은 무선 교신을 한다. 그렇지만 군의 교신은 그 특성상 일반에 공개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특히 한국공군의 교신은 홈지기가 아는 선에서는 이제까지 공개된 사례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08년 9월 26일에 승진훈련장에서 있었던 합동화력시범에서 3대의 F-16이 공대공 요격 시나리오를 시범보이면서 훈련장 현장의 방송장비를 이용하여 시범을 보이고 있던 조종사들의 전투 교신 내용을 장내 스피커로 들려주었다. 그리고 이 훈련장면을 국군방송에서도 촬영하여 방송하였다. 이를 통해 비록 시범 행사에서이기는 하지만 한국공군 조종사들의 실제 교신이 아마도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고 기록으로도 남게 되었다. 이렇게 귀하게 남은 자료이니만큼 이때 나온 교신 내용을 소개해보기로 한다.

이 자료, 즉 9월 26일의 합동화력시범 전부를 녹화로 중계방송한 50여분짜리 프로그램의 동영상은 현재 국방홍보원 홈페이지 중 국군방송 TV 메뉴의 기획영상 코너에 올라와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나 동영상 플레이어에 다음 주소를 입력하면 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28분 20초 정도부터 공대공 요격 시나리오가 나온다.

mms://128.134.37.102/200810/AP1GH017.wmv

 * 아래 동영상은 이 행사 중 모의공중전 부분만 편집되어 우리나라 사이트에 올라온 자료입니다. (편집 주)

 

동영상 전체로는 지상군들의 무전교신도 많이 나오지만 여기서는 공중전 시나리오 부분에 나오는 조종사들의 교신만을 녹취해보았다. 굵은 글씨가 교신 녹취록, 그리고 그 아래 괄호 안의 내용은 해당 교신을 풀어서 설명한 것이다. 적을 요격하는 아군기는 #1과 #2, 가상적기는 #3이고 이 3대의 항공기 전체의 편대 호출부호는 브라보(Bravo)이다. 그리고 찰리(Charlie)는 이들 다음번의 폭격 시범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후속 편대이다.

공대공 시나리오는 적기를 발견하여 요격한다는 나레이션 설명과 관제사의 요격지시로부터 시작된다. 이 관제사의 요격 지시는 실전에서 쓰는 교신법대로가 아니라 관람객을 위해 평문으로 풀어서 말한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받아 적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 생략하였다.

 

내레이션: 말씀드리는 순간, 적색 연막을 뿜는 적기를 녹색 연막을 뿜는 아군기가 격추하기 위해 전투 기동을 시작했습니다.

#1: One mile, Fox two, one off, two engage one support!
    (적기와의 거리 1마일, 폭스 투[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발사! #1 이탈한다. #2 공격하라 #1은 엄호하겠다.)

#2: Roger, two engaged one support, your right five o'clock low.
    (알았다. #2가 공격하고 #1은 지원한다. 너의 5시 하방에 있다.)

#1: One tally visual, your six clear, continue press.
    (너와 적기가 모두 보인다. 네 후방은 안전하다. 계속 적을 압박하라.)

 * Tally: 적기가 육안으로 보인다 / Visual: 아군기가 육안으로 보인다는 교신 음어.

 #2: Roger, two continue press.
    (알았다. 계속 압박하겠다.)
    One mile, (흡!)
    (적기와의 거리 1마일)

 * 교신 도중 급격한 기동으로 인한 신체 압박을 견디기 위한 호흡법을 실시하는 소리가 이따금 들린다.

     Four thousand, two fox two, two off.
    (거리 4천 피트. #2 폭스 투 발사! #2 이탈한다.)

#1: Roger, one engage two support, your right five o'clock low.
    (알았다. #1 공격한다. #2는 엄호하라. 너의 5시 하방에 있다.)

#2: Two, tally visual, one continue press.
    (너와 적기 다 보고 있다. #1은 계속 적을 압박하라.)

#1: Roger, one mile, (흡!) three thousand, (헉!)
    (알았다. 1마일, 3천 피트.)

내레이션: 지금 여러분께서는 협동으로 공중전투기동을 수행중인 조종사의 긴박한 통화내용과 함께 ~ 보고 계십니다.

#1: Two's six clear, continue press.
    (#2의 후방은 안전하다. 계속 적을 압박하라.)

#2: Roger, continue press, five thousand, four thousand.
    (알았다. 계속 압박하겠다. 거리 5천 피트, 4천 피트)
    Guns ready, guns, guns, off.
    (기총발사 준비, 기총 발사! 이탈한다.)

#1: Bravo, knock it off.
    (브라보 편대 임무 중지)
    One knock it off.
    (#1 임무중지)

#2: Two, knock it off.
    (#2 임무중지)

#3: Three, knock it off.
    (#3 임무중지)

Charlie 리더(?): 챠리 1분전.

#1: Bravo, Continue hard right.
    (브라보 편대, 계속 우측으로 선회하라.)

내레이션: 이처럼...

녹취 끝.

 이 교신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브라보 편대의 3명의 조종사들이 보인 공대공 요격 시범은 2vs1 ACM(Air Combat Maneuver: 공중전투기동)이라고 하는 편대 공중전투 훈련 패턴을 합동화력시범 시나리오로 가져와서 행사장 상공에서 시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훈련은 2기의 아군기들이 근접공중전 도중 서로 협력하면서 적을 신속하게 격추하는 기술을 익히는 훈련이다. 이러한 2vs1 교전 상황은 단순하게 패턴화할 수 있는 기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전투 교신을 할 때도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몇 가지의 정형화화된 예문들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단적인 근거로, 위의 짧은 교신 녹취록에서만도 1번기와 2번기가 서로 위치를 바꾸어 가면서 공격하는 동안 똑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송신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단, 이 교신 내용을 들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교신 녹음을 들어보면 발음이 굉장히 부정확하고 억양도 부자연스럽다. 공중전 교신뿐만 아니라 지상부대들의 교신도 역시 경직되어있다. 그리고 지상부대의 무선교신은 미리 준비된 대본을 읽는다는 티가 많이 난다. 아마도 시범 행사이므로 시나리오에 따라 미리 무선교신 대본을 준비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중전 교신도 억양이나 발음이 평소처럼 자연스럽지 않고 다소 작위적이지 않겠는가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미군은 이런 내용들을 담은 비행훈련 교본 등을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그러한 공개된 미군 교본 등에 나오는 내용을 전투비행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재현해보는 것이 취미인 덕분에 합동화력시범에서 선보인 이 공대공 시범 시나리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소개된 가장 대표적인 자료로 미공군에서 발간한 MULTI-COMMAND HANDBOOK 11-F16 v5라는 문서가 있다. 이 문서는 F-16의 기본 훈련 내용을 소개하고 훈련에 필요한 절차나 지침들을 정리한 교재이다. (제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입니다 - 편집 주)

 이 문서에 나온 2vs1 ACM 전투교신 샘플을 소개해본다. (편대 호출부호: Viper)

 "Viper 1, Engaged, bandit, right 2, 2 miles."
(#1은 교전 중. 적기가 우측 2시 방향 2마일에 있다.)

"Viper 2, Press."
(여기는 #2, 계속 압박하라)

"Viper 1, Neutral."
(여기는 #1, 중립 상황이다)

"Viper 2, Entry high from the north."
(여기는 #2, 북쪽 상방에서 공격에 들어가겠다.)

"Viper 2 Cleared-in, 1’s blind."
(#2는 공격을 들어와도 좋다. #1은 #2가 보이지 않는다.)

* Blind: 아군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의 교신 음어.

"Viper 2, Engaged. Your visual 10 o’clock, high, 1 mile."
(#2는 교전에 들어갔다. #1의 10시 상방 1마일에 있다.)

"Viper 1, Press."
(여기는 #1, 적을 압박하라.)

 위의 합동화력시범 공대공 교신 녹취록과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문서에서는 동료기와 공격-엄호의 역할을 교환하면서 협력해서 교전하는 패턴의 예를 다음과 같은 삽화와 교신 예문으로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위 예문과는 다른 경우임)

img2.gif
그림: MCH 11 F-16 v5 그림 4.53

비행교본을 공개하는 것은 미공군뿐만이 아니다. 미해군은 해군항공훈련사령부 홈페이지(www.cnatra.navy.mil/)를 통해 기본훈련에서부터 전술입문훈련 과정에 이르는 거의 모든 훈련과정의 학생 및 교관용 교재들을 공개해놓고 있다. 이 중 전술입문 훈련기인 T-45 고스호크(Goshawk - 호크 훈련기의 해군용 함재기 버전) 기종의 ACM 훈련교본에서도 2vs1 ACM 훈련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교신 예문 중 하나도 소개해본다. 가상적기는 Bandit, 2기의 아군기는 각각 Mo와 Duke이다. 단, 위의 두 교전 예제에서는 2기의 아군기가 적기를 공격하는 패턴인 반면 아래의 교전 예제는 적기가 2기의 아군기 후방에서 공격하는 위치로 시작하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교신 용어나 내용은 역시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Mo: "Mo tally, visual."
(적기와 아군기를 모두 시야로 확인했다.)

Duke: "Duke tally, visual."
(나도 적기와 아군기를 시야로 확인했다.)

Bandit: "Bandit’s in."
(공격에 들어간다)

Duke: "Mo, break right, bandit right 5."
(Mo, 우측으로 급선회하라, 적기가 우측 5시 방향에 있다)

Mo: "Tally, Mo’s engaged."
(봤다. 내가 교전하겠다.)

Duke: "Duke’s free, pulling for the shot ?- FOX-2, bandit in trail."
(나는 엄호하겠다. 사격하러 선회 중 ? 폭스 투 발사, 적기를 추적 중.)

Bandit: "Bandit, knock it off."
(임무 중지.)

Mo: "Mo, knock it off."
(임무 중지.)

Duke: "Duke, knock it off."
(임무 중지.)

또한 삽화로 설명된 또 다른 교전 예제를 소개해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교신 대본 해석은 생략)

img3.gif
그림 출처: T-45 Air Combat Maneuvering Appendix B Counter Flow

 이 기사에서는 지면 관계상 각 문서들의 예제를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로 마치지만, 원래의 문서들에는 관련된 내용들이 더욱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설명되어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독자들께서는 원 문서를 구해서 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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