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7월 19일자

* 밀리타리 시뮬레이션의 부흥을 꿈꾼다: 월드워 II *

 우리가 흔히 스타크래프트를 떠올리는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세분하면 전략 시뮬레이션과 워게임으로 또다시 나뉜다. 엄밀한 의미의 전략시뮬레이션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게임제작자가 지어낸 임의의 공간에서 게임의 밸런스를 고려해 임의로 만들어진 유닛들이 전투를 벌이는 것을 말하고, 워게임은 실제세계의 유닛과 무기들이 등장하고 실제 세계의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진 게임을 말한다. 관점에 따라서는 생산개념이 포함되느냐에 따라 둘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전략게임은 통상 SF나 환타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관점으로 보나 실질적으로는 마찬가지 결과로 구분된다.

2차대전 배경의 전략 시뮬레이션
 얼핏 생각하기에 비슷한 이 두가지 종류는 모두 군사용 워게임이라는 동일한 뿌리를 갖고 있지만, 게이머층은 비교적 뚜렷이 구별되는 편이다. 요즘은 게이머하면 전략시뮬레이션을 하는 사람과 유사어가 되어버렸지만, 워게임은 매니아적 특성이 강한 계층-군사매니아나 워게임 전문 매니아등-에서 주로 즐긴다.
 그런데, 국내에서 제작한 게임이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데 위와같은 두 종류를 섞어놓은 듯한 개념의 진행방식으로 제작된 "WWII;포화속의 유럽"은 상당히 특이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전체적인 배경은 2차대전이라는 실제 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각 미션의 플레이 진행은 스타크래프트류의 전략시뮬레이션에서 가지는 생산과 유닛 업그레이드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인을 인터뷰해보지 못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전략게임의 개념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워게임의 개념으로 제작된 것인지(즉 매니아적인 성향이 얼마나 반영되어 제작된 것인지)를 단정하기 힘들지만 생산, 유닛 업그레이드등 전체적인 게임 운영면에서 전략게임적 성격이 상당히 짙은 것 같다.
 게임에는 각각의 특징을 가진 미,영,독 3개국이 등장하고, 유럽의 주요한 전투들을 배경으로 미션이 진행되며 각국은 각각의 유명한 장군 캐릭터들을 이용하여 부대를 지휘하게 된다.

모험성을 지닌 신장르의 개척
 그러나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라는 것은 모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전략게임과 워게임적 특성의 조합이라는 것은 잘 되면 두 계층 모두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양쪽 게이머 모두에게서 외면받기 십상이다. 애석하게도 게이머라는 존재들은 근본적으로 매니아적인 배타성을 지니기 때문에, 과연 자신이 늘 해오던 형식이 파괴된 것에 대해서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즉 전략게이머는 실제 무기를 등장시킨 이유로 유닛들의 상성관계와 캐릭터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워게임 매니아의 입장에서는 고증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게임 진행 안에서는 게임의 밸런스를 이유로 성능이 왜곡되고 희화되어 등장하는 유닛들에 대한 매니아적 감정이 그다지 좋을 것 같지 않다. 셔먼 전차가 이름만 바뀐 드라군이고 판터전차가 이름만 바뀐 시즈탱크라면 워게이머가 그다지 탐탁치 않게 생각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무리 그래픽이나 미션상의 고증을 거쳤다고 해도 막상 플레이에 들어가면 생산개념이 들어간 전략게임은 근본적으로 많이 만들어서 러시를 감행하는 인해전술로 일관될 공산이 크다.(상성관계의 이해란 워게이머에게는 뛰어난 게이머로서의 자질이라기보다는 상식에 속한다)
 결국 이 게임의 성공여부는 국가간,유닛간 밸런스가 얼마나 잘 되어져 환타지나 SF물에 비해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2차대전이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전략게이머에게 호평받느냐, 그리고 얼마나 유닛들의 성능재현(그래픽이나 각미션의 고증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다)이 잘 되어있고 전술적인 윤통성의 여지가 많은가등으로 전략게이머와 워게이머들의 성향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서 결정될 가능성이 많다. 요즘 추세에 맞게 8인까지의  멀티플레이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멀티플레이의 성공요인은 단지 게임에 넷플기능을 부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호평을 받고 성공을 거두어 같이 플레이할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멀티플레이 기능이 초기 성공의 주요한 요인이라고 보기는 힘든 셈이다.
 어쨌든 창의성이라고는 없이 이미 성공한 게임들의 아류작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국내 업체로는 그다지 다루지 않는 2차대전을 배경으로 고증에 충실한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한 점에 대해서는 제작팀에 많은 찬사를 보내주고 싶다. 또한 독-소전이나 태평양전등의 후속작 계획도 있다고 하니 밀리타리 게임의 활성화를 바라는 제작팀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장르: 전략 시뮬레이션
제작사: 드림 엔터프라이즈
시스템 최소사양: 펜티엄 166 / RAM 32MB / WIN95,98
출시 예정일: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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