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17일자

 * 지상전의 왕자는 전차가 아니라 헬기: Gunship! *

 전투헬기는 하늘을 날아다니기는 하지만 몇 가지 이유에서 공군이 아니라 육군의 무기이다.  육군에서 필요에 맞게 언제든 운용할 있고 순전히 지상의 전투를 보조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공군이 아닌 육군 항공대로써 운용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투헬기의 전술도 전투기의 전술과는 사뭇 다르고 오히려 전차의 전술과 비슷하다. 전투헬기는 지상공격 항공기라고 말하기보다는 100피트 상공을 나는 전차라고 하는 것이 사실에 가까운 것이다. 전투헬기의 특성이 이러하기 때문에 전투헬기 시뮬레이션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행시뮬레이션보다는 전차 시뮬레이션에 가까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지상전 시뮬레이션의 일종
 
90년대 초중반 상당히 높은 인기를 끌었던 건십2000의 제작사이자 M1A2탱크플래툰2의 제작사인 명성있는 시뮬레이션 제작업체 마이크로프로즈에서 발표한 건쉽!은 이러한 전투헬기의 특성이 가장 적절히 배어있는 헬기 시뮬레이션 중 하나이다. 통상 헬기 시뮬레이션은 비행시뮬레이션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제작하기 쉬운데, 경우 비행모델의 재현에는 충실할 있지만 저공의 세부 근접지형의 묘사에는 미흡함이 뒤따르기도 한다. 반면 전차 시뮬레이션은 저공 근접지형의 묘사에 강하다. 이를 이용할 경우 비행모델의 재현에 다소 지장이 따를 있으나 은밀한 비행과 매복을 위주로 하는 전투헬기의 전술적 특성상 비행모델의 제한이라는 것은 비행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어느 정도의 기준만 충족해준다면 게임 자체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마이크로프로즈는 너무나 영리하게도 전투헬기의 활동무대인 저공 근접전투의 묘사를 위해 전차 시뮬레이션의 게임엔진을 이용하여 전투헬기 시뮬레이션을 제작하였다. 그래서 건쉽!은 이전의 헬기 시뮬레이션의 후속작이라기 보다는 전차 시뮬레이션의 후속작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건쉽!을 해보면 단번에 자사 제품인 M1A2탱크플래툰2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픽의 개선이 있는 같지만 기본적인 느낌은 그대로이다. 이로써 마이크로프로즈는 헬기는 날으 전차라는 명제를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선언한 셈이 되었다.

 이러한 게임엔진차이는 플레이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같은 아파치 헬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비행모델의 재현에 충실한 Razor-works의 아파치-하복은 광활한 지형을 지나며 상당히 장쾌한 비행과 전투를 수행해 나가는데 비해서 (바꾸어 말하자면, 헬기의 전술적 운용의 재현에는 미흡한), 마이크로프로즈의 건쉽!은 낮은 고도를 은밀하게 비행하면서 적의 부대와 숨바꼭질을 하듯이 플레이를 하게 된다. 비행모델 등의 면에서 아파치-하복은 호평을 받았고 건쉽!은 비행모델뿐 아닌 여러 면에서 비교적 하드코어 시뮬레이션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게임성에 보다 충실한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이 중평이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헬기의 전술 자체를 체험해본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건쉽!이 더욱 현실에 근접하지 않았나 싶다.

좁은 시뮬레이션 시장의 한계
 한가지 아쉬운 점은, 원래 건쉽!은 전차 시뮬레이션과 연계하여 호환성 있는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길 있도록 개발이 시작되었으나 먼저 출시된 건쉽!이 시장에서 충분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여 그와 연계할 전차 시뮬레이션인 M1A2탱크플래툰3의 개발이 취소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헬기 시뮬레이션으로 서는 하드코어라기보다 오히려 게임성에 치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인 예상과는 달리 흥행 면에서 하드코어 헬기 시뮬레이션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것은 제작사와 게이머에게 모종의 교훈이 있을 것 같다. 여러 좋은 시뮬레이션들이 상업성을 이유로 사장되는 경우를 보면서 역시 시뮬레이션 시장은 좁다는 것을 느끼고 안타까운 맘을 금할 없다. 하지만 플스 류의 게임기에 대응하는 게임엔진으로서의 PC의 미래는 결국은 뛰어난 연산능력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이 대안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장르: 비행 시뮬레이션 
제작사: Microprose 
유통사: Bisco
시스템 최소사양: 펜티엄266 / RAM32 / 윈도우95,98

 

 구작 메뉴로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