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선일보에서 이라크의 미군 부대에 합류하고 있는 여기자분이 "전운의 이라크"라는 종군취재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남자 기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종군취재기임에도 전쟁의 시시콜콜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보다는 생활하면서 겪는 일들 위주로 글이 쓰여지는데, 오히려 이런 관점이기 때문에 전장에 있는 군인들의 행동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사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늘 기사에서는 전선으로 파견되기 직전에 군인들과 나눈 얘기가 조금 실려있는데, 무척 무게감 있는 대화들이라고 생각되어 인용해봅니다. 소설이 아닌 실제 전장의 군인들의 솔직한 생각이라는 점에서 더 깊이있게 와닿네요. 원래 기사가 그렇게 길지 않지만 그중 일부만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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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버지니아를 떠나기 직전인 10일 오전, ACP대원 26명이 AA로 북상할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일 때였다.



사막의 뜨거운 햇볕을 피해 잠시 한 여군용 막사에 들렀더니, 20대 초반의 한 여군이 야전침대에 엎드려 흐느껴 울고 있었다. 옆자리의 여군이 “약혼자가 마침 ACP 소속이라 오늘 이라크 국경 가까이로 떠난다”고 설명해 주었다. ACP와 함께 움직일 기자는 등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리는 걸 느꼈다.



ACP의 제이 홀(Hall) 소령을 찾아가 “ACP의 임무는 약혼자가 저렇게 통곡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냐”고 물었다.



홀 대위는 “위험하지 않은 전쟁이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전쟁이 나면 군인들은 누군가를 죽이고 피흘리게 하지요. 그런 임무를 맡기 때문에 군인들에게 전쟁의 영광이란 없는 겁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면 나는 오지 않았을 겁니다.”



옆에 서있던 캐산드라 영(Young) 선임하사가 기자에게 “두려우면 지금 돌아가달라”고 했다.



“우리는 모두 여기 있기를 원했기 때문에 함께 가는 거야. 네(기자)가 원하지 않으면 우리와 같이 갈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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