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굳이 싸우지 않고도 전쟁을 억지할 수 있는 태세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강한 군대가 돼야 한다"면서 "강한 군대는 좋은 무기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강고한 정신력과 군인정신에서 완성된다"며 '국방 개혁'을 강조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0/02/20091002000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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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논리의 비약 수준을 넘어서 궤변이네요.

병사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하는 것은 병사들에게 어떤 무기를 쥐어줄지 결정권이 없는 야전 지휘관들에게는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병사들에게 어떤 무기를 쥐어줄지를 결정할 책임자가 할 말은 아니지요.
한정된 자산을 어떻게 적절히 운용해서 고효율 전력을 육성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물론 필요합니다.
이번 예산안에서 삭감된 사업 항목 중 제 개인적으로 탐탁치 않다고 생각하던 사업도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산 삭감의 변명으로서 이런 논리를 내세운다는건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돈을 잘 절약해 써서 너희들이 더 잘 싸우도록 해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무기 필요 없고 그 대신 너희들 정신력으로 때우라니...

정신력 군인정신 이런건 내려 잡아도 산업화 이후로는 절대로 야전에 적용할 수 없는 논리지요.
더우기 싸우지 않고 전쟁을 억지하는 태세가 필요하다면서 정신력으로 그걸 달성하라니
유형 전력의 뒷받침 없이 정신력만 가지고 전쟁억지를 달성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심히 궁금하군요.
군인들이 염력이라도 배워야 하나?
미국 본토에 앉은 UAV 조종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탈레반 대원 빤쓰에 구멍 뚫어주는게 초능력의 덕분이 아닌데
국방개혁하고 정신력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라는건지.

하필 중국이 최신 무기 퍼레이드로 전세계를 놀래킨 날 정신력 운운이라니.
정신력, 뭐 좋다 이겁니다.
근데 현대전에서 정신력은 뭐 다른거 없습니다. 적을 능히 제압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사기도 충천하는겁니다.
웰쉬 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지요.
It is easy to be brave behind a castle wall.
국가가 할 일은 정신력 운운하면서 국방정책의 궁극적인 책임을 일선의 각개병사들에게 지우는게 아니라
훌륭한 castle wall을 병사들에게 제공해서 그들이 스스로 용기를 갖게끔 만들어주는 것이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