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마디씩 하는거지만, 참 밀리타리 매니아계란 곳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듭니다.
보편적인 상식과 합리적인 사고를 할줄만 알더라도 밀리타리 게시판들에서 벌어지는 논쟁들의 80%는 존재할 필요조차 없을겁니다. 배경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의 문제죠. 사실관계도 불명확한 지식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한다고 해서 도대체 그것이 무슨 과시와 논쟁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술안주거리로도 쓸모 없는 얘기들인 것을 말입니다.

군사잡지들이란 것들도 저널리즘의 한 장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고, 전문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학술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아마츄어리즘에서 단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매니아가 쓰고 매니아가 읽는 동인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자리를 잡아버렸죠. 아마츄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기사의 내용은 그렇다 치고 주류 언론에서 무기 이름 틀리는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던 사람들이 정작 자기들이 만드는 잡지에서 스스로 엄청난 오류를 생산하고 있는 형편이고 말입니다.

군사도 사람의 일일진대 어째서 매니아라는 사람들이 보편적인 상식과 합리성에 입각해서 생각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논단의 글들에 대한 반응을 보더라도 되지도 않는 얄팍한 지식을 들이대며 요지와 상관 없는 태클이나 들이대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매니아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거나 밀리터리 포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었던 반면 평범한 예비역임을 자처하는 분들께서 오히려 글의 문맥을 이해하고 공감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더라도 그저 씁쓸한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아마 취미 동호인이 동종의 현업 종사자를 허접 취급하면서 자신들이 전문가라고 착각하는 것도 밀리타리계가 모든 취미장르중에서 유일할겁니다. 알량한 지식을 과시하겠다고 현업 장르에 해를 끼치는 짓을 서슴치 않는 것은 물론이고.

논단거리도 안되는 자주 반복하는 레파토리지만 마음 한켠에 씁쓸함이 다시 차올라 간단한 넋두리로 흘려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