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에는 관심만 있고, 실제로 제대로 접근한 적은 없습니다.
단편적인 에피소드들만 보면서, '언젠가는'만 되뇌일 뿐이었죠.

넷상에서 일부 매니아들의 글을 보면서 조금씩 자극도 받고 흥미도 지속하곤 했습니다.

6.25당시 선발대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몇번씩 접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최근에 읽어본 어떤 분의 블로그의 글에서는 당시 미군의 '오만함'과 '준비부족'을 강조하면서 서술하더군요.

문외한인 저로서는 그런가보다 하고 읽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4사단장인 딘 장군이 전개를 마친 34연대의 연대장을 경질하고 신임연대장을 부임시킨 일이었습니다. 그 글에서는 따로 설명은 없었고, 그러한 것이 올바른 지휘태도가 아니다.라고 단정해 버렸더군요.

딘 장군이 무뇌아도 아니었을 거고, 전쟁중에 아무생각없이 일선 지휘관을 바꾸지는 않았을 터인데, 그 이유가 그 글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블로그의 주인장은 왜 지휘관을 바꿨는지 몰랐을까요? 아니면 관심이 없었을까요? 그저 결과론적으로 퇴패했으니, 올바른 지휘태도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버리면 되는 거였을까요?

결국 그분은 딘 소장 또는 당시 일선 지휘관의 실책을 군사학적 전술적 견지에서 하나씩 따지기 보다, 미리 내려둔 듯한 결론인 '오만한 태도'라는 것에 맞춰서 글을 풀어 나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저의 이러한 생각은 그 블로그 글의 마지막 결론 부분에 가면 더 분명해졌습니다. '  오만에 가득 차서 적을 깔보고 전장으로 아무 생각 없이 달려들었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 것이었는지 미군은 똑똑히 깨닫게 되었습니다.'라고 그 글은 결론 짓습니다.  그리고는 당시에 선택할 수 있었던 다른 대안에 대한 이야기는 전무하네요. 그 글만 읽다보면, 기갑에 포대 다 출동 가능했고, 몇개 사단 동시 투입해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대대,연대, 1개 사단정도의 병력을 축차투입해서 밀렸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투입부대들의 '오만함'까지 패인이었다고 믿는 것 같고요.
오만에 가득차서 아무생각없이 달려들었던것이라기 보다도 당시 부대와 장비의 전개사정이 지금과 같은 체계에 있지 않았기에, 그 당시로서는 나름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그 교훈으로 전개방식에 대한 새로운 체계가 잡히게 되는 거고요.

저같이 문외한은 옥석을 구분못하죠. 저 당시 전투가 그저 '소풍나온 듯한 기분으로 북한군을 상대한 미군의 오만한 태도에 따른 결과'라고 규정짓는 글들만 봤다면, 저도 팩트를 인지하지 못한채 감성적인 논리로 저 전투를 알고 지나갔을 것 같습니다.

전사의 소개글이 개인의 취향에 따른 감성적인 결론의 강요로 나간다면, 가끔씩 그런 글을 접하는 독자는 사실에 대해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결론에 대한 오해만 가진채 지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넷상의 많은 글들이 그러한 오류를 갖고 있을 것 같아 괜히 꺼려지네요.

팩트에 입각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달자의 시각과 팩트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중요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