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밀리터리에 관심만 있고 아는 건 없는 눈팅족이 오랜만에 다시 찾아와서 재미있게 글 읽고 갑니다.



공지전투라는게 "적의 중요한 포인트 되는 지점-단 육군의 직접적인 사거리에 닿지 않는 부분-을 항공력으로 직접 그리고 빠르게 타격한다" ( 이 정도로 이해하면 되었을까요? ㅎ ) 라는게 전에는 별로 와닿지 않았었는데 오늘 보니 뭔가 와닿습니다.

제 직업이 한의사인데 한약 처방들을 보면 한가지가 아니고 여러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병이 든 사람한테 간약을 쓰는 경우

어떤 약재는 바로 간을 도와주고 어떤 약재는 간의 기운을 올려주는데, 재미있는건 이런 처방들을 보면 꼭 엉뚱한 약재들이 끼여 있습니다. 난대없이 심장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던지, 삼초라는 기관의 화(火)를 끈다던지 하는 것들이죠.

물론 간약에 이런 뜬금없는 약재들이 포함되는 이유는 다른 한의서에도 음양오행설이나 이런 것으로 많이 설명이 되고 있습니다만, 오늘 공지전투 이론을 보니 "더 크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곧, 인체의 병도 하나의 전쟁이고 적군이라고 할 때 당장 나타나는 증상은 간 증상밖에 안보일지라도 반드시 그 후방에 결절점이라던지 보급소라던지 통신시설이라던지 이런게 있을 것이란 말입니다.

( 삼초라는 기관이라던지 심장이라는 기관이 인체 내에서 대표적인 보급소이자 교통중심지 같은 역할을 합니다. )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데 다만 간약만 쓴다면 당장 육군처럼 눈 앞의 병과 물리적으로 치고받을 뿐일듯 합니다.

이때 공지전투 개념처럼 후방의 포인트를 쳐주면 훨씬 높은 효율과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그래서 이상한 약재들이 들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서에 보면 오래전부터 명의들이 "병을 치료하는 것은 전쟁하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오늘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드네요.


옛날 이제마 선생은 큰 대포로 왜적을 물리치듯이 병을 치료한다 이런 설명을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여기 글을 보고 이제부터 "공지전술로 병을 치료한다" 이런 말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덕분에 재미있는 사실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더운 여름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