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틀집 수요기획으로 국군의 디지털화에 대한 다큐 프로를 하더군요. 요즘에 미군의 신교리에 대한 관심도 있고 하던 차라 군의 디지털화라는 주제가 흥미이 ㅆ게 생각되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일즈 장비가 가장 먼저 소개되더니 훈련용 워게임 모델이나 3차원 시뮬레이터들을 소개하는데 대부분의 설명을 할애하더군요. 그밖에 소개된 것으로는 정밀 유도무기정도...



마일즈 장비나 훈련용 워게임, 명중율 높은 무기같은 것은 디지털 전장이라는 개념과 아무 상관 없는 것인데 단순히 장비나 업무에 컴퓨터가 쓰이거나 IC 칩이 들어간다고 해서 군의 디지털화라는 육군 협조 다큐를 보고 나니 허탈함 뿐입니다. 보고서 쓸 때 파워포인트로 보고서쓴다는 얘기가 안나온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ㅜㅠ



우리나라 육군이 추구하는 디지털 전장이라는 것이 그런 것을 의미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미군이 말하는 군사혁신(RMA)의 도구로서의 군대의 디지털화라는 것은 디지털 수단을 통하여 지휘통제 체계(정보 수집도 넓은 의미에서 여기에 포함됩니다)를 혁신하고 신무기들에 맞는 효과적인 교리를 개발함으로써 전장혁명을 이룬다는 것으로서, 개별 무기의 성능이 어떠냐 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설령 나폴레옹 시절에 컴퓨터 기반 워게임 훈련 소프트웨어가 있어서 그것으로 나폴레옹 전쟁을 연습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미군이 말하는 21세기의 디지털 전장이 아니라 그냥 낡아빠진 나폴레옹 전쟁인거죠. 전화로 상황전달하고 싸인펜으로 지도에 그림그려가면서 지휘하면서 무슨 디지털 전장을 훈련하고 있다는건지 어이가 없더군요.

디지털 군대 운운하면서 제시한 장비나 훈련 도구들이 이미 미군에서는 공지전투 교리 시절에 모두 개발되어 보편적으로 쓰이던 것들인데 그나마 이제 겨우 그런것 조차도 실용화단계에 접어들면서 디지털 전장으로 나아가는 사례라고 하면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네요.



국산 UAV나 K9자주포같은 것도 소개가 되었지만, 디지털 전장이라는 것은 개별 무기나 부대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말하므로, 설령 미군이 추구하는 디지털 전장 개념에서 그 수단으로 운용되는는 개별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UAV에서 보낸 정보를 지도에 싸인펜으로 표시하고 전화로 협조요청하는 수준이라면 UAV를 100대 1000대 갖고 있더라도 디지털 전장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거죠...



남북전쟁에서 쌍방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것은, 나폴레옹 시대에 비해서 남북전쟁 시대에는 화력이 한층 강화되었는데 전술은 나폴레옹 시대 그대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무기체계와 교리가 적절히 조화되어야 진정 미래를 대비하는 군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거죠. 아무리 K1A1, UAV, K9 자주포, 유도미사일 등등 최신 국산 첨단무기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정작 싸인펜과 전화로 작전지휘하고 공지전투 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술적 사고방식으로 임한다면 미래형 군대는 먼 나라 얘기입니다.



PD가 군사분야에 아예 개념없는 사람이라면 뭐 업무 전산화와 디지털 전장을 혼동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보니까 끝에 육본 협조라고 대문짝만하게 나오더군요. 그것을 보니 설마 군 지휘부에서 저런 것을 디지털 전장이라고 생각하는건가 싶어 순간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