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CH 11 F-16v5가 90년대 말에 알려진데 비해서 FC는 90년대 중반에 이미 플심인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MCH가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FC의 내용이 플심인들에게 미친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자료와 경험을 종합하여 쓰고 있는 공중전투 강좌도 불과 FC의 내용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죠..
어떻게 보면, 고등 전술을 익히는 문제는 실기와 게임의 차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익히는 사람이 직업인가 취미인가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순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게임으로 실기 전술을 100%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말씀하셨다시피 그에 필요한 "많은 훈련"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되겠지요.
실기로 한소티 뛰기보다 게임으로 한소티 뛰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에, 옛날에는 게임으로 비행을 익히는 것이 실기로 익히는 것보다 더 빠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월급받고 하는 일이 아니라 취미로 하는 이상에는 고등 전술을 숙달할 이유 자체도 없어지고 또 고등전술을 숙달할 만큼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플심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을 보니, 게임과 실기간에 비행 구현의 차이보다도 그러한 노력에 대한 보상의 차이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되더라는 것이지요... 실기 조종사에게 주는 월급의 절반만 받고 플심을 생업으로 하라고 한다면 매일같이 하루종일 실기 전술을 연마할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고 체계적인 교육만 뒷받침된다면 그런 사람들은 충분히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겠죠...(실기로 비행하는게 쉽다는 얘기가 아니라 전술 구현의 재현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공중전 역학이나 BFM같은 것은 혼자 열심히 하면 되지만 그이상은 꾸준히 같이 할 동료가 있어야 하나 꾸준한 훈련을 같이 할 동료를 찾기가 힘든 것은 물론 플심인들 사이에서는 지휘체계를 강조할 수 없으니 더더욱 게임으로 재현하기가 힘들어지고요...
안타까우신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도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는 기쁨보다는 더 높은 벽이 있다는 것을 더 잘 알게 될 뿐이더군요...그렇지만 조금씩 느리게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의미있는 흔적들이 남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