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공군 E-mail letter로 온내용중 하나입니다.

얼마전 많은 분들의 불만족(?) 속에 진행된 시뮬레이터 탑승 행사에 대해 홍보하고 있네요. 뭐 송병규님의 글로서 좋은 경험이었다는 내요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몇가지 불만족스런 부분이 있었다지만 공군과 시뮬동호인과 계속 좋은 관계가 유지되서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가 계속 되는게 바람직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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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제3회 비행시뮬레이션 대회(5.25) 입상자들에게 KF-16을 운용하는 한 전투비행단에서 실제 군용 시뮬레이터를 탑승해보는 이벤트를 지난 22일(화) 마련했습니다. 아래 글은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매니아로서 첨단 시뮬레이터를 직접 탑승해 본 송병규씨(34)가 그 느낀 바를 적어 보내준 것입니다.



작년 제2회 공군참모총장배 비행시뮬레이션 대회에서 운좋게 입상하게 된 필자는 올해 열린 제3회 시뮬레이션 대회에 운영진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대회 입상자들을 위해 공사에서 마련한 비행단 및 시뮬레이터 견학행사에도 동참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비행단 견학에 같이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집한 덕분인지 대회에 참가했던 매니아들 외에도 어머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남자친구를 따라온 젊은 아가씨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날 행사에 동참했다. 공군에 대한 이해도 넓히고, 비행 시뮬레이션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좋은 현상인 것 같았다.



비행단 소개, 조종사들과의 대화, 비상대기실 방문, 실제 항공기 및 무장 전시 견학 등은 우리 매니아들에게 평소 컴퓨터 모니터 혹은 책자로만 접했던 조종사의 세계를 직접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한 여성 참가자는 이날 평소 인터넷으로만 알고 지내던 블랙이글 출신 조종사를 직접 만나, 공군의 상징인 빨간 머플러를 선물받아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드디어 참가자들이 기대하던 시뮬레이터 탑승 시간. 조종석에 앉고 캐노피를 닫자 눈앞에 보이는 건 오직 길게 뻗은 활주로 뿐.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느낌이었다. 헤드셋을 통해서 들려오는 교관님의 목소리만이 바깥세상과 조종석을 이어주고 있었다.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파일럿은 조종석에서 고독하다'라는 문구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헤드셋을 통해 들려오는 지시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고 스틱을 당기자 기체는 어느덧 이륙하고 있었다. 집에서 사용하던 스틱과 많이 다를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기체는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있었다.



직접 고개를 돌려 활주로를 찾고 실제 레버를 사용해 랜딩기어를 조작하는 것이 전투 조종사에게는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모니터와 키보드가 조종석인 PC 시뮬레이션에 익숙한 내게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교관님의 지시에 따라 속도, 고도를 맞추며 선회하다 보니 어느새 활주로가 눈 앞에 펼쳐졌다. 나름대로 조심조심 접근했지만 출력 조절 실수로 세 번이나 튀어오른 뒤에야 활주로에 내릴 수 있었다. "이 방면의 최고수"라는 인솔장교님의 소개를 무색하게 한 채 머리를 긁적이며 사다리를 내려왔다.



이날 견학 행사는 예정된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길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내게는 평소 모니터 속의 하늘을 날면서 궁금했던 여러 가지를 배우고 전투조종사와 공군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한 대의 전투기가 출격하기까지 조종사 외에도 정비, 무장, 관제 요원 등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분들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공군사관학교 및 비행단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면서 부족한 글을 접는다.





송병규(34, KIDA연구원)/ 제2회 비행 시뮬레이션 대회 입상자, 제3회 대회 운영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