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라크전의 민간인 피해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이라크는 전쟁터입니다. 민간인 피해는 당연히 발생합니다.

민간인 피해로 미군이 여론으로부터 궁지에 몰리고 있지만,

오히려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원인 제공은 이라크의

비정규전 등이 원인이므로, 미군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인을

총알받이로 삼고 있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시에 전투원은 이를 식별할 수 있는

복장이나 표지를 착용 또는 부착해야 하며, 교전 당사자는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분할 의무가 있습니다.

즉, 민간복장이나 적군 군복을 입고 공격을 가하는 행위는

제네바 협약 위반이므로 그러한 행위를 하는 측은 제네바

협약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로인한 민간인

오인 피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비정규전을 시도한 당사자에게

있는 것이고요.



이러한 전황 변화가 이라크의 성공적인 작전 전개라고

언론으로부터 일컬어지고는 있습니다만...

민간인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자살공격부대로 정권유지

를 꾀하는 전투방법이 어떻게 합리화될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 흔한 전쟁반대 외침이 반미가 이유가 아니라 인도주의가

이유라면, 현재 이라크에서 전시 국제법을 어기면서 민간인

피해를 고의적으로 유발하고 있는 반인도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미군이 아니라 오히려 이라크군이므로, 반전의 화살은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여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이라크군과

정권에 대해서도 향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흔히 유엔의 동의가 없는 불법적인 전쟁 어쩌고 하지만,

선전포고가 있으면 합법적인 것이지, 유엔이 합법적인 전쟁의

잣대를 세워주는 궁극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그리고, 제네바 협약도

유엔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정치적 전제 없이 순전히

전시의 인도주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침공이 유엔의 동의가 없는 것이라는 이유로 미국이 제네바

협약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유엔의 동의가

있는 전쟁이든 없는 전쟁이든 전시에 제네바 협약은 지켜져야

하고, 이라크는 이를 명백히 위반함으로써 민간인 희생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의도적으로 부추키고 있습니다.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같은것을 피하기 위해

국제법적으로 민간인 복장으로 전투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미영군이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여 작전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형국입니다.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전쟁 규모나 공습 규모로 볼 때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측 주장대로

하더라도 폭탄 한발당 민간인 한명정도가 죽거나 다친 비율로

민간인의 피해가 있는 셈인데, 이정도면 대단히 주의깊은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야죠. 아무리 정밀한 무기라도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빗나간 폭탄이 생기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 비율이 대단히 낮을 뿐만 아니라 절차상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충분한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면, 당초 의도하지

않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그 자체로서 도덕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미군은 공습목표 선정시에 절차적으로 군 법무관이 참여해서

국제법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군사시설인 공장을 폭격한다고 하더라도, 공장의

생산설비만 공격대상에 포함시키고 숙소건물은 공격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입니다.

전쟁의 명분과는 별개로, 전장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인도주의적인 작전방침과 절차는 그나름대로 객관적으로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비정규전을 수행하는 이라크군에 대항하는

상황에서 민간인에 대한 오인공격등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자국민의 희생을 유발함으로써 정권을 유지하려는 이라크측의 태도와는

본질적으로 엄연히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라크측이 주장하는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도 상당부분은

자체 대공화기로 인해 유발된 것일 수 있습니다. 공습의

폭탄은 목표를 가지고 떨어지는데 비해, 대공사격의 유탄은 어디로

떨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민간인들에게는 대공사격이 더

위험하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있어왔고요, 80년대

리비아 공습 당시에도 폭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보다 대공사격

유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의 미.이

양측의 주장의 진위 입증 여부를 떠나서, 공습시 대공사격에 의한

피해가 적지 않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공습이 있는 동안 아무 대책 없이 집에 그냥 앉아있는

사람들에게라면 더더욱 대공사격에 의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겠죠.

(바그다드 시민들은 공습에 대피할 생각도 안한다고 하는데,

이런 태도가 오히려 폭격의 정확성을 반증한다고 봅니다.)



한가지 더...자살 공격이 이라크의 효과적인 전술로 이야기되고

있는데...이것도 역시 인도주의와는 한참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2차대전 일본군의 가미가제 공격을 효과적인 전쟁수행이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은 광기라고 말하죠.

그렇다면 이라크의 자살공격도 마찬가지로 광기라고 해야 하겠죠.

목숨걸고 싸우는 것과 자살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승리할 수 없고 자살공격 따위에나 의존해야 하는

군대라면, 정상적인 상식하에서는 전투를 포기하는게 마땅합니다.

종교적인 신념 비슷하게 포장이 되고 있지만, 결국 후세인 정권

유지하고자 자기나라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죠.



사실, 민간인 복장으로 기습을 한다거나 자살공격을 한다거나

하는 따위는 전황의 대세를 뒤집을 주된 군사전술은 될 수 없습니다.

한두번 당하고 나면 그에 대한 대책이 나올 수 있는 성질의 꼼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군사적인 효과면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는 전투

방법들입니다. 단지 자국민들의 희생을 늘려서 반전 여론을 극대화해서

정치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반전은 인도주의적인 이유에서 해야 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이유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도주의적인 이유에서라면, 이제까지 말씀드려왔던

바와 같이 이라크 정권이 훨씬더 본질적으로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반대하기에 미국이 하는 전쟁도

반대한다는 정치적인 이유에서라면, 반전운동이란 것은 보편성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단체행동을 하면서 인도주의가

어쩌고 하는 명분을 갖다붙인다는 것은 가증스러운 대중 기만행위에

불과하겠지요. 이라크의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들먹이고 참혹한 사진들로

선동하면서 반전을 외치곤 하던데, 이라크 전체의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후세인 정권아래에서 신음하고 학살당할 때는 왜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인도주의를 들먹거리면서 오히려 인도주의와 아무 상관 없는 교전 당사국

한쪽에 일방적인 편들기를 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입장을 인도주의로 포장하는 것은 오히려 인도주의 정신을

위협하고 모독하는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