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 우연히 딴지일보에 실린 기사를 비판하는 글(논단-딴지일보의 구라)을 보고 몇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글을 남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두 의견 다 틀렸고 한편으로는 부분적으로는 두 의견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우주왕복선의 날개의 주기능이 활공비행을 위한 양력발생이라는 점에서 skidrow님 의견이 맞습니다. 하지만 왜 우주왕복선 재돌입시 기수를 진행방향으로 하지 않고 왕복선의 바닥면이 진행방향에 거의 직각이 되다시피 자세제어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속하기 위해? 아닙니다. 스키드로임 말씀처럼 속도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처음 reentry 이전에 왕복선이 가지고 있는 포텐샬 에너지 P는 위치에너지 U 하고 운동에너지 V를 더한게 되겠지요. 착륙한 후에는 운동에너지 빵에 위치에너지 빵. 즉 처음에 가지고 있던 모든 에너지가 다른 형태 즉 열 에너지로 변환된 셈입니다. 어떤 형태로 진입을 하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열에너지의 총량은 당연히 동일하겠죠. 스키드로님이 지적하셨듯이 이건 상식적인 이야기라 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문제는 열에너지가 모두 왕복선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왕복선 표면이 아닌 곳으로 발산되는 열도 있겠지요. 복사든 대류든 방식이야 어떻든지 간에요. 열에너지가 왕복선으로 흡수되는 양과 공기중으로 dissipate되는 양의 비율은 공기중을 운동하는 물체의 형상(정확히 말하면 운동방향에 대한 상대적인 형상)에 많이 의존합니다. 보통 이런 문제를 논의함에 있어 blunt body, slender body로 형상을 구분합니다.
진입형상에 따라 열이 왕복선 표면에 전달되는 비율이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되는데 보통 drag 중 friction/pressure drag의 비율이 형상에 따라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drag에 의해 발생한 열이 왕복선으로 전달되는 양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구요, 또 하나 충격파(shock wave) 또한 중요한 요소인데, 형상에 따라 발생하는 충격파의 모양도 다릅니다. 뾰족한 모양의 경우에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화살촉 모양이고, 뭉툭한 모양에 의해 발생하는 충격파는 활처럼 굽은형태가 됩니다.(bow shock wave)
충격파 뒤쪽에 위치한 영역의 경우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bow shock wave에 의한 온도 상승은 비교적 넓은 범위에 걸쳐 일정하게 분포됩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공기중으로 dissipate되는 양이 많아지게 되지요.
그러므로, 왕복선에 달린 날개는 왕복선의 진입형상을 blunt 하게 함으로서 표면으로 전달되는 열을 가능하면 감소시키기 위한 부수적인 역할도 하는 셈입니다.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배운지가 오래되서 가물가물한 관계로 위에 설명한 것이 100%로 맞다고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더 자세히 그리고 정확히 알고 싶으시면 McGRAW Hill에서 나온 Introduction To Flight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통 2학년 1학기때 개론으로 사용하는 교재라 약간의 수학/물리학 지식만 있으면 비전공자도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숫자에 거부감이 드시면 Longman Scientific & Technical에서 나온 Aircraft Flight를 읽어보셔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거의 바이블처럼 되다시피 한 서적인데 편집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숫자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개념위주로 설명된 책입니다.(물론 이런 방식이 사람에 따라 더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겠습니다만은)
어쨌거나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재미있게 읽었구요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