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사부터 보시고요.

http://news.naver.com/photo/hread.php?hotissue_id=2253&hotissue_item_id=38558&office_id=025&article_id=0001977283&view=all&page=1

일단 중고 아파치가 급선무냐 KAH 예산 유지가 필요하냐 하는 문제는 관심 없습니다. 그건 당국자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보고요. 이 기사 얘기를 꺼낸 것은 기사에 종심작전 얘기가 나와서입니다. 기사를 인용해보죠.

" 군 관계자는 “2018년부터 도태될 육군의 노후된 코브라헬기(AH-1)를 대체하고 유사시 종심공격 등을 위해 AH-X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종심공격이란 전선으로부터 60∼100㎞ 후방의 적군 지역에 있는 전차와 장갑차 등을 공격하는 작전이다. 그러나 공군 관계자는 “종심작전은 공군의 임무”라면서 “AH-X를 종심작전에 투입하면 작전 계획을 짜기가 매우 복잡해지고 생존성도 낮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한미연합훈련에서도 주한미군의 AH-64D를 종심작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생존성 등의 문제로 결국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육군과 공군은 FSCL을 기준으로 화력운용 책임을 구분하고 FSCL은 전선에서 약 20km가량이므로, 기사에 나온 대로 전선에서 60~100km 후방의 공군 관할 지역, 다시 말해 공군의 차단작전이 이루어질 지역에서 육군헬기가 작전한다면 당연히 작전이 복잡해지고 생존성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육군이 말한 종심을 공군이 생각하는 종심의 개념에서 이해하고 설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육군이 말한 "종심"이라는 의미를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육군의 3대 군사교리 중 한가지가 입체고속기동전입니다. 이는 육군이 종심기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이며 공중강습부대로써 그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입니다. KUH를 비롯한 육항전력 확충계획도 이러한 작전교리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고요.

선형 전장이라면 FSCL은 훼바전방 20km정도까지이고 그 너머는 모두다 공군의 책임지역이 됩니다. 그렇지만 공중강습부대 혹은 지상의 종심기동부대가 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공중강습이나 상륙부대들과 같은 적 종심지역에 아군 지상부대가 존재할 경우에는 해당 부대들을 중심으로 또 FSCL이 지정됩니다. 그리고 그 이내의 화력운용은 육군의 소관이 됩니다. 이경우 종심작전부대의 FSCL 안쪽에 대한 화력지원 방법은 크게 3가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종심작전 부대 자체 화력
3. 공군의 CAS (적후방 지역이지만 FSCL 안쪽이므로 차단작전이 아닌 CAS가 됨)
2. 육군항공

여기서 1번은 종심작전부대 특성상 중화기 동반이 힘듭니다. 아마 공중강습부대라면 105mm 야포 이상을 운용하기 힘들겠죠. 2번은 현실성이 높지만 육군이 공군에 요청해야 하는 것이므로 위 기사에 인용한 공군 말마따나 "작전이 복잡해"질 뿐더러, 육군은 공군의 화력을 부러워하면서도 못미더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막말로 표현하면 구걸하는 처지라서 공군이 자산을 할당해주면 고맙고 아님 할수 없고니까 말이죠. 그러면 육군이 가장 믿을 수 있는 답은 3번이 될 것입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종심기동 지상부대에 대한 엄호 및 화력지원을 위해서 종심작전능력이 있는 공격헬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써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말이네요) 공군 관할인 종심 60~100km 지역에서 위험하고 복잡하게 육군 헬기가 적전차 공격하려고 돌아다닌다는 기사의 표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봐야죠. 공격헬기의 종심작전 생존성 문제도, 공격헬기가 갈 곳이 수송헬기로 이동하는 공중강습부대가 갈 곳이라는 점에서 따질 이유가 없어집니다. 공중강습부대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공격헬기를 같이 들여보내겠다는 개념이니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파치를 비롯한 공격헬기라고 하면 의례 "탱크킬러"의 역할만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공격헬기들이 대테러전에서 CAS 임무에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공격헬기는 단순히 날아다니는 대전차미사일발사대가 아니라 범용 화력지원 자산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해해야 공격헬기와 관련된 이슈들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