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조금씩 느껴왔던거지만 어제 에어쇼를 다녀와서 특히 심각하게 느낀 바가 있어 한마디 하렵니다.

오산 에어쇼든 서울 에어쇼든 주류 전시기종은 우리공군기나 미군기들입니다.
그런데, 전시 기종에 딸린 안내장교들의 태도를 보면 양국 장교들이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미군들은 남의 나라 행사에 지원나온 것인데도 대부분이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대합니다. 심지어 지나가는데 먼저 인사를 건네오기도 합니다. 질문에 답변해주는 것이나 사진 촬영 등등 모든 간객들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반응합니다. 단순한 친절함 수준을 넘는 그무언가를 느낍니다. 누가 시켜서 나와있는게 아니라 안내장교 역할을 스스로 즐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종들에 안내장교로 나온 파일럿들은 적지않은 경우 그렇지 않더군요.
물론 개인차가 많이 있고 개중에 하루종일 목쉬도록 적극적으로 안내역할을 수행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관객들과 접촉하지 않으려고 멀찌감치 떨어져있다거나 눈 마주치기를  피한다거나 관객들이 뭘 물어보거나 요청하면 관객들을 무시하는 듯 한 태도를 보이거나 혹은 귀찮은 티를 내는 경우도 많이 접합니다. 아예 안내 위치를 이탈해서 비행기를 같이 온 부사관에게 맡기고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어느 정도문제라면야 조종사도 사람이니까, 그리고 개인차가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는데, 어제는 개인차라고 이해할 수준을 넘어있었습니다. 어제는 아예 우리공군 기종들에서는 정위치 하고 있는 장교들보다 제자리에 없는 장교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자기들이 구경다니고 있더군요.

공군이 그들에게 안내장교라는 임무를 부여해서 공무로 파견한 이상 파견된 장교는 최선을 다해서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서 관객들에게 공군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임무 목표를 달성할 책임이 있습니다. 에어쇼에서 안내장교로나온 전투조종사가 함께 직어준 사진 한장으로 파일럿의 꿈을 갖게 된 한 초등학생이 척 예거의 능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물이라면, 그 안내장교가 취해준 한 번의 포즈가 대한민국 공군의 미래의 잠재 전투력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 것이겠습니까?

대한민국 공군들끼리만 있다면 또 혹시 모르겠지만, 거의 모든 행사에서 미군과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마당에는 행사전시 안내장교 역할을 태만히 하는 것은 특히나 더 심각하게 보입니다. 대한민국 장교들은 미군 장교들만큼의 직업정신이 없냐는 의심이 들곤 한단 말이지요. 특권의식만큼은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직업정신이나 책임의식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똑같이 조종복 입고 안내하러 나온 장교들인데, 미군은 전시 펜스 안에서 비행기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는 펜스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비행기 구경꾼 노릇 하고 있으면 자존심 상하지 않는지도 궁금합니다.

에어쇼에 자주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비행기 보는건 어차피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행사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에는 비행기를 본 것보다도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더 많이 남게 됩니다. 행사에 구경갔다가 진짜 파이터다 하는 느낌을 받는 조종사와 얘기를 하고 오면 그 느낌이 굉장히 오래 갑니다. 말그대로 저 조종사 믿고 두다리 뻗고 자도 되겠다 싶지요. 그만큼 안내장교의 태도가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이 자신의 비행기와 임무를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자랑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을 자랑스럽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장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