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책 많이 읽을 때였으면 한 1주일정도면 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쉬엄쉬엄 읽었더니 다 읽는데 한 달 정도 걸렸네요. (거의 베고 잘 수도 있는 900페이지 짜리 하드커버입니다)
개론서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저작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중문화에서는 "개론서"나 "알기쉽게..."등의 이름이 흔히 저자의 짧은 지식에 대한 변명과도 같이 쓰이지만(심지어는 틀린 내용을 지적하면 개론서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튀어나오기까지 하는 실정이죠 ㅜㅠ), 개론이란 원래 학문의 시작 단계가 아닌 완성 단계에서 나오는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시각인데 말입니다.
전사만 줄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좀더 포괄적인 배경설명이 많이 되고 있고 키건 특유의 사람냄새 나는 저술 색깔도 조금씩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론서이니만큼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기보다는 기존의 보편적인 정설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분량은 방대하지만 내용은 전반적으로는 평이한 편입니다. 역사를 주제로 하면서도 다양한 학문분야를 넘나들면서 추보식 구성을 무시하고 연대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저자 고유의 관점의 역사 해석을 제시하는 세계전쟁사와 같은 저서에 비하면 교양 서적 수준이네요.
2000년대 이후로 존 키건의 책들이 많이 번역출판되고 있는데, 한편으로 반갑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번역 과정에서 노 학자의 학문의 성과가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중 어느 것이 클까 갈수록 고개가 갸웃거려지네요.)
많은 분량을 읽는 내내 같은 일 하는 입장에서 제자신에 대해서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다리는 책은 브레이크 아웃~ 영차!
단한번 읽고나니 기억에 남는건 없고 치치기만 하더군요 ^^;;
기억나는 몇가지는 2차대전에서 그렇게 많은 사상자가 나게된 예기정도 ...
대량생산과 무기의 발달..
또한 몇개의 큰 단락으로 나누어 유럽과 소련 태평양의 상황을 정리해 나간게..
저같은 사람에게 내용적으로는 의외로 읽기가 편했습니다.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질 않습니다 ^^;;
다만 유럽분인지라 태평양전에 대한 내용이 다소 부족하단게 단점이면 단점인듯 합니다.
그래도 단순히 전사만을 열거한게 아닌 그뒷예기... 가령 처칠, 루즈벨트,스탈린,히틀러가 어떠한 사안에 대해 결정하게된
배경을 작가가 해석하는 부분은 아주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날도 더운데 스키드로우님도 건강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