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서울경제에 나온 기사제목인데요.
수직이착륙형 F-35B 기사입니다.
아마 이 제목가지고 불만있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고백하자면 저도 비슷한 짓 해본 적 있습니다.
2001년 서울에어쇼 운영본부에서 시뮬대회 실무 맡고 있을 때 홍보팀 일도 좀 도왔었는데요.
A4 한장 분량에 FX 4개기종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컨셉은 일반인 누구나가 봐도 한눈에 확 들어오는 그런 내용으로 쓰라는거였죠.
두개 기종은 생각이 안나는데, 수호이는 눈오는 활주로에서도 이착륙할 수 있다는, 그리고 라팔은
계기판이 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되어있다는 표현을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중에 멈출 수 있는 운운하는 것을 보니 문득 제가 보도자료 쓰던게
생각나서 끄적거려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일간지 기사는 밀리터리 매니아 보라고 쓰는게 아닙니다. 아무 관심없이
시간 때우려고 신문보는 사람 보라고 쓰는 기사죠. 그러다보니 시선을 끄는게 가장 큰 요구사항
중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그게 꼭 밀리터리 상식의 저변확대에 반하는 것인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눈에 안띄는 제목과 내용의 기사를 실어서 사람들이 그런게 있는줄도 모르고
넘어가는 것보다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서라도 사람들이 아 그런 비행기가 있구나라는것만
주워듣고 넘어가도 성공일 수 있으니까요.
(헬기잡는 전차 운운하는 것도 사실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지난번에
흑표 기사를 비판했던 것은, 이미 90년대에 실용화된 탄종을 가지고 세계 최초라고 주장하는
fact의 왜곡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장된 묘사와 fact의 왜곡은 다른 문제입니다.)
매니아 입맛에 맞는 것이 꼭 보편적인 사회정서로도 합리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의 근본적인 원인이 특정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상식을 결여하였음으로 인해 사회와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데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매니아적인 관점이 극단적이 되어간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길게 아니라 폭넓은
시야와 이해력을 가지려는 노력이 따라주어야 吳나라의 德이 많은 侯작님의 모습을 벗어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