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하다가 맞춤법 관련 에피소드를 읽고 문득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보통 맞춤법 틀리는걸 인터넷의 왜곡된 맞춤법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요.
이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예를 들어, 맞춤법 안틀리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분위기에 맞춰 인터넷 어체로 10년동안 채팅과 게시판활동을 했더라도, 그사람이 정상적인 맞춤법이 필요한 글을 쓰면 맞춤법 안틀리고 잘 씁니다. 맞춤법을 원래 잘 모르는 사람이 잘못된 맞춤법을 접하고 살면 평생 틀리게 쓰는거고요.
맞춤법을 틀리는 것은 단순히 쓰기능력만의 문제라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읽기에서부터 기인하는 문제입니다. 맞춤법을 익히는것은 개별 규칙들을 일일이 공부해서 익히는게 아니라 많은 글들을 접하면서 관용적으로 익히고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돼"와 "되", "안"과 "않"같은 경우, 이거 안틀리기 위해서 이 글자들이 나올 때마다 맞춤법규칙을 적용해서 쓰는거 아닙니다. 말할 때 마다 주어-서술어와 같은 문장순서를 매번 기억해내고 그거에 맞춰서 문장을 만들지 않고 그냥 관용적으로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맞춤법도 그냥 관용적으로 알고 쓰는겁니다. 물론 정확한 맞춤법이 궁금하거나 헷갈릴 경우에는 규칙을 찾아서 확인해볼 필요가 있지만요.
맞춤법을 관용적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올바른 맞춤법으로 된 글들을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해야 합니다. 많이 읽고 쓰다보면 "안돼"가 맞는지 "안되"가 맞는지는 규칙을 따져보지 않고도 그냥 척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올바른 맞춤법을 많이 접하기 위해서는 신문이나 정식으로 출판된 책 등을 많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신문은 잘 정제된 문장으로 되어있고 매일같이 일정분량을 접하기 때문에 국어실력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 언론기사들은 문법 맞춤법 개판에 오타 남발되니 그런거 가지고 국어실력 쌓을 생각하지 마시고요. 인터넷 게시판의 개판인 글들은 본인이 옳고그름을 평가할 수 있지 않는 한에는 국어실력에 -가 되면 됐지 +는 전혀 안됩니다.
이렇게, 맞춤법 실력을 보면 단순히 철자 하나 맞고 틀리는 지식의 문제를 넘어서 그사람이 자기 내실을 얼마나 충실히 다져왔는지를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놀 때야 별 상관 없겠지만, 사회생활 할 때는 필수적입니다. 하다못해 애인하고 문자 주고받을 때라도, 조금만 똑똑한 상대 만나면 "않되" 이런말 쓰면 뭔가 모자라는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