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스 나온지는 오래됐지만 보통 신기한 지형지물 찾기놀이로 쓰이는 터라 사용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었는데요.
요즘 발라클라바 전투 자료를 찾는 중에, 발라클라바라 전투가 지형의 영향이 특히 컸던 전투라 전장 지형을 좀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문득 구글 어스가 생각나서 설치해서 찾아봤습니다.

뭐랄까... 시야가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군요.
보통 발라클라바 전장지도는 스타크래프트 맵 수준의 단순한 등고선 표시가 된 간략한 지도를 쓰는데, 관행적으로 내려오는 그런 지도들이 과연 얼마나 신빙성 있는지가 의심스러웠었습니다.
(이를테면
http://users.ju.edu/jclarke/hy328crimeanwar_files/image013.gif
이런 식)

그런데 현장의 3D 위성사진과 대조를 해보니
(이를테면
http://bbs.keyhole.com/ubb/showthreaded.php/Cat/0/Number/510436/page/vc/vc/1
이런 식)
어느 언덕에 누가 있었고 그 자리에 있던 지휘관이 무엇을 보았고 왜 지휘관들 사이에 시야 차이가 생겼고 그런 문제들이 더 명확히 이해가 되더군요. 또 달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표현들이나 부대 기동들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요.

그러고 보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목적을 위해서는 현장답사를 해야 했고 전장 답사기가 책으로까지 나오던 것에 비하면 가히 혁명적인 변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해상도가 조금 낮고 옛날 전투는 지형이 현대와 조금 달라지고 하는 차이는 있지만, overview 수준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