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폴란드 전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폴란드란 나라가 겪었던 상황이나 고통들이 은근히 저희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겪으셨던 우리나라의 실정과 매치되는 부분이 존재하는 듯한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고수분들이 독소전의 거대한 스케일과 끝없이 파고들어야 할 역사적 가치를 지닌 수많은 사건들을 언급하시며 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치 않음을 한탄하시곤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거대한 전쟁의 한켠에서 잊혀져버린 중소국가들의 이야기가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절대로 독소전의 가치가 낮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2차대전이후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중심국가 역할에 낄 정도로 동유럽에선 세력을 갖추게된 폴란드란 나라도, 90년대이후 수정주의적인 시각에 입각한 '자신들이 겪은 2차대전'을 재평가하고 연구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면, 제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다'라는 증거를 찾을 수 없더군요.



특히 39년 9월경 내내 치뤄졌던 그들의 전쟁은.. 물론 '일부 증언'은 찾아 볼 수 있지만 폴란드의 입장에서 바라본, 독소전 수준의 개괄적인 정리와 평가는 아직 존재하다고 보긴 힘들것 같습니다.



사실 자료라고 해서 남아있는 것들도 전적으로 독일군의 것인데, 90년대이후 러시아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자료로 인해서 독소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가를 감안할때, 만약 저의 그런 바램이 실현된다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베를링부대가 사실은 친독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던가..... 이쯤되면 소설이군요 ^^)



한국전에서도 라주바예프의 보고서, 중국측의 자료 등이 공개되면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직까지 2차대전 참전 중소국가들의 입장은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한탄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이러다가 바르샤바의 한 서점에서 '포메라니아 기병여단의 역사','39년 9월 우리는 어떻게 싸웠는가?'와 같은 책이 발견된다면 저는 5년째 삽질했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



(여담입니다만, 구데리안의 회고록이 사료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 '독일기갑부대의 아버지'라는 환상을 갖고 있던 사람에 대한 '무언가'가 깨져버렸을때의 실망감이 만만치 않았던 탓에 언급했습니다 -_- 만슈타인의 회고록도 만만치는 않지만 역시 자기 이야기를 쓰면서 냉정해지는 것은 모든 사람이 힘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