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말씀하신 대로, 아케이드 게이머와 사이버 파일롯의 갭은...그저 그냥 내버려 두는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을것 같습니다. 어떤 생각으로 즐기든지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취향의 몫이겠죠..

사실 저는 제가 있는 곳에서 엄격한 취향을 운영에 직접 반영했다가 모임을 말아먹은 주범이 되어버린 셈이라서, 모임 운영의 차원에서는 더욱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사실적인 "전장환경"을 부여해주는 게임일수록, 게임 그자체를 잘하기 위해서도 실제 군대의 전쟁기술이 실용적인 이유에 의해서 필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실제의 전쟁기술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케이드적인 단편적인 관점만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안되죠.



저희 대대의 경우, 정기비행을 통해 그러한 실제 전술전기를 의무적으로 연마하게도 해보았지만, 그것을 왜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단순히 절차적으로만 따라하는데 급급하게 되어, 역시나 시간낭비밖에 되지 않더군요. 오히려 여러가지 절차나 자료들을 준비해야 하는 점때문에 부담만 생기고요..



결국은,각자의 취향의 몫은 그대로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접하는 사고방식의 문제는 강제로 어떤 스타일의 비행을 강요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단, 어떤 스타일의 비행을 하든 메뉴얼 수준의 기량은 기본으로 있어야 하겠죠. 사실적인 비행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멀티 비행중 "조종키가 뭐에요"같은 것을 묻는다는건 애당초 얘기가 안되는거겠죠^^;



수퍼팩이 나오고 나서는, 초보자들이 팰콘을 익히는 그자체가 굉장히 힘들어졌습니다. 수퍼팩 제작자들은 그 문제를 커뮤니티의 정보공유의 책임으로 떠넘겨버렸지만, 사실 매뉴얼도 잘 안보는 사람이라면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정보를 잘 얻지 못하죠.



때문에 VAFA와 같이 초보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곳은 그나름대로의 존재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에 참여하는 분들 모두를 깊이 있는 체험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100명중 서너 명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될 수있는 기본 소양을 제공한다고 할까요...저야 애당초 밀리타리 매니아의 입장에서 게임을 하나의 도구로 여기기 때문에 게임 너머를 생각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게임을 게임으로 접한 분들이라면 당장 그런 시각이 생기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겠죠... 그저 게임으로라도 잘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중에서 몇명이라도 게임 너머를 보고자 하는 분들이 생길 수 있겠지요...



때로는, 가야 할 길이 어디까지인가 그자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능력이나 취향을 스스로 과대평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자꾸 써먹는 말이지만...배럴롤로 적기를 오버슛 시키는 것을 고수가 되는 척도쯤으로 여기는 시각, 즉 단편적인 1:1 기동술 몇가지로 공중전투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그런 한 예가 될 수 있겠죠. 정상적인 전투환경 하에서는 배럴롤로 적기를 오버슛시키려고 한다면 그 윙맨에게 쉬운 표적이 되어버리고 말기에 굉장히 제한적인 의미밖에 없는 것인데도, 그런 잔재주에 가까운 단편적인 기술들이 실제로 멀티플레이에서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각이 닫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 경우라면, 교육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더라도 단지 시야만 넓힐 수 있는 계기만 주어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모임 운영하시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으실텐데, 그래도 모임을 활성화시켜서 운영하고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대단한 일을 하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엄격한 기준을 부르짖다가 비행 자체가 기피되는 것보다는, 일단 모임과 비행이 활성화가 되어있다면 거기서 작은 열매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