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드로님이 토론에 대해 리플 남기신걸 보고 제 생각도 조금 적어 볼까합니다.
스키드로님은 우리나라의 문화와 서구의 문화의 바탕의 차이와 오랜 경험의 축적 차이라고 보시는 것 같군요.
저는 토론에서 문화와 경험축적의 차이도 있겠지만 토론의 본질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원래 더티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최근에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게
예전에 EBS에서 목요일 밤에 하던 티비 토론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네이버에서 토론 카폐를 운영하는 방청객이 하는 말이 인상적이 었습니다.
루스 벨트 대통령 당시 보좌관이 두개의 안건을 가지고 두 건 모두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는데 루스벨트 왈 다음부터 한쪽팔이 없는 녀셕을 데려오라는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토론의 정의와는 달리 토론은 좀더 격렬하고 지저분하고 한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사회자도 한몫 거들길 하드토크(영국 BBC 시사토론 프로그램)같은 경우는 아예 토론 상대편을 방송내에서 속된말로 반쯤 죽여버린다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했다가는 티비 토론 프로그램에 아무도 초청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 세계 토론 방식을 양분하는 영미식 토론 방식과 독일식 토론방식중 영미식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토론이 항상 지저분하게 감정만 상하고 끝나는 이유가 토론 만큼 맘에 안드는 상대편 죽여버리기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에 대한 일반인들 생각 상대편존중이나 설득과는 애시당초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들어 저도 이 생각에 많이 동의하고 있는 편 입니다.
진중권씨 봐도 그렇고 말입니다.^^'
이 사람도 토론 참여시 항상 완전무장하고 전장터에 나온다는 느낌을 주지요.
물론 인터넷 계시판에서 벌어지는 토론도 여기서 벗어나지는 않는것 같구요.
다른 기타요소들(예를 들면 인터넷에서 흔히보는 난독증) 많이 끼여들어 산으로 바다로 갈때도 많지만 말입니다.^^'
토론하는데 밟는다 밟힌다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 자체가 엄밀한 의미에서 토론으로서의 가치를 이미 상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논리니 토론이니 하는 것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론으로서 여겨지기보다는 그냥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한 투쟁전술로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말씀하신 진중권씨 같은 경우도 자기 주관이 이렇다는걸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배설욕구를 대리만족해주는 스타일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배설욕구와 학벌을 소비해줄 시장이 있기에 논객으로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요. 물론 자기 전공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요.
하긴 생각해보니 방송 토론프로그램이라는게 처음부터 공공성같은 것과는 별 상관 없는소비활동이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므로 방송의 토론프로그램에서 정상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게 어떻게 보면 당연할 것 같기도 하네요. 이를테면 외국에서는 고의적으로 주먹다짐까지도 유발하는 토크쇼도 있으니까요.
방송 토론은 그렇다 치고, 밀리터리 게시판 쪽에서는 명색이 학술취미인데 왜 이모양일까 한탄도 많이 해봤지만 사실 밀리터리 게시판은 개중에 전문성을 갖춘 회원들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진입장벽이 없는 인터넷 여론광장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어떤 정제된 형태의 토론이 구조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밀리터리 게시판에 참여하는 것을 학술취미라고 전제하는 것 자체가 이제는 밀리터리 포럼의 보편적인 유저분들 성향과는 좀 거리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