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사고조사발표가 나왔네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6321.html
사고 당시에도 항공기의 극한상황을 체험하는 과목이었다고 간단하게 소개되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당시 훈련 과목이 좀더 자세하게 설명되었네요. 여기서‘저속 경고음 인지 및 실속 전 회복 훈련’이라 함은 팰콘4.0 매뉴얼과 MCH-11v5 교재에 나오는 HART 기동을 말하는거라고 이해가 되네요. 팰콘 4.0 매뉴얼에서는 1-12, 1-13 부분, MCH 교재에서는 9.4.1절 부분이 이 훈련과목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기사들을 보면 조종사 과실이라고 너무 단순하게 요약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맞기는 맞는데...
비행 한계 상황을 의도적으로 유발하여 이를 회복하는 조작을 훈련하는 것이니 만큼 훈련 과목 자체에 원천적인 위험성이 불가피하게 수반된다는 점에 방점이 찍혀야 하는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 기사들에서 그점이 충분히 강조되지 못했다는게 저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복불복으로 하는 훈련이 아니라 프로시저대로만 하면 정상적으로 회복이 가능하나 조종사가 정상적인 프로시저대로 조치하는데 실패하여 발생한 사고지만요. 그래도 사출 고도 규정은 (약간 위반했지만) 거의 규정대로 지켜서 목숨은 건졌군요.
만약 전투 시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아마 이 조종사들은 기동성을 상실하고 회복조작을 시도하는 2분 넘는 시간 동안 적기에게 격추됐을겁니다. 격추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출 고도 규정을 지킬 여유도 더 없었을거구요. 사출을 했다고 하더라도 적진 한복판에 떨어졌을 수도 있겠죠. 실전에서 그런 일 당하지 말라고 하는 훈련이니만큼 실전이 아닌 훈련에서 사고를 당한게 차라리 다행이라면 다행일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스핀이나 실속 회복법도 모른 채로 전투에 나섰다가 그때문에 전투기동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죽는 경우가 흔하게 나오는게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지 않는 시뮬게이머들의 현실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훈련은 전투조종사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겁니다. 비행기는 아깝지만 어쨌든 조종사들은 살았고 사고 분석 결과에 따라 안전상 필요한 경우 훈련 프로시저가 변경될수도 있을겁니다. 사고는 주어진 상황에서 피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공군을 운영하고 전투훈련을 하는 이상은 완전히 피해갈 수 없이 함께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