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H에 데이터가 나와있음에도 무심하게 지나쳤던 내용인데 문득 생각나서 정리해봅니다.
예전에 팰콘에서 RWR에 뜬 MiG-21를 후방에 놓고 Line abreast 대형으로 이탈하면서 그 적기를 육안으로 확인하려고 동료기간 후방을 육안으로 찾아봤는데 못찾고는 거리가 어느정도 떨어져있는줄 알고 다시 교전진입을 하려다가 곧바로 열추적 미사일에 맞아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육안으로 후방경계를 충분히 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니었습니다.
보통 제트기에서 전술 횡대 대형 거리를 1마일 안팎으로 잡죠. 이경우 동료기가 135도 후방을 바라본다면 다른 동료기의 1마일 후방을 보는게 됩니다. 135도 후방도 상당히 많이 돌리는 각도라서 느낌으로는 동료기 후방을 꽤 많이 경계해주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동료기의 아주 가까운 후방만 조금 봐주는데 불과하다는거죠. 적외선 단거리 미사일이 후방 추적 상태에서 2마일정도는 나가니까 그정도 봐주는건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셈이죠. 1마일 횡대에서 동료기 후방 2마일 거리를 경계해주려면 150도정도 후방을 봐줘야 합니다. 사거리 약간 밖인 3nm에서 추적하고 있는 적기를 발견하려면 160도 이상을 봐야 되죠. 이정도 각도면 동료기의 후방을 봐준다고 생각하기보다도 거의 내 후방을 본다고 느껴지는 정도가 됩니다. 동료기의 후방을 감시할 때도 옆으로 슬쩍 돌려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야가 허락하는 선에서 내 뒤쪽을 본다는 생각으로 매우 적극적으로 최대한 멀리까지 봐줘야 한다는 뜻이죠.
기총만 운용하는 프롭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롭기에서는 무장 사거리만 고려한다면 동료기 후방을 그렇게 멀리 봐줄 필요가 없지만 대신 프롭기는 기간간격을 좁게 두기 때문에 역시 각도로 따지면 깊어집니다. 이를테면, 기간 간격이 500야드의 횡대일 때 135도 후방을 본다면 동료기 후방 500야드를 봐주는게 되는데 이정도를 봐줘서는 기습에 대비하는데 충분하지 않죠. 그래서 프롭기에서도 역시 동료기 후방을 봐준다고 해서 슬쩍 넘겨다보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시야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멀리까지 봐줘야 합니다.
제트기든 프롭기든 모두 기간 간격을 넓히거나 동료기보다 뒤로 쳐지면 동료기의 후방을 경계해주는 범위가 더 커집니다. 대신 상호협조와 육안 식별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간격을 무작정 벌리리거나 동료기 뒤로 무한정 뒤쳐질 수는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편대원 상호간 육안경계를 한다고 해서 혼자일 때보다 육안경계를 덜 해도 되거나 육안경계가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니며 시야범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동료기 주변의 어디쯤을 보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경험에 기초한 공간감각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렇다 보니 막상 교전 상황 중이라 장기에 의해 비번하게 기동 지시가 이루어지고 모든 기동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을때는 장기의 움직임을 보느라 그리고 각종 계기와 레이더 같은 것으로 교전상황과 공역상황등을 보느라 상대적으로 장기의 뒷쪽을 꼼꼼하게 봐준다는 것이 어려워 지는 면도 있긴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