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9192151&orderClick=LAG

디시인사이드의 굽시니스트님이 연재하던 2차세계대전 만화를 바탕으로 인쇄본으로 새롭게 낸 책입니다. 덕후 문화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둘이라고 일컫는 밀덕후 문화와 애니덕후 문화가 짬뽕되고 그걸 디시 스타일로 풀어냈기 때문에 책소개에서 말하듯이 서브컬처의 극단이라 할 만 하지만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있어서 그런지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역사적 사실들을 패러디하면서 주로 애니쪽 소스를 차용한게 많지만그밖에도 문화 전반에 걸친 패러디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단순히 덕후 취향에 맞춰 그린 패러디 만화라는 점보다도 서브컬처 패러디만화이면서도 정사의 틀을 훼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점인 것 같습니다. 취미계에서 생산-유통되는 전사 컨텐츠들을 보면 적지않은 경우 저자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별다른 사실 확인 절차나 그를 위한 노력도 없이 자기 머릿속의 상식선에서 마구잡이로 늘어놓고는 무책임하게 "알기쉬운 어쩌구"라는 표현으로 포장해버린다거나 심지어 서브컬처라는 미명하에 전장에서 싸운 군인들에 대해 막말과 쌍욕을 퍼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본격 2차세계대전 만화는 역사에 대한 진지한 시각과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 밑바탕이 되어있고 인간애적인 면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분이 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게 그런 점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 책은 책을 보면서 역사적 사실을 배워나간다기보다는 그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패러디하는 것을 즐기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