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전장에 있는 느낌이 없는 IL-2의 부실한 캠페인에 질려서 다른 것들을 물색해보다가 요즘 Battle of Britain2를 좀 붙잡고 해보고 있습니다.
전작인 Rowan's BOB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고 팰콘 4.0-->AF로 간 것처럼 리모델링한 정도더군요. 그래픽 퀄리티가 팰콘4.0-->AF보다는 훨씬 크지만요. 원작이 옛날 엔진이다보니 데미지 모델도 정밀하지 못하다던가 광원 효과도 떨어진다던가 등등, 아무래도 드러나는 부분에서 IL-2에 비해서 떨어지는 부분이 확 느껴집니다. 버그도 꽤 있는것 같고 멀티플레이 기능도 없습니다.
그 대신, 수채화풍 그래픽에 익숙해지면 나름 편안한 느낌이고요. (IL-2가 화려하기는 하지만 왠지 컬러링이 지나치게 인위적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특히 바다색 같은 경우.)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이나믹 캠페인이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당시 영국공군 중앙통제소의 지도를 모사한 전략맵 화면부터 해서 공군대전략의 분위기가 나는(당연하겠지만) 교신음 등이 캠페인에 몰입감이 생기게 하네요. 진행방식은 특정 기종이나 대대를 지정해서 출격할 수도 있고 지휘관 모드로 전체 전장을 관장하다가 주요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EAW의 리모델링 버전같은 느낌도 많이 납니다.
비행모델은 IL-2보다 출렁거림이 심한 편인 것 같네요. 피치 방향에서도 스틱에 압력을 줬다가 놓으면 복원력이 작용해서, IL-2 원작 이후 점점 쉬워진 IL-2에 비해 사격이 꽤나 힘들다는 느낌입니다. 익숙해지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서도.. 그리고 토크 효과가 심해서 이착륙도 힘드네요.
IL-2와 비교해보면 일장 일단이 있는 것 같고 전체적으로는 아무래도 더 새로운 느낌의 IL-2에 점수를 조금 더 주고 싶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IL-2가 패키지 게임 치고는 이상하게 독파이팅 위주의 온라인비행 툴로 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대규모 미션이나 캠페인에 참여하는 경험 측면에서는 BOB2가 확실히 우위인 것 같습니다. 클래식 게임을 한다는 기분으로 다소 고루해보이는 게임엔진에 적응할 생각만 있다면 혼자 놀기에는 괜찮은 것 같네요.